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포스트: 64
Tags

Posts

64 posts
그들은 떠났고 나는 남았다

그들은 떠났고 나는 남았다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운이 크게 바뀌기 전에 주변 사람들이 정리된다고 하더니 내가 그랬다. 10년도 더 된 일이었다. 내 입장에서는 배신이라고밖에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났다. 오래 묵은 사람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더니 한꺼번에 열 명이 사라졌다. 언제나 산행을 함께 하고 늙음을 같이 하고 싶었던, 오래된 여자들이었다. 나는 여자들을 원망하며 그들을 떠났다. 다시는 내가 그들을 찾을 수 없도록 모든 연락처럼 싹둑 잘라냈다. 내 기억 속에는 여자들과 관련된 어떤 숫자도 남지 않았다. 이후 나는 홀로 히말라야에 다니기 시작했다. 잘 모르고 다닌 히말라야에서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히말라야 횡단을 하.......

어느새 1년

어느새 1년

Habest Days|2025년 12월 3일

작년을 바라보면 이런 일이 있었다는 기억하게 되는데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 이 일을 기억하는 것이나 이 일에 대한 이해관계를 어떤 의미로 봐야 할지 등을 이야기해 보면 다시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관계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역설적이지만 우스꽝스러운 시작과 함께 (진지하게 우습다고 기억하게 되는 것은 정말 다행이지요) 진지하게 진행된 심야 몇 시간 동안의 공방 상황을 바라보면서 불안과 분노, 그리고 허탈이라는 과정을 기억하게 됩니다. 벌써 1년 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어느새 1년 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사실 이런 일들은 얼마나 개인 이해, 능력에 따라서 다르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는 곳에 따라서, 환경에.......

2025 서평 #154 간단후쿠(민음사) / 김숨 장편소설

2025 서평 #154 간단후쿠(민음사) / 김숨 장편소설

소설은 드물게 읽는다.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은 자주 보지만, 어느 순간부터 활자를 통한 이야기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분명 가장 빠르게 ‘읽히는’ 매체가 소설인데도, 한 번 멀어진 뒤로는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닿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간단후쿠』라는 제목이 먼저 나를 멈춰 세웠다. 낯선 단어, 그러나 결코 간단하지 않을 듯한 느낌. 책장을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단후쿠’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 어린 시절 보았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여옥’이, 그리고 영화 '귀향' 속의 그 소녀들이 스쳐갔다. 짙고 오래된 어.......

시월의 마지막 날, 바람이 스치는 기억 - 시엄시엄 해찰 부리듯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

시월의 마지막 날, 바람이 스치는 기억 - 시엄시엄 해찰 부리듯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

시월의 마지막 날 바람이 스치는 기억 - 시엄시엄 해찰부리듯 그렇게 살아도 괜찮아! 10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가을 햇살이 유난히 곱고, 바람이 살결처럼 부드럽습니다. 괜히 이유도 없이 마음이 설레는 날, 바람 한 줄기에 오래된 추억이 실려 오는 듯합니다. 문득 창문을 열고 마당 앞으로 나가 보니, 바람결에 마른 낙엽이 바스락거리며 발끝에 안깁니다. 가을은 늘 이렇게 느릿하게 다가왔다가, 또 아무 말 없이 스쳐갑니다. 어쩌면 순전히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계절의 매력은 바로 그 스침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하게 머물러 주지 않으니 더 그립고, 오래 기억하게 되는 것. 그래서 가을은 짧기 때문에 더 아름답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