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Sources

Posts

620 posts
북미에서 두번째로 큰 쇼핑몰인 아메리칸드림(American Dream)의 명품관, 실내스키장, 놀이공원 등등

북미에서 두번째로 큰 쇼핑몰인 아메리칸드림(American Dream)의 명품관, 실내스키장, 놀이공원 등등

한국이 올여름 이상고온이라고 하던데, 미동부 DC와 뉴욕도 지난달 말부터 벌써 한 달 가까이 밤기온이 화씨 70도(약 21℃) 밑으로 거의 내려가지 않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6월말에 딸을 보러 뉴욕 1박2일 계획을 세우면서도, 더운 날씨에 밖에서 땀을 흘리며 어디 돌아다닐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고, 그래서 언제 한 번 구경하러 가야겠다고 마음에 두고 있던 이 실내 쇼핑몰만 둘쨋날 슬쩍 둘러보고 집으로 내려왔던 것이다. 맨하탄에서 자동차로 링컨터널을 건너 뉴저지(New Jersey)로 들어와 10분 정도만 더 달리면 나오는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은 면적 기준으로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쇼핑몰로 비교적 최근인 2020년말에 완전 개장을 했다. 우리는 인근 숙소에서 느지막히 아침을 먹고 개장시간보다 일찍 도착을 해서, 명품 매장들이 모여있는 더애비뉴(The Avenue)로 올라가는 입구 바로 앞에 주차를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에르메스 가게 앞이라고 일부러 말을 조각한 작품을 세워 놓았나?" 가게들은 11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커다란 비단잉어들을 구경하며 기다릴까 하다가... 그냥 통로를 따라 쭉 걸어가보기로 했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가 테마인지, 꼭대기에 별까지 있는 트리 장식들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이런 물줄기 분수만 보면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의 실내정원이 생각나며 향수병이 도진다...^^ 그리고 이 사진 왼쪽에도 살짝 보이고, 앞의 사진들에도 조금씩 등장했는데, 통로에 놓여진 휴식용 소파들이 아주 화려한 색상에 디자인들이 모두 특이했다. (아주 옛날에 동네 쇼핑몰의 소파 사진들 찍어서 올렸던 추억이 또 떠오름) 그 중 한 세트를 독차지하고 포즈를 취한 사모님이시다~ 문제는 배경처럼 가림막이 쳐진 빈 매장들이 명품관에 많았는데, 나중에 이리로 돌아올 때 토요일 오후에도 불구하고 안에 사람들이 많이 없던걸로 봐서 장사는 잘 안되는 것 같았다. 아마도 뉴욕 맨하탄의 부자들이 명품쇼핑을 하러 일부러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는게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된다. 실내가 3층으로 된 일반 쇼핑몰이 시작되는 부근에 있던 고릴라 동상인데, 표면을 덮고 있는 저 작은 하얀 것들은 모두 자동차 점화플러그였다! 조금 더 걸어가니 식물과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정원'이 나와서, 가까이 보기 위해 아랫층으로 내려갔지만... 커다란 식물 일부와 나무만 진짜이고, 꽃들은 모두 가짜로 만든 조화였다~ 상설 무대까지 마련된 넓은 실내 광장이 나오며 일반적인 옷가게같은 매장들의 쇼핑몰은 끝나지만, 사실 아메리칸드림의 진짜 볼거리와 즐길거리 들은 여기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었다. 먼저 무대 뒤의 정면에 보이는 2층으로 올라가면, 갑자기 어두컴컴해지고 기온이 뚝 떨어지는 빅스노우(Big Snow)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름에서 쉽게 짐작이 가능하듯이 여기는 바로... 위기주부는 난생 처음 보는 실내 스키장이었다! 습기찬 유리 너머로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아 잠시 구경을 했는데,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한여름의 무더위가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여기는 이미 오전 10시부터 오픈을 해서 몇몇의 사람들이 벌써 이용을 하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이 스노보드를 타고 있었다. 사진은 안 찍었지만 참고로 이 쇼핑몰의 다른 곳에는 국제 규격의 아이스링크도 만들어져 있다. 다시 광장으로 나와 다른 쪽으로 걸어가면, 별도의 요금을 내야 입장이 가능한 레고랜드 디스커버리센터(Legoland Discovery Center)와 해양생물 수족관인 씨라이프(Sealife)가 나오고, 계속해서 조금 더 이동하면, 추억의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Angry Birds)를 테마로 한 미니골프 게임장이 나와서, 정말 반가운 마음에 아랫층으로 내려가봤다. 각도와 힘을 잘 맞춰서 발사 직전...ㅎㅎ 아메리칸드림 쇼핑몰에서 가장 유명한 시설인 니켈로디언 유니버스(Nickelodeon Universe) 실내 놀이공원으로 11시 개장에 맞춰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한마디로 한국의 롯데월드같은 곳이라 생각하고, 전날밤에 표를 끊어서 들어갈까 좀 고민하다 그냥 관뒀기 때문에, 난간에서 멀리 구경만 하기로 했다. 그런데 11시가 되니까 그냥 사람들이 모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랫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다시 확인을 해보니 여기는 놀이공원에 들어가는 것은 자유롭고, 놀이기구를 탈 때만 표가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도 따라갔다. 