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칠리의 인생기록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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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환등 극화 소녀춘, 1992
지하소녀 미도리 주하림 당신이 내게 영원을 약속할 때 나는 내가 처음으로 낯설어지지 인사해 우리 미도리한테 인사해 헬로우 미도리 와따시노 슈미와 수박데스 미도리 장난치지 말고 인사해 헬로우 미도리 와따시노 슈미와 펑키데스 미도리 너의 옷감에 벚꽃이 그려져 있구나 나의 속살에도 탐스럽게 수놓아졌던 것 머리채를 잡힌 채 네 발로 끌려온 봄; 써커스의 막사 젖은 빨래를 털면 만개한 벚꽃들이 휘날리는 풍경 나는 아름다움 끝에 극심한 갈증을 느낀다 그래서 가끔 쇼를 끝내기도 전에 너에게 달려들지 너에게 처음 가르친 말은 당신을 원해요 여기, 여기 불구들을 보는 순간 미도리 얼굴이 굳었다 그러나 병 속에 들어가는

춘몽, 2016
감독들이 연기를 한다. 감독은 필름 바깥에서 세계를 창조하는 사람이지 세계 안에서 기능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니 이 영화가 아무리 상암과 수색으로, 북과 남으로, 동물원 우리 안과 바깥으로 경계를 내세워도 결국 그 이야기를 연기하는 사람들이 감독인 이상 그어진 모든 선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영화와 영화 바깥의 경계가 이미 허물어져내렸는데 더 이상 무슨 경계가 필요할까? 익준에게, 종빈에게, 정범에게 예리는 세상의 풍파를 나눠받아 함께 이고 싶은 참한 동생, 나같은 병신에게도 다정한 시선을 던져주는 고마운 세입자, 대한민국 서울이라는 도시에 혼자만 똑 떨어진 느낌을 희석시켜주는 또 다른 이방인이었다. 그리고 주영에게는 말 그대로, '시'였을테고. 세 남자와 한 여자가, 예리라는 봄날의 꿈을 꾸었
시발, 놈
백승기 감독은 또라이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총 제작비 500만원으로 만들어 낸 SF 블록버스터 대작 숫호구는 사실 내가 예상했던 것 이상의, 새로운 차원의 싼마이를 제시해서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똘끼어린 아이디어는 생기있게 빛 나고 어떤 씬에서는 감히 천재성을 엿본다. 이를테면 자막으로 처리한 대사들. 아마추어의 어색한 발연기가 관객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돈이 없어 부모님과 친구들을 섭외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궁여지책이다. 대신 옛다 텍스트나 읽으라는 그 사려깊고 창의적인 또라이짓에는 무릎을 칠 수 밖에. 그런 그의 새로운 영화 '시발, 놈'이 8월 18일에 초미세개봉을 한단다. 씨발이 아닌 始發이다. 이번에는 무슨 병신미로 필름을 채웠을지 기대된다. 엑스맨 아포칼립스 개봉 전에도
싱스트리트 O.S.T - The riddle of model
클립 마지막에 드라큘라가 나오지 않는 게 아쉽다.

쥬라기 월드, 2015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앞서, 얼마나 새로운 쥬라기 시리즈를 기다려왔는지 조금 털어놔야 할 것 같습니다. 유년시절에 꽤 깜찍한 구석이 있어서 공룡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dinosaur nerd boy였거든요. 공룡 이름도 줄줄 외우고, 90년대 중반 광주 염주 체육관에서 열렸던 공룡박람회니, 해남 공룡 박물관이니 하는 곳들을 찾아다니며 한때 이 세계를 지배했던 거대한 존재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랬던 차 92년에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쥬라기 공원은 거의 신앙에 다름 아닌 영화였죠. 조악한 삽화로 상상해오던 공룡의 살아있는 모습을 필름으로 접하는 것은 굉장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이었습니다. 평생에 있어 시각적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영화가 세 편이 있는데, 그 중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