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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posts[영화] 벌새
1994년의 시대상황을 (감독이 가장 보편적이라고 생각하는) 중학생 은희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 분명 시대적으로는 나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다. 나는 대치동의 고층 아파트에 살아본 적도, 콜라텍에 가본 적도, 삐삐라는 물건을 가져본 적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 중산층 은희보다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생각하는데, 나에게는 [엄마]를 불렀을 때 항상 나를 바라봐주는 양육자가 있었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내게 영화에서 가장 슬픈 장면은 은희가 절박하게 부르는 그 '엄마'가 자신의 딸을 외면하는 부분이었다. 은희의 모성결핍을 채워주는 인물로 단짝친구 지숙, 남자친구 지완, X후배 유리 등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나약함과 변덕스러움은 은희에게 또 다른 상처를
벌새
1994년, 중학교 2학년생인 은희는 여러 일들을 겪게 된다. 대학 입시에 목메는 강압적인 교육 환경과 그 사이에서 꽃피우는 연애. 외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가족들의 분열. 남자친구의 양다리. 아버지의 외도. 같은 학교 여 후배의 고백. 절친했던 친구와의 절교. 재개발 지구 사람들의 절규. 귀 밑에 난 혹. 새로오신 한문 선생님과의 긴밀한 시간들. 친 오빠의 폭력. 찢어지는 고막. 그 사이에서 보는 환영. 그리고 그들을 잇는 1994년 미국 월드컵과 성수대교 붕괴 사건. 하여튼 온갖 파란만장한 일들을 압축 파일 마냥 일 년에 걸쳐 겪게 된 은희의 이야기. 유수의 해외 영화제들에서 스무 개 이상의 상을 받고 박찬욱 감독과 평론가들의 만장일치 호평까지 끌어내 올해 최고의 데뷔작으로 칭송 받았던 영화. 그
[벌새] 신들이 추락하는 끝자락에서
포스터에서 드러나다시피 성수대교 사건 즈음, 90년대 풍경을 그려내며 보편성을 들고 온 영화인 벌새입니다. 상도 상이지만 평이 상당히 좋아서 기대했던 작품이고 잘봤습니다만...이 작품에 여성영화라는 생각을 쓰리라 생각하지는 못했기에 아쉬움도 남긴 하네요. 감독의 자전적 부분에서 시작했고 배경때문에 어쩔 수는 없는 면도 있기는 하지만...새로운 신을 맞아들이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되는 시기라 묘하네요. 김보라 감독 본인이 81년생이기도 하지만 82년생 김지영을 순한맛으로 그려내면 이렇지 않을까 싶기도~ 다만 기대감을 걷어내면 분명 그 세대의 아련한 느낌을 제대로 살려내어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감독보다 약간 위로 시대를 설정했는데 중1보단 확실히 중2 정도는 되어야 좀
영화 암전
지난주에 메가박스 코엑스 10관에서 영화 의 시사회가 있었다. 영화 상영 전에 배우들이 무대인사하러 들어왔음에도 스크린 앞 천장의 조명을 켜지 않은 것이 영화 제목처럼 암전과 비슷한 상태를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연출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배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상영관 무대인사 때 조명을 제대로 켜지 않는 영화관도 이해할 수 없고(알바들에게 상영관 조명 켜는 법을 제대로 가르치든가) 무엇보다도 그런 열악한 조명하에서 배우들 무대인사를 시키는 제작사나 배급사 스태프들도 이해할 수가 없다. 가뜩이나 카메라 바꾼 후로 어두운 곳에서는 ISO 폭주하고 초점도 제대로 안 잡히고 해서 힘든 상황에서 상영관 조명이 최악이니 촬영한 영상은 인물과 배경이 구분이 안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