무엇보다 18년전 미국에 처음 이민왔을 때 어린 딸과 함께 참 열심히 봤던 스폰지밥과 '뚱이' 패트릭의 커다란 그림이 아주 반가웠다는...^^ 그 뒤쪽은 또 다른 인기만화 '티미의 못말리는 수호천사' The Fairly Oddparents 캐릭터들이다. 니켈로디언하면 떠오르는 초록색 슬라임이 아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듯한 커플셀카 한 장 찍어서 딸에게 보내주고는 구경을 시작했다. 무서운 롤러코스터도 제법 많길래 골라서 하나만 타볼까 했지만, 부분 티켓은 없고 무조건 하루 이용권을 사야해서, 오늘은 그냥 둘러만 보고 다음에 딸과 함께 다시 올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캐릭터는 '천재소년 지미 뉴트론' The Adventures of Jimmy Neutron, Boy Genius 주인공이다. 그러고 보니 옛날 처음 플러튼 살 때 니켈로디언 TV 채널을 참 많이 봤네~ '징징이' 스퀴드워드와 함께 비키니바텀 버스 정류소에 앉아 시계를 보는 아내~^^ "시간 많이 지났네, 이제 그만 나갑시다." 그리고 놀이공원 옆으로는 또 드림웍스 워터파크(Dreamworks Water Park)가 있어서 슈렉, 쿵푸판다, 마다가스카르 등의 테마로 꾸며진 실내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사실 쇼핑보다는 이러한 시설들이 더 인기가 있는 곳이다 보니, 30분을 초과하면 5불의 주차비를 내야 하는 것도 이 쇼핑몰의 특징이다. 마지막 사진은 아주 커다란 사탕가게인데, 롤리팝을 든 자유의 여신상과 기단의 표면이 모두 진짜 젤리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우리는 다시 쇼핑몰 구역으로 돌아가서 필요한 물건들을 조금 산 후에, 푸드코드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는 버지니아 집으로 돌아갔다. 추가로 가져온 사진은 바로 옆 메트라이프 스타디움(MetLife Stadium)으로, 그 너머로 실내스키장 슬로프와 회전관람차 '드림휠'이 눈에 띄는 아메리칸드림 쇼핑몰 건물, 그리고 멀리 배경으로 맨하탄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8만명 이상을 수용하는 이 경기장은 미식축구팀 뉴욕 자이언츠와 뉴욕 제츠의 홈구장으로 사용되는데, 위기주부가 일부러 프로 풋볼을 보러 갈 일은 없겠지만... 내년에 북미에서 열리는 2026년 피파 월드컵 경기장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만약 운좋게 한국 축구팀이 여기나 또는 필라델피아에서 예선 경기를 치르게 되면 직관을 계획해볼 생각이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공짜 지하철 타고 워싱턴DC의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 쪽에서 구경

공짜 지하철 타고 워싱턴DC의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 쪽에서 구경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올해는 지난 금요일이라, 운 좋게 아내의 직장 스케쥴 상의 쉬는 요일과 겹쳤다. 지난 한 달 넘게 블로그가 잠잠했던게 부부가 같이 쉬는 날이 별로 없었던 것도 원인이었는데, 모처럼 함께 휴일을 보낼 수 있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오래간만에 워싱턴DC에 나가서 내셔널몰(National Mall)에서 저녁에 열리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4th of July Fireworks'를 구경했다. 주말과 연방 휴일에는 무료인 Wiehle-Reston East 전철역 환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오니, 천정과 기둥의 전광판도 성조기 화면으로 장식을 해놓았다. 메트로 카드에 충분한 잔액이 있는지 확인을 하는데, 직원이 다가와서는 오늘은 전철이 모두 공짜라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3년전 독립기념일에는 요금을 냈었는데, 예상외로 공짜로 탈 수 있다고 해서 시작부터 아주 횡재한 느낌이었다.^^ 버지니아에서 포토맥 강을 땅속으로 건너 DC로 들어와 첫번째로 나오는 Foggy Bottom-GWU 역에서 내렸는데, 앞사람처럼 성조기 디자인의 옷을 입거나 소품을 들고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역에서 23rd St를 따라 남쪽으로 1마일 정도를 걸으면, 정면에 보이는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이 나오는데, 일찌감치 자동차들을 다 차단해 놓아서 이렇게 도로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는 경험도 재밌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 날은 불꽃을 쏘는 리플렉팅풀(Reflecting Pool)의 좌우로 보안구역(Secure Area)이 만들어져서, 정해진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음식과 의자를 가지고 들어갈 수는 있지만, 주류와 유리병 및 커다란 아이스박스 등은 반입이 불가하다. 3년전에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반대편 워싱턴 기념탑 부근에서 봤는데, 그 포스팅의 마지막에 내년에는 링컨 기념관의 계단에서 보고싶다고 썼었다. 3년만에 그 목표를 위해 이 쪽으로 오기는 했는데... 보수 공사중이라 안전상의 문제로 기념관 계단에는 앉을 수 없다는 문구가 안전모를 쓴 링컨 동상의 사진과 함께 안내판에 씌여 있었다. 