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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시선:Eastern Promises(2007)

치열한시선:Eastern Promises(2007)

esquisse: |2013년 12월 21일

01 그들이 사는 세상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연출하고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이 매력적인 영화는 얼핏 프랜시스 코폴라의 '대부' 러시아판처럼 보인다. 하지만 1943년 캐나다 태생의 감독은 마피아 집단을 다루면서 자신의 위치를 선뜻 규정하기 어려운 독특한 지점에 두고 있고, 이 애매모호한 거리감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더 좁혀지거나 멀어지지 않는다. 크로넨버그는 최근 들어 마블이나 DC코믹스의 히어로물에서 고찰하기 시작한 영웅-반영웅의 이야기를 이라는 이 영화에서 조금 더 예민하고, (다소 지나치게)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비밀경찰 신분으로 마피아조직에 잠입하여 두목의 후계자를 보필하고 있는 주인공 니콜라이 루진은 폭력의 늪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동시에 더 이상 마피아도,

치열한시선:   킥애스(2010)

치열한시선: 킥애스(2010)

esquisse: |2013년 11월 22일

01 엿 먹어라, 악당들아. 는 그래픽 노블을 위한 천재적인 각본을 써 온 마크 밀러(Mark Millar)의 동명의 원작을 기반으로 하여 영화제작자 매튜 본이 2010년에 내놓은 발칙한 히어로물이다. 가벼운 동경과 순진한 영웅심에서 시작한 '히어로 흉내'를 내던 주인공이 유튜브를 타고 흘러들어가 언론과 동세대를 대상으로 벌어지는 '진짜 영웅 놀이'를 즐기게 되면서, 원한과 돈으로 얽힌 조직'적' 폭력의 한가운데로 떠밀려 들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이 영화의 큰 미덕 중 하나는 바로 관객과 세상을 향한 끝없는 도발이다. 에서는 그 어떤 미성년자도 미성년 같지 않으며, 그 어떤 어른도 어른 같지 않다. 11살 짜리 금발 소녀 민디 맥크레디는 해사하게 웃는

착한시선:   사토라레

착한시선: 사토라레

esquisse: |2013년 11월 21일

01 착한 생각만 골라서 하는 남자 언젠가 꼭, 이 영화의 리뷰를 작성하고 싶었는데 오늘에야 실천에 옮기게 됐습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국내 극장에서 일본 영화가 제법 흥행의 물살을 타던 21세기 초엽 개봉한 작품입니다. 의지전파과잉증후군-이라는, 기묘하고 허구성 다분한 설정의 질병을 겪고 있는 남자 이야기. 아직 초등학생이던 시절 극장에 가 이 영화를 보고, 십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렇게 통곡한 적이 없도록 철철 울었어요(비슷하게 운 적이 딱 한번 있는데 그게 토이스토리3 였죠). 동행했던 같은 반 친구의 가방 속에 들어 있던 티슈를 경쟁적으로 뽑아 눈물콧물 훔치던 기억이 납니다. 신기하게도 한 번도 다시 보지 않은 영화인데, 몇몇 장면은 굉장히 또렷하게 남아 있어요. 한국어 자막과, 앞

치열한시선:   상속자들ㅡ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치열한시선: 상속자들ㅡ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esquisse: |2013년 11월 21일

01 네 상처를 내가 어떻게 해. 세상엔, 자신의 것이 아닌 감정과 기준에 휘둘리기를 원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 '특히 여자들은 지배받기를 원한다'-고 아돌프 히틀러는 에서 언급하는데, 전혀 아니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소위 카리스마니 박력이니 하는 장치들은 대부분의 관계를 수월하게(그리고 보다 종속적으로)만드는 게 사실이다. 김은숙의 드라마에서 메인 남주인 김탄은 ㅡ난 너 좋아졌어. 그러니까 너 나 좋아해라 라고 말하고 여자들은 열광한다. 반면 악역을 자처하지만 탄보다 더 섬세한 서브 남주 최영도는 ㅡ난 너 좋아졌어. 근데 넌 나 싫지? 앞 문장은 같지만 뒷 문장은 다르다. 탄은 꼭 자신이 지켜줘야만 하는 무엇(그 대상의 의사와는 별개로)이 있다고 심플하게

물으나마나:   출출한데 뭐좀 먹을까요

물으나마나: 출출한데 뭐좀 먹을까요

esquisse: |2013년 11월 21일

01 밥집의 위대함 나는 별자리 같은 건 믿지 않지만, '황소자리는 미식가 타입'하는 얘기들을 읽으면 슬금슬금 동의하게 된다. 가장 좋아하는 채널 Olive TV고, 영화는 음식남녀, 애니메이션은 라따뚜이, 드라마는 런치의 여왕, 취미는 빈티지 레시피 콜렉션 ...뭐 그런 식이다. 특히 만화는 그 주제가 요리에 관한 거라면 라면이든 초밥이든 케이크든 중식이든 일본 가정식이든 와인이든, 유명하다 싶은 건 꽤 열심히 찾아서 본다. 암기력이 약해서 학창시절부터 미술사를 제외한 모든 연표는 멀리해 왔는데도 미식의 역사는 지겹지 않다. 사과 한 알도 보물처럼 묘사할 줄 아는 하루키의 에세이도 좋고, 타샤 튜더의 공 들인 파이 그림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네이선 미어볼드의 한화 80만원 짜리 요리책 전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