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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애스2, 찌질한 현실로의 귀환

By  | 2015년 10월 17일 | 
킥애스2, 찌질한 현실로의 귀환
[킥애스] 1편을 고등학교 영어시간에 봤다. 선생님이 재미교포 영어강사 출신이었는데, 영화를 보여주겠다며 튼 영화가 [킥애스]였던 것이다.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히어로 영화 주제에 주인공은 초능력은 고사하고 그냥 치기 어린 상찌질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유혈이 낭자해지고, 마치 만화책같이 영화가 읽혔다. 정점은 빅대디와 힛걸이었다. 복수를 위해 딸을 살인 병기로 만든 빅대디. 걸쭉한 욕을 난무하며 악당들을 말그대로 썰어 버리는 힛걸. 당시 나는 평범하디 평범한, 찌질하기도 찌질한 고딩이었고, 스타일리시하면서 병신같은 연출과 스토리에 반했다. 뭔가 날 위로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는 한동안 이영화가 생각났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은 그저 수능을 앞둔, 재능도 용기도 없는 한 마리 수험

[동주], 기념비적인 사극

By  | 2016년 2월 17일 | 
[동주], 기념비적인 사극
적어도 내 기준으로는, [동주]만큼 담담하게 시대를 정면으로 바라본 사극은 본 적이 없다. [동주]는 영화가 시작되면서 시인 윤동주의 삶을 바탕으로 만든 순수 창작물임을 밝혀두고 윤동주의 삶을 이끌어간다. 분명 윤동주의 실제 행적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짰기 때문에 대부분의 이야기는 윤동주의 삶과 일치하지만, 영화의 주제가 윤동주의 실제 사상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의 자서전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윤동주의 시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는 영화 속에서 시와 함께 흘러나오고, 그 정서는 관객들 마음에 정확히 내리꽂힌다. [동주]는 값싼 감성팔이나 어설픈 민족주의에 기대지 않는다. 일본 제국주의를 어설프게 비난하지 않는다. [동주]는 그저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과 일본, 더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에 뻗어나

슬로우 웨스트, 낭만적, 정적, 성공적

By  | 2015년 10월 13일 | 
슬로우 웨스트, 낭만적, 정적, 성공적
###약간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온전한 감정으로 영화를 보고싶으신 분들은 영화를 먼저 보고 이 리뷰를 읽어주세요! 난 서부극을 좋아하는 편이다. [놈놈놈], [3:10 투 유마],[장고:분노의 추적자], [론 레인저] 등등. 열성적인 서부극 팬은 아니지만, 서부극 특유의 분위기가 맘에 든다. 탁 트인 광야, 흙먼지 날리는 폐허같은 마을, 카우보이틱한 옷차림, 장총 또는 권총, 자유로워보이지만 무법천지인 시대, 욕망에 충실한 사람들. 통쾌하고 오락적인 서부극이든, 조용하고 진지한 서부극이든 앞에 말한 요소들은 다 가지고 있다. 차이점이라면 영화를 이끄는 힘이다. [장고]나 [놈놈놈] 같은 서부극의 힘은 복수를 이루거나 보물을 찾는 쾌감에서 나온다. 주인공은 기본적으로 껄렁하고 시

(스토리 고찰)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1편, 속박에 묶인 날개

By  | 2015년 10월 31일 | 
(스토리 고찰)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1편, 속박에 묶인 날개
- 자유의 날개 패키지, 필자는 고3때 꼬박 2달을 용돈모아 4만원 주고 샀었다. - 머리가 많이 길어진 레이너 형님. 머리를 그만 밀면 머리숱이 많아진다나 뭐라나. 오오 해병 전투복 간지 오오 - 희대의 악녀 케리건. 자유의 날개에선 마지막에 가공할 악녀파워 보여주신다. - 스타크래프트1 테란 캠페인 이야기 -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 날개 이야기 ##먼저,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위의 이야기를 읽으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만, 알고 보는게 재밌지 않을까요? 스타크래프트2 (이하 스2)는 내가 가장 애정하는 게임이다. 어릴 때 스타크래프트 캠페인을 깨면서 특유의 비정한 분위기를 좋아했고, 마지막 즈

(스토리 고찰)[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 2편, 심장을 향해 나아가는 자유의 날개

By  | 2015년 11월 8일 | 
(스토리 고찰)[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 2편, 심장을 향해 나아가는 자유의 날개
좋아, 이제 혁명 한번 제대로 시작해볼까? 1편에서는 자유의 날개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중요한 요소인 '속박'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레이너는 케리건에 대한 기억에 속박되어있었고, 테란 세계 또한 공포를 이용한 멩스크의 '보호란 미명의 속박'에 매여있었다. 레이너와 테란 세계가 가진 속박의 공통점은 멩스크였다. [자유의 날개]는 속박을 끊어내려 고군분투하는 레이너의 이야기다. 하지만, 시작은 레이너에서부터 하지 않는다. 시작은 생뚱맞게도 웬 아저씨 한 명이 해병슈트를 입는 것에서 시작한다. 아저씨는 살인, 약탈, 반역을 저지른 중범죄자로, 계속 냉동감옥에 있던 사람이었다. 멩스크의 목소리가 나오고, 이 아저씨에게 자유를 주겠노라, 하지만 그 전투복이 너의 새 감옥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