우리는 적당히 리플렉팅풀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 때가 시작까지 1시간반 정도 전이라 좀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약간 띄엄띄엄 자리를 잡아서 우리 2명이 끼어 들어갈만한 빈틈은 아직도 제법 있었다. 기다란 연못 건너편 워싱턴 기념탑을 줌으로 당겨 보니까 사람들이 빼곡히 보이는데, 좌우 양쪽도 아주 높은게 무슨 관람석이 만들어진 것 같기도 했다. (혹시라도 저쪽에서 보신 분이 계시면 확인 부탁^^) 사람들 앞으로 제2차 세계대전 기념물이 위치하고 그 앞의 연못 좌우로 놓여진 하얀 박스들에서 연못 중앙쪽, 즉 우리가 있는 방향의 위로 불꽃이 발사된다. 집에서 준비해 온 치킨 도시락을 먹고나니 해가 지고 좀 어두워졌는데,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핸드폰 플래쉬를 켜서는 흔드는 것이 아닌가? 다시 보니 건너편의 사람들도 일제히 그렇게 불을 켠 것에 대한 화답으로, 마치 동서로 두 팀이 나눠서 어느쪽이 불을 많이 켜는지 경쟁을 하는 듯한 재미있는 순간을 동영상으로 찍어봤다. 링컨 기념관에도 조명이 들어오고, 성조기 반바지와 원피스를 맞춰 입고 온 부부가 서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모두 9시 9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3년전에는 끝내 찾지 못한 밤 9:09 p.m. 시작의 이유를 ChatGPT에 물어보니 쉽게 알 수 있었다. 미국 공영방송국 PBS에서 생중계하는 'A Capitol Fourth'라는 독립기념일 축하 콘서트가 의사당 앞에서 저녁 8시에 시작해서 1시간반 동안 진행되는데, 그 마지막 20분 정도에 불꽃놀이 시간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 아무 예고도 없이 시간이 되자 불꽃들이 발사가 되었는데... 모두가 그냥 앉으면 다 잘 보이는데, 바로 앞사람이 서면 뒤쪽은 설 수 밖에 없으니까 우리 오른쪽은 사람들이 계속 서서 구경을 했다. 사진이 아주 잘 나왔다~ 불꽃이 아니라, 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성분 얼굴이...ㅎㅎ 우리 부부는 소심하게 앉은 상태로 커플셀카 한두장 찍어보다가, 그냥 현장 관람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불꽃놀이 자체의 배경음악들이 따로 있기는 한데, 우리가 앉아 있는 곳이 스피커와 많이 멀어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붉은 하트모양의 이 불꽃이 터질때 윤수일의...가 아니고, 블랙핑크 로제의 노래가 잠시 나왔다. 3년전에도 BTS의 가 사용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참 K팝의 인기가 오래 간다~ 이런 커다란 폭죽이 터질 때는 시야를 꽉 채우는 것은 물론이고, 소리도 엄청나게 커서 폭발의 진동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려면 귀마개가 필요하다는 홈페이지의 경고가 정말로 빈말이 아니다. 앞서 소개한 PBS 행사 홈페이지에서 전체 불꽃놀이를 방송한다는 것을 알고, 처음부터 직접 영상을 찍을 생각은 전혀 안 했지만, 10분이 넘어가니까 그 사진이 그 사진같고 해서 짧게 비디오를 딱 한 번 찍은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영상의 말미에 불꽃으로 U.S.A. 글자가 새겨질 때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실 수 있다. 후반부로 가니까 연기와 화약 냄새가 우리가 앉은 곳까지 심하게 밀려 오는데다가, 하늘에서 재(ash)도 제법 떨어져서 옷과 팔다리에 내려 앉은게 보였다. 포스팅을 올리며 홈페이지를 다시 보니까 귀마개 뿐만 아니라 눈에 재가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경도 준비하면 좋다고 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마지막 1분 정도는 음악이고 스토리고 뭐고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쉬지않고 엄청나게 막 쏘는 것으로 불꽃놀이가 끝났다. 오죽하면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도 멍멍하고 화약 냄새에 재도 많이 날려서, 끝나자마자 짐을 챙겨서 입을 꾹 닫고 일어섰다.^^ 일제히 출구쪽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너머로 링컨 기념관이 마치 안개에 쌓인 듯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2시간 전에 내려왔던 도로를 반대방향 북쪽으로 걷다가 뒤돌아 보고 찍은 모습인데,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동시에 지하철 역으로 간다고 생각하니까 과연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약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지하철 역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군인들이 막아선 모습으로, 안전을 위해서 지하 승강장의 사람들이 전철을 타고난 후에 조금씩 다시 내려보내는 중이었다. 걱정과는 달리 우리는 여기서 10분 정도만 기다린 후에 승강장으로 내려갔고, 비좁기는 했지만 우리집 방향의 실버라인 열차를 바로 탈 수가 있었다. 그래서 예상보다 일찍 밤 11시가 안 되어서 차를 세워둔 레스톤 역에 내려보니, 테크 기업들이 많이 입주한 역세권 빌딩들도 미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조명을 켜놓은게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워싱턴DC 지역으로 이사와서 두번째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구경도 잘 마쳤고, 동쪽과 서쪽 가까이서 모두 관람을 해봤으니, 세번째는 비록 불꽃은 멀지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되는 PBS의 축하공연을 보는 것으로 또 목표를 세워봤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공짜 지하철 타고 워싱턴DC의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 쪽에서 구경

