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선장의 블루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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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투어는 잔혹한 여행의 여왕 (3)
4.얘기하긴 힘들고 듣기 싫은 말은 많이 듣는다. 사실, 부모님이 전에 간 투어에는 젊은이들이 많았다기에, 그래도 몇 마디 잡담할 사람 두어 명은 있겠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아니더군요. 방학 시즌도 아니라 그런지 정말 청년층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저 다음으로 어린 사람이 장년층으로 넘어가는 나이였고, 그래서 전 정말 TV프로그램에 나오던 ‘혼자 어린 인솔자’ 비스무리한 기분을 맛봐야 했습니다. 물론 진짜 인솔자는 따로 있으니까, 직접 안내하고 식사할 자리를 예약하는 등 진짜 노동을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낫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 가이드가 없는 자리에서 모자란 영어로 통역을 하거나 핸드폰 설정을 도와야 했다는 건 둘째치고, 무엇보다 도통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할 상대가

패키지 투어는 잔혹한 여행의 여왕(2)
2.버스를 탄 자에겐 안식조차 없다 평생 이렇게 버스를 오래 탄 기간이 없을만큼 버스를 오래 탔는데, 끔찍하게도 버스가 편하지도 않았습니다. 아, 비행기도 마찬가지였군요. 비행기 얘기부터 먼저 하죠. 아랍 에미리트의 에티하드 항공을 이용하게 됐는데, 일단 USB 충전 포트가 없었습니다. 요즘은 다 구비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터무니없는 착각이었던 모양이군요. 덕분에 보조배터리를 활용하면서 불안 속에 작업해야 했죠(그렇습니다. 전 마감을 앞두고 일감을 가져갔습니다). 그건 뭐 그렇다 칩시다. 결정적인 문제는 엉덩이가 아팠다는 겁니다. 그렇게까지 엉덩이가 아팠던 적이 없어요. 엉덩이가 우그러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아파서 결국에는 바람을 넣는 목베개를 깔고 앉았다 두 시간쯤 후에 빼기를 반복해야

패키지 투어는 잔혹한 여행의 여왕 (1)
10박 12일짜리 유럽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듣기에는 썩 멋지긴 합니다만, 실상은 패키지 투어로 어머니를 따라갔다 온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네, “패키지 투어” 말이에요. 유럽은 두 번째지만 패키지 투어는 처음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상당히, 아니 몹시 고통스러웠습니다. 물론 패키지 투어 자체를 무가치하고 여행을 즐길 줄 모르는, 형편없는 기형적 행태라고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그런 생각이 좀 있었습니다만, 막상 해보니 분명 아주 깔끔하고 편리한 여행법이라는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언제 어딜 어떻게 갈 것인지 일정 때문에 고민할 일도 없고, 여럿이 다니니까 안전한데다, 곳곳에서 전문가의 설명을 듣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그냥 시키는 대로 따라하면 그야말로 아무 문

어둠의 지하철 멀리 영화관이 보여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영화 관람은 전국민에게 여가의 기본이 된 것 같다. 모처럼 쉬는 날이 되면 일단 나가서 영화라도 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혼자서든, 가족끼리든, 친구끼리든, 아니면 데이트든, 일단은 시간이 날 때 괜찮은 영화를 보면 시간을 재미나게 보내기로 반 이상은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변에서 영화 말고는 반복적으로 즐길 수 있으면서도 새로운 것을 도통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트라면 영화처럼 저렴하고 시간 보내기 좋은 것을 찾기가 도통 쉽지 않다. 물론 '오늘은 경복궁을 갔으니 다음에는 수족관, 그 다음에는 수영장...' 하는 식으로 매번 새 코스를 짤 수 없지야 않겠지만, 그건 그것 나름대로 벅차고 무엇보다

포켓몬 트레이너는 잔혹한 현대인의 친구?
출시되자마자 온 세계를 들썩거리게 했던 “포켓몬스터 고”가 몇 박자 늦게 한국에 출시되었다. 늦어도 꽤 많이 늦은 셈이라 맥빠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고, 포켓몬스터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는 나 역시 안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긴 했으나……. 나름대로 얼리어답터 비슷한 짓을 흉내내길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남들 다 하는데 혼자 팔짱 끼고 서서 “그런 게 재밌냐?” 같은 소리를 하는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리하여 포켓몬 트레이너의 소박한 꿈을 안고 시작한 포켓몬스터 고!(이하 고켓몬) 시작하자마자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포켓몬이 나타났고, 몬스터볼을 두어 개 던져 포획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잡은 내 인생 첫 포켓몬은…… 뭐였더라? 잊어버리고 말았다. 뭐면 어떠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