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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Felidae|2016년 6월 15일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지내는 별 볼 일 없는 젊은이가 어떻게 살아갈 힘을 얻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지 그려낸다. 버려진 고양이를 집에 들이고, 고양이가 동네 왕초가 되고, 키우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나는 일 등이 남보기엔 뭐 그리 대단한 일일까만, 그런 일들조차 대단한 일일 수밖에 없는 외로운 자의 입장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이 영화를 끌고 나가는 힘이다. 정치인도 연예인도 아닌 고양이 주인일 뿐인 젊은 남자는 아무도 그에게 눈

아가씨

Felidae|2016년 6월 13일

영화 '아가씨'가 박찬욱 감독이 관객에게 낸 문제라면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열심히 풀었다. 답이 꽁꽁 숨어 있지 않고 친절하게 문제 속에 포함되어, 고민하기보다는 즐기기 좋은 영화이다. 흥행작이 태어난 것은 분명하다. 평범한 등장인물은 없다. 모두 다 어딘가 튀어나오거나 모서리가 깨어진 괴상한 돌같다. 재밌는 이야기가 될 조건을 갖췄다. 물론 이것은 원작 '핑거스미스'의 줄거리를 가져온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원작을 일제강점기라는 배경 속에서 다시 풀어낸 까닭에 제국주의 일본과 식민지 조선 사이의 대립이 부각될 수도 있었으나, 영화는 초점을 개인의 감정에 맞추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했다. 코우즈키 노리아키는 일본인이 되고 싶은 조선인이다. 조선은 추하고 일본은 아름답다는 그

추억의 마니

추억의 마니

Felidae|2015년 4월 6일

지브리 스튜디오의 마지막 작품 '추억의 마니'.'나'는 따로 갑자기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내가 있기 이전 오랜 세월에 걸쳐 앞서 살았던 이들의 삶의 흔적의 합이라는 것을 몽환적인 스토리로 보여준다. 내 안에 앞서간 이들의 자취가 남아 있듯이 나 또한 내 뒤에 태어날 이들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게 될 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서구적 사고와는 매우 다르고, 끊어지지 않는 연, 업에 대해 말하는 불교적인 색채가 느껴진다. 서구적인 인물 묘사에도 불구 그 안에 담긴 주제는 동양적이다. 역시 일본은 아시아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추억의 마니'를 마지막으로 지브리에서 후속작은 없을 것 같다. 손그림 애니메이션의 시대를 닫는 특별한 작품이다.

<고양이 사무라이>

<고양이 사무라이>

Felidae|2014년 11월 29일

너가 지면 나도 죽는 거냐옹? 일본에서 인기 TV시리즈물로 방영되던 드라마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고양이파와 강아지파의 대립, 몇 푼의 돈에 고양이를 암살하는 일에 나선 몰락 무사 '큐타로'의 등장 등 황당하고 만화같은 설정으로 즐거움을 준다. 영주에게 등용되기 위해 에도로 찾아온 큐타로는 험상궂은 인상과 달리 살아있는 것을 베지 못하는 부드러운 심성의 소유자이다. 암살해야 할 고양이 타마노죠를 도리어 아끼게 된 그는 생명을 해치는 사무라이가 될 수 없는 스스로의 참 면모을 깨닫고 기꺼이 자신의 모습대로 세상을 살아가기로 한다. 보복의 무의미함, 어리석은 폭력의 악순환 등 제법 진지한 주제가 숨어있지만 유머러스한 전개 덕분에 무겁지 않다. 애묘인들이 공감할만한 대목이

가구야공주 이야기

가구야공주 이야기

Felidae|2014년 6월 6일

지브리스튜디오 신작 '가구야 공주 이야기' by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 다케토리이야기라는 일본 전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세상 거의 모든 사람이 바라는 부귀영화가 정말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지, 한 번 뿐인 삶을 제대로 사는 길은 무엇인지 등 단순하지만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 답하고 있다. 물욕, 위선 같은 인간의 약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그려낸다.붓으로 그린 듯한 그림체가 옛날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에 잘 어울리고, 헤이안시대의 관습, 언어습관, 옷차림, 사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아쉬운 점이라면 전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스토리 연결이 다소 매끄럽지 않은 채로 러닝타임이 길어진다는 것. 지브리에서 관객증정용으로 제작한 포스터를 배포한다. 꼭 받아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