공짜 지하철 타고 워싱턴DC의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 쪽에서 구경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이 올해는 지난 금요일이라, 운 좋게 아내의 직장 스케쥴 상의 쉬는 요일과 겹쳤다. 지난 한 달 넘게 블로그가 잠잠했던게 부부가 같이 쉬는 날이 별로 없었던 것도 원인이었는데, 모처럼 함께 휴일을 보낼 수 있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오래간만에 워싱턴DC에 나가서 내셔널몰(National Mall)에서 저녁에 열리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4th of July Fireworks'를 구경했다. 주말과 연방 휴일에는 무료인 Wiehle-Reston East 전철역 환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오니, 천정과 기둥의 전광판도 성조기 화면으로 장식을 해놓았다. 메트로 카드에 충분한 잔액이 있는지 확인을 하는데, 직원이 다가와서는 오늘은 전철이 모두 공짜라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3년전 독립기념일에는 요금을 냈었는데, 예상외로 공짜로 탈 수 있다고 해서 시작부터 아주 횡재한 느낌이었다.^^ 버지니아에서 포토맥 강을 땅속으로 건너 DC로 들어와 첫번째로 나오는 Foggy Bottom-GWU 역에서 내렸는데, 앞사람처럼 성조기 디자인의 옷을 입거나 소품을 들고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역에서 23rd St를 따라 남쪽으로 1마일 정도를 걸으면, 정면에 보이는 링컨 기념관(Lincoln Memorial)이 나오는데, 일찌감치 자동차들을 다 차단해 놓아서 이렇게 도로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는 경험도 재밌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 날은 불꽃을 쏘는 리플렉팅풀(Reflecting Pool)의 좌우로 보안구역(Secure Area)이 만들어져서, 정해진 입구에서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음식과 의자를 가지고 들어갈 수는 있지만, 주류와 유리병 및 커다란 아이스박스 등은 반입이 불가하다. 3년전에는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반대편 워싱턴 기념탑 부근에서 봤는데, 그 포스팅의 마지막에 내년에는 링컨 기념관의 계단에서 보고싶다고 썼었다. 3년만에 그 목표를 위해 이 쪽으로 오기는 했는데... 보수 공사중이라 안전상의 문제로 기념관 계단에는 앉을 수 없다는 문구가 안전모를 쓴 링컨 동상의 사진과 함께 안내판에 씌여 있었다. 우리는 적당히 리플렉팅풀이 내려다 보이는 위치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 때가 시작까지 1시간반 정도 전이라 좀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들이 약간 띄엄띄엄 자리를 잡아서 우리 2명이 끼어 들어갈만한 빈틈은 아직도 제법 있었다. 기다란 연못 건너편 워싱턴 기념탑을 줌으로 당겨 보니까 사람들이 빼곡히 보이는데, 좌우 양쪽도 아주 높은게 무슨 관람석이 만들어진 것 같기도 했다. (혹시라도 저쪽에서 보신 분이 계시면 확인 부탁^^) 사람들 앞으로 제2차 세계대전 기념물이 위치하고 그 앞의 연못 좌우로 놓여진 하얀 박스들에서 연못 중앙쪽, 즉 우리가 있는 방향의 위로 불꽃이 발사된다. 집에서 준비해 온 치킨 도시락을 먹고나니 해가 지고 좀 어두워졌는데,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핸드폰 플래쉬를 켜서는 흔드는 것이 아닌가? 다시 보니 건너편의 사람들도 일제히 그렇게 불을 켠 것에 대한 화답으로, 마치 동서로 두 팀이 나눠서 어느쪽이 불을 많이 켜는지 경쟁을 하는 듯한 재미있는 순간을 동영상으로 찍어봤다. 링컨 기념관에도 조명이 들어오고, 성조기 반바지와 원피스를 맞춰 입고 온 부부가 서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모두 9시 9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3년전에는 끝내 찾지 못한 밤 9:09 p.m. 시작의 이유를 ChatGPT에 물어보니 쉽게 알 수 있었다. 미국 공영방송국 PBS에서 생중계하는 'A Capitol Fourth'라는 독립기념일 축하 콘서트가 의사당 앞에서 저녁 8시에 시작해서 1시간반 동안 진행되는데, 그 마지막 20분 정도에 불꽃놀이 시간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 아무 예고도 없이 시간이 되자 불꽃들이 발사가 되었는데... 모두가 그냥 앉으면 다 잘 보이는데, 바로 앞사람이 서면 뒤쪽은 설 수 밖에 없으니까 우리 오른쪽은 사람들이 계속 서서 구경을 했다. 사진이 아주 잘 나왔다~ 불꽃이 아니라, 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여성분 얼굴이...ㅎㅎ 우리 부부는 소심하게 앉은 상태로 커플셀카 한두장 찍어보다가, 그냥 현장 관람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불꽃놀이 자체의 배경음악들이 따로 있기는 한데, 우리가 앉아 있는 곳이 스피커와 많이 멀어서 잘 들리지 않았지만, 붉은 하트모양의 이 불꽃이 터질때 윤수일의...