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you carryin' guitar?

Sources

Posts

60 posts

버스킹의 시간(4) 브리즈번, 친구들을 만나다

why you carryin' guitar?|2013년 2월 7일

브리즈번Brisbane은 무더웠다. 앨리스 스프링스는 건조해서 땀이라도 잘 말랐지, 호주 동부 해안에 접해있는 브리즈번은 엄청나게 습했다.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역 바깥으로 나오니 아는 얼굴들이 보였다. 마침 브리즈번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성훈이형(24, 학생)과 한용이(22, 학생)가 날 맞으러 나온 것이다. 학교에 있을 때는 그닥 친하지 않은 사이였지만, 지금은 죽마고우를 만난 것만큼 반가웠다. 가까운 사람들과 헤어지면서 결국에는 혼자가 되는 외로운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실은 헤어지는만큼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었다. 우리는 가까운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후 맥주(XXXX, 호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브리즈번에는 한국인들이 많다고 했다. 거리에서도 한국어가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

버스킹의 시간(3)두 번째 버스킹과 나를 사랑한 어보리진 아줌마

why you carryin' guitar?|2013년 2월 7일

전날 투어에서 돌아와 밤까지 맥주(Hahn, 호주)를 마신 덕에 오후 늦게야 겨우 잠에서 깼다. 숙취 때문에 멍한 머리로 어제 새벽의 기억이 천천히 돌아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차가 없는 도시의 도로와 공원을 걸어다녔는데, 곧 전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그 곳을 돌아다녔다는 것이 떠올랐다. 노키아 폰에는 그녀에게로 걸린 통화 기록이 남아 있었다. 거대한 돌을 봤느니 어쩌느니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악! 취해서 엑스한테 전화하는 짓을 저지르다니! 사막의 도시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에는 딱히 잡아놓은 일정이 없었고, 나는 남은 오후 시간 동안 버스킹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기타를 비스듬히 둘러메고 앨리스 스프링스의 거리로 나섰다.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거리에는 아무도 없었고 아케이드는 텅텅 비

버스킹의 시간(2)세상의 중심에서 일어나를 외치다

why you carryin' guitar?|2013년 2월 7일

당면한 여행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다. 멜번에서 벌어놓았던 돈이 드디어 바닥난 것이다. 두 달 동안 벌어놓은 삼천 호주 달러(300만원) 가량 되는 돈은 70일만에 바닥이 나버렸다. 그래도 검소하게 살아왔는데 겨우 세 달을 못 버티다니. 지면에 쓰진 않았지만 나는 이제까지 식비를 아끼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굶는 건 예삿일이었고 똑같은 맛의 파스타를 열심히 해 먹었으며 심지어 태즈메이니아에서는 끼니를 때울 용도로 초콜릿 공장에서 100개 들이 초콜릿 바 벌크 박스를 사기도 했다. 그 박스를 해치우는 데 딱 스무날이 걸렸는데 그 동안 나는 매일 열 댓개의 초콜릿 바를 먹어치웠고, 아, 왠지 방금 여자친구가 나를 떠난 이유 한 가지를 찾은 듯 하다.계산을 해보니 나는 꽤 훌륭하게 지출을 관리한

버스킹의 시간(1)사막에서

버스킹의 시간(1)사막에서

why you carryin' guitar?|2013년 2월 6일

“지나고 나면 언제나 좋았어” (갤럭시 익스프레스, 2008) 여자친구를 떠나 보내고, 나는 짐을 챙겨 숙소를 빠져나왔다. 애들레이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해가 밝은 이른 아침이었지만 다시금 혼자가 되었다는 갑작스런 외로움은 밤바다의 파도처럼 나를 덮쳐왔고, 곧이어 나를 나락으로 끌고 들어갈 줄 알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우울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더웠고, 외롭기에는 땀이 너무 흘렀던 것이다. 짐을 싸들고 애들레이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하늘색 셔츠의 등과 가슴팍이 이미 축축히 젖어 있었다. 거기다 체크인 수속에서 스릴 넘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수화물 무게가 무려 규정의 10kg을 초과한 것이다. 내가 이용한 타이거 에어웨이Tiger Airway는 초과되는 무게 1kg

워메들레이드(5) 축제의 끝, 이별의 시작

워메들레이드(5) 축제의 끝, 이별의 시작

why you carryin' guitar?|2013년 2월 6일

그리고 이별이 찾아왔다. 워메들레이드가 끝나고도 우리는 일주일을 애들레이드에서 보냈다. 나흘 동안의 축제로 완전히 탈진한 나는 워메들레이드 다음 날에는 한참동안 늦잠을 잤다.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식당으로 내려가니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던 여자친구가 맥주를 사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깜짝 놀라 물어보니 내 생일 선물이라고 했다. 아,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페스티벌 기념품들을 둘러보며 생일 선물을 돌라고 조르던 나였는데 나는 내 생일도 깜빡하고 있었다.그녀의 선물은 워메들레이드에서 사온 원기둥 모양의 셰이커와 이 곳 애들레이드에서만 나는 두 가지 종류의 맥주(Knappstein Clare Valley Reserved Lager와 Red Angus Pilsner, 애들레이드)였다. 특히나 냅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