가 아니고, 블랙핑크 로제의 노래가 잠시 나왔다. 3년전에도 BTS의 가 사용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참 K팝의 인기가 오래 간다~ 이런 커다란 폭죽이 터질 때는 시야를 꽉 채우는 것은 물론이고, 소리도 엄청나게 커서 폭발의 진동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렇게 가까이서 보려면 귀마개가 필요하다는 홈페이지의 경고가 정말로 빈말이 아니다. 앞서 소개한 PBS 행사 홈페이지에서 전체 불꽃놀이를 방송한다는 것을 알고, 처음부터 직접 영상을 찍을 생각은 전혀 안 했지만, 10분이 넘어가니까 그 사진이 그 사진같고 해서 짧게 비디오를 딱 한 번 찍은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영상의 말미에 불꽃으로 U.S.A. 글자가 새겨질 때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실 수 있다. 후반부로 가니까 연기와 화약 냄새가 우리가 앉은 곳까지 심하게 밀려 오는데다가, 하늘에서 재(ash)도 제법 떨어져서 옷과 팔다리에 내려 앉은게 보였다. 포스팅을 올리며 홈페이지를 다시 보니까 귀마개 뿐만 아니라 눈에 재가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경도 준비하면 좋다고 되어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마지막 1분 정도는 음악이고 스토리고 뭐고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쉬지않고 엄청나게 막 쏘는 것으로 불꽃놀이가 끝났다. 오죽하면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도 멍멍하고 화약 냄새에 재도 많이 날려서, 끝나자마자 짐을 챙겨서 입을 꾹 닫고 일어섰다.^^ 일제히 출구쪽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너머로 링컨 기념관이 마치 안개에 쌓인 듯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2시간 전에 내려왔던 도로를 반대방향 북쪽으로 걷다가 뒤돌아 보고 찍은 모습인데,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동시에 지하철 역으로 간다고 생각하니까 과연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약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지하철 역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군인들이 막아선 모습으로, 안전을 위해서 지하 승강장의 사람들이 전철을 타고난 후에 조금씩 다시 내려보내는 중이었다. 걱정과는 달리 우리는 여기서 10분 정도만 기다린 후에 승강장으로 내려갔고, 비좁기는 했지만 우리집 방향의 실버라인 열차를 바로 탈 수가 있었다. 그래서 예상보다 일찍 밤 11시가 안 되어서 차를 세워둔 레스톤 역에 내려보니, 테크 기업들이 많이 입주한 역세권 빌딩들도 미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조명을 켜놓은게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워싱턴DC 지역으로 이사와서 두번째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구경도 잘 마쳤고, 동쪽과 서쪽 가까이서 모두 관람을 해봤으니, 세번째는 비록 불꽃은 멀지만 의사당 앞에서 진행되는 PBS의 축하공연을 보는 것으로 또 목표를 세워봤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금융왕 JP 모건(John Pierpont Morgan)의 보석상자라 불린 모건 도서관(The Morgan Library & Museum)

금융왕 JP 모건(John Pierpont Morgan)의 보석상자라 불린 모건 도서관(The Morgan Library & Museum)

5월에 한국을 다녀온 후 원래는 6월 중순에 뉴욕을 가려고 했었다가, 따님의 스케쥴 때문에 6월 마지막 주말에 다녀온 이야기를 달이 바뀐 뒤에야 적어본다. 그래서 지난 6월은 위기주부가 18년째 블로그를 하면서, 2009년 여름에 30일 여행을 다녀오고 잠깐 공백기를 가진 것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포스팅이 하나도 없는 달이었다! 약 40일 동안 여기 글을 안 올렸더니, 한국의 친구가 별일 없냐고 카톡을 다 했더라는...ㅎㅎ 딸이 2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며 기념품으로 받았다는 야구 방망이로 동기 팀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십수년전에 2년차 한 명이 업무 스트레스를 못 참고 집에서 배트를 가져와서는 회사 자기 책상의 컴퓨터를 박살낸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이후부터 무사히 2년을 견디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야구 방망이를 선물하는 전통이 생겼다고 한다. 맨하탄 코리아타운에서 요즘 핫하다는 최근에 새로 생긴 고깃집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왔다. 식당이 1층이나 지하가 아니고 빌딩의 3층이라서 이렇게 전망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고, 고기와 반찬들도 모두 맛있었다. 특히 고기를 아주 정성스럽게 구워줬던 것과 ATM를 가져다 놓고 현금결제를 하면 10% 할인을 해주는게 특이했다. 식사를 마치고는 그 동안에 계속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역사적인 '도서관'을 찾아 북쪽으로 걸었다. 모건 도서관 및 박물관(The Morgan Library & Museum)은 1906년에 개인 도서관으로 시작해 1924년에 공립기관이 되었고, 매디슨 애비뉴의 36번가와 37번가 사이에 있는 3개의 역사적 건물이 연결된 구조로 되어있는데, 그 가운데 위치한 이 현대적인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의 설계로 2006년에 확장공사를 하며 만들어졌고, 현관 입구는 도서관을 만든 이가 창업한 회사의 현재 이름을 따서 JP모간 체이스 로비(JPMorgan Chase Lobby)로 불린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신축된 지하의 작은 갤러리에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한 후에, 1906년 완공 당시에 'JP 모건의 보석상자'라 불렸다는 본관부터 구경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나오는 모건의 서재(Pierpont Morgan's Study)로 붉은색 벽지와 가구가 눈길을 끌었다. 은행가 JP 모건은 당연히 월스트리트에 사무실이 있었지만, 자신의 개인 도서관이 완공된 후에는 이 서재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봤으며, 특히 1907년의 은행 패닉 때는 미국의 대표 금융가들을 모두 이 방에 가둬놓고 강제로 채무조정을 하게 해서 금융위기를 수습하며 연방준비제도를 사실상 그의 주도로 만든 것으로 유명하단다. 벽난로 위에 걸려있는 JP 모건의 초상화로 이번에 그에 대해서 좀 읽어보니까, 19세기말에는 국가를 능가하는 자금력을 소유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미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한마디로 '금융왕'이었다.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본관 중앙홀(Rotunda)로 나와서, 다음은 북쪽의 작은 방인 사서 사무실(Librarian's Office)에 들어가봤다. 모건은 1850년대부터 희귀 도서와 원고들을 수집하기 시작해서, 현재 이 박물관은 35만점이 넘는 필사본, 유명 작가의 원고, 편지, 서적, 악보, 회화, 사진, 지도 등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이 방에 주로 전시된 고대의 점토판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곳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본관 동쪽방(East Room)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쩍 벌어졌다~ 사진으로는 당시의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는데, 훨씬 붉은 기운이 도는 신비한 분위기로 진짜 보석상자 안에 들어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중요 소장품들을 따로 전시해놓았는데 얼마나 귀한 책들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고...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구텐베르크 성경을 3권이나 가지고 있는 도서관은 여기가 유일하단다! 들어왔던 문쪽을 향해 돌아본 모습인데, 한 바퀴 둘러봐도 2층과 3층의 서고로 올라가는 계단이나 사다리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복습을 하면서 찾아보니까 모퉁이 돌출된 부분의 책장 중에 비밀의 문이 있고 그 안에 계단이 있어서, 윗층으로 올라가거나 지하의 금고로 이동이 가능하단다. 벽난로 옆에 따로 전시된 이 책은 표지가 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금값도 많이 올랐는데, 시장에 내다 팔면 얼마나 받을까?" 아주 옛날 하숙방의 한쪽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울뻔 했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런 모습을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은 저 책들이 과연 다시 책장에서 나와 페이지가 열리는 순간이 올 것인가 하는 궁금함이다... 그런 잡념에 빠져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모녀를 찾아보니, 나가서 중앙홀의 어떤 전시를 둘이서 열심히 보고 있었다. 작년에 뉴스에도 나왔던 기억이 나는것 같은데, 이 도서관 소장품에서 새로 발견한 쇼팽의 미발표 왈츠곡 악보가 전시되어 있었다. 즉, 35만점의 소장품들 중에서 제대로 열어보지도 않은 책이나 원고들이 아직도 많을 수 있다는 뜻...^^ 신축 건물에 함께 만들어진 작은 갤러리의 그림들을 잠깐 구경하고는 1928년에 건설된 별관으로 향했다. JP 모건이 1913년에 사망한 후에 유언에 따라서 그 아들이 도서관을 공개하고 건물을 추가했는데, 현재 그 별관은 손자가 만든 회사의 이름을 따서 모건스탠리 갤러리(Morgan Stanley Gallery)로 불린다. 별관 중앙의 마블홀(Marble Hall)에서 동서로 두 개의 전시실이 있어서, 동쪽에서는 19세기 여성 사진작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고, 서쪽에서는 제인 오스틴 2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액자에 든 것이 전부 제인 오스틴의 자필 원고나 편지 등인데, 필기체 글씨가 정말 예쁘더라는... 그리고 별관 2층의 작은 전시실까지 모두 둘러본 후에, 19세기에 지어져서 한때 JP 모건이 거주했던 저택의 1층을 개조한 기념품 가게로 향했다. 도서관의 기념품 가게니까 당연히 책과 관련 상품들을 많이 파는데, 아주 화려한 장식의 특별한 서점을 구경하는 느낌이었다. 그 중에 위기주부의 눈길을 끈 것은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en Poe)의 까마귀 인형이고, 그 오른쪽의 는 책 모양의 쿠션이었다. 아마도 작년에 필라델피아에 있는 그의 사적지를 방문했었기 때문에 특별히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건너편으로는 제인 오스틴 관련 책과 소품이 앞쪽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이렇게 1시간만에 대강 다 둘러보고 밖으로 나가는데, 우리가 들어올 때는 없었던 긴 줄이 만들어져서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들어오는게 의아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무료 입장 행사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입구 밖까지 줄을 서 있었다. (한정된 수량의 공짜 입장권을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함) 모처럼 맨하탄에 나온 김에 우리는 번화한 5번가를 따라서 북쪽으로 좀 더 걸어보기로 했다. 연초에 따로 소개했던 뉴욕 공공도서관이 나무들 뒤로 보이는 사거리를 지나 백화점에서 잠깐 쇼핑을 한 후에, 맨하탄에서 시작된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열리는 6월이라고 무지개 깃발을 잔뜩 걸어둔 록펠러 센터를 둘러보고는 지하철을 타고 딸의 아파트로 돌아갔다. 딸이 퇴사와 함께 이사도 하기 때문에 무거운 겨울옷들만 좀 챙겨서 우리는 작별을 하고 예약해 놓은 뉴저지 숙소로 향했다. 참, 따님은 7월 한 달 동안은 푹 쉰 후에 8월부터는 일찌감치 결정되었던 새로운 회사로 다시 출근을 하게 된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금융왕 JP 모건(John Pierpont Morgan)의 보석상자라 불린 모건 도서관(The Morgan Library & Museum)

금융왕 JP 모건(John Pierpont Morgan)의 보석상자라 불린 모건 도서관(The Morgan Library & Museum)

5월에 한국을 다녀온 후 원래는 6월 중순에 뉴욕을 가려고 했었다가, 따님의 스케쥴 때문에 6월 마지막 주말에 다녀온 이야기를 달이 바뀐 뒤에야 적어본다. 그래서 지난 6월은 위기주부가 18년째 블로그를 하면서, 2009년 여름에 30일 여행을 다녀오고 잠깐 공백기를 가진 것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포스팅이 하나도 없는 달이었다! 약 40일 동안 여기 글을 안 올렸더니, 한국의 친구가 별일 없냐고 카톡을 다 했더라는...ㅎㅎ 딸이 2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며 기념품으로 받았다는 야구 방망이로 동기 팀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십수년전에 2년차 한 명이 업무 스트레스를 못 참고 집에서 배트를 가져와서는 회사 자기 책상의 컴퓨터를 박살낸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이후부터 무사히 2년을 견디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야구 방망이를 선물하는 전통이 생겼다고 한다. 맨하탄 코리아타운에서 요즘 핫하다는 최근에 새로 생긴 고깃집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왔다. 식당이 1층이나 지하가 아니고 빌딩의 3층이라서 이렇게 전망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고, 고기와 반찬들도 모두 맛있었다. 특히 고기를 아주 정성스럽게 구워줬던 것과 ATM를 가져다 놓고 현금결제를 하면 10% 할인을 해주는게 특이했다. 식사를 마치고는 그 동안에 계속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역사적인 '도서관'을 찾아 북쪽으로 걸었다. 모건 도서관 및 박물관(The Morgan Library & Museum)은 1906년에 개인 도서관으로 시작해 1924년에 공립기관이 되었고, 매디슨 애비뉴의 36번가와 37번가 사이에 있는 3개의 역사적 건물이 연결된 구조로 되어있는데, 그 가운데 위치한 이 현대적인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의 설계로 2006년에 확장공사를 하며 만들어졌고, 현관 입구는 도서관을 만든 이가 창업한 회사의 현재 이름을 따서 JP모간 체이스 로비(JPMorgan Chase Lobby)로 불린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신축된 지하의 작은 갤러리에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한 후에, 1906년 완공 당시에 'JP 모건의 보석상자'라 불렸다는 본관부터 구경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나오는 모건의 서재(Pierpont Morgan's Study)로 붉은색 벽지와 가구가 눈길을 끌었다. 은행가 JP 모건은 당연히 월스트리트에 사무실이 있었지만, 자신의 개인 도서관이 완공된 후에는 이 서재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봤으며, 특히 1907년의 은행 패닉 때는 미국의 대표 금융가들을 모두 이 방에 가둬놓고 강제로 채무조정을 하게 해서 금융위기를 수습하며 연방준비제도를 사실상 그의 주도로 만든 것으로 유명하단다. 벽난로 위에 걸려있는 JP 모건의 초상화로 이번에 그에 대해서 좀 읽어보니까, 19세기말에는 국가를 능가하는 자금력을 소유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미국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한마디로 '금융왕'이었다.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본관 중앙홀(Rotunda)로 나와서, 다음은 북쪽의 작은 방인 사서 사무실(Librarian's Office)에 들어가봤다. 모건은 1850년대부터 희귀 도서와 원고들을 수집하기 시작해서, 현재 이 박물관은 35만점이 넘는 필사본, 유명 작가의 원고, 편지, 서적, 악보, 회화, 사진, 지도 등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이 방에 주로 전시된 고대의 점토판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곳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본관 동쪽방(East Room)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쩍 벌어졌다~ 사진으로는 당시의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는데, 훨씬 붉은 기운이 도는 신비한 분위기로 진짜 보석상자 안에 들어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중요 소장품들을 따로 전시해놓았는데 얼마나 귀한 책들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고...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구텐베르크 성경을 3권이나 가지고 있는 도서관은 여기가 유일하단다! 들어왔던 문쪽을 향해 돌아본 모습인데, 한 바퀴 둘러봐도 2층과 3층의 서고로 올라가는 계단이나 사다리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복습을 하면서 찾아보니까 모퉁이 돌출된 부분의 책장 중에 비밀의 문이 있고 그 안에 계단이 있어서, 윗층으로 올라가거나 지하의 금고로 이동이 가능하단다. 벽난로 옆에 따로 전시된 이 책은 표지가 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금값도 많이 올랐는데, 시장에 내다 팔면 얼마나 받을까?" 아주 옛날 하숙방의 한쪽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울뻔 했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런 모습을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은 저 책들이 과연 다시 책장에서 나와 페이지가 열리는 순간이 올 것인가 하는 궁금함이다... 그런 잡념에 빠져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모녀를 찾아보니, 나가서 중앙홀의 어떤 전시를 둘이서 열심히 보고 있었다. 작년에 뉴스에도 나왔던 기억이 나는것 같은데, 이 도서관 소장품에서 새로 발견한 쇼팽의 미발표 왈츠곡 악보가 전시되어 있었다. 즉, 35만점의 소장품들 중에서 제대로 열어보지도 않은 책이나 원고들이 아직도 많을 수 있다는 뜻...^^ 신축 건물에 함께 만들어진 작은 갤러리의 그림들을 잠깐 구경하고는 1928년에 건설된 별관으로 향했다. JP 모건이 1913년에 사망한 후에 유언에 따라서 그 아들이 도서관을 공개하고 건물을 추가했는데, 현재 그 별관은 손자가 만든 회사의 이름을 따서 모건스탠리 갤러리(Morgan Stanley Gallery)로 불린다. 별관 중앙의 마블홀(Marble Hall)에서 동서로 두 개의 전시실이 있어서, 동쪽에서는 19세기 여성 사진작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고, 서쪽에서는 제인 오스틴 2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액자에 든 것이 전부 제인 오스틴의 자필 원고나 편지 등인데, 필기체 글씨가 정말 예쁘더라는... 그리고 별관 2층의 작은 전시실까지 모두 둘러본 후에, 19세기에 지어져서 한때 JP 모건이 거주했던 저택의 1층을 개조한 기념품 가게로 향했다. 도서관의 기념품 가게니까 당연히 책과 관련 상품들을 많이 파는데, 아주 화려한 장식의 특별한 서점을 구경하는 느낌이었다. 그 중에 위기주부의 눈길을 끈 것은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en Poe)의 까마귀 인형이고, 그 오른쪽의 는 책 모양의 쿠션이었다. 아마도 작년에 필라델피아에 있는 그의 사적지를 방문했었기 때문에 특별히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건너편으로는 제인 오스틴 관련 책과 소품이 앞쪽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이렇게 1시간만에 대강 다 둘러보고 밖으로 나가는데, 우리가 들어올 때는 없었던 긴 줄이 만들어져서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들어오는게 의아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무료 입장 행사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입구 밖까지 줄을 서 있었다. (한정된 수량의 공짜 입장권을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함) 모처럼 맨하탄에 나온 김에 우리는 번화한 5번가를 따라서 북쪽으로 좀 더 걸어보기로 했다. 연초에 따로 소개했던 뉴욕 공공도서관이 나무들 뒤로 보이는 사거리를 지나 백화점에서 잠깐 쇼핑을 한 후에, 맨하탄에서 시작된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열리는 6월이라고 무지개 깃발을 잔뜩 걸어둔 록펠러 센터를 둘러보고는 지하철을 타고 딸의 아파트로 돌아갔다. 딸이 퇴사와 함께 이사도 하기 때문에 무거운 겨울옷들만 좀 챙겨서 우리는 작별을 하고 예약해 놓은 뉴저지 숙소로 향했다. 참, 따님은 7월 한 달 동안은 푹 쉰 후에 8월부터는 일찌감치 결정되었던 새로운 회사로 다시 출근을 하게 된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