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fa place

나를 스쳐지나간 모든 징그러운 사랑들에 대하여 [가장 따뜻한 색, 블루Blue Is The Warmest Color](2013)

By  | 2014년 5월 2일 | 
14.01.26 작성 가장 따뜻한 색, 블루Blue Is The Warmest Color (2013)대상을 찾아 헤메고, 거짓말처럼 사랑이 싹트고, 절정으로 치닿고, 시들어 빠지고, 슬퍼하고, 침잠하고세 시간의 러닝타임은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긴 러닝타임지치지만, '잉여'라기 보다는 의도적 연출이라고 생각하면 길지도 않다감독이 관객으로 하여금 주인공의 삶을 물리적 시간으로도 느끼길 원했을지도? 단순히 편집과 플롯의 흐름에 따른 인지가 아니라왜냐면, 사실이 그러하니까. '맞는 대상을 찾아 헤메고~침잠하고' 까지의 과정은 늘 얼마나 지난한가 심지어 그 과정은 사랑을 하고 있는 도중에도 참을 수 없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그 와중에 젠더, 계층의 문제를 미묘하게 잘 다루는 것이 흥미로우며무엇보다 사랑의 종

완벽한 문명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 [파이트 클럽Fight Club](1999)

By  | 2014년 5월 2일 | 
14. 03. 03 작성 파이트클럽Fight Club (1999) 현대판 지킬 앤 하이드. 그러나 이는 한 인간의 질병적 착란으로 치부되고 끝날 것이 아니라 현대 문명 자체에 대한 유비로 느껴짐. 그러니까 이 영화는 완벽한 문명과 신용사회가 가진 한없는 매끈함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는 동시에 반달리즘의 이론('반달리즘의 이론'이라는 말 자체가 몹시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는 하지만)을 가장 정연하게 구현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요컨대 우리는 우리가 문명을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그것을 부숴야 한다는 것. 아폴로적인 욕망에 상응하는 디오니소스적인 욕망. '파이트클럽'의 첫 번째 스텝은 질서와 치안이 우리로 하여금 잠시 내려놓게 만들었던 가장 원초적인 격투에 대한 본능을 일깨우는 것

성장의 무게가 주는 익사 직전의 고통, [쥐잡이Ratcatcher](1999)

By  | 2014년 5월 2일 | 
Soundtrack by Rachel Portman 쥐잡이Ratcatcher (1999) 틸다 스윈튼 주연으로 잘 알려진 바 있는 영화 [케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2011)의 린 램지 감독의 1999년 입봉작. 어느 순간 문득 우리는 자신의 모든 피부와 숨 구멍을 완전히 꽁꽁 동여맨 삶의 굴레를 찢고 까부수지 않으면 숨 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 껍질은 사실 나의 일부를 이루고 있으므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다치고 말 것이다. [쥐잡이]는 바로 그 날카로운 껍질에 대한 기록이다. 그렇지만 그 때에 우리가 그것을 알 수 있었겠는가? 우리는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단지 회고할 수 있을 뿐이다. 수많은 '그 때의 우리

청춘스케치(1994), 홀리 모터스(2012), 멜랑콜리아(2011), 변호인(2013)

By  | 2014년 5월 2일 | 
2014. 01. 02에 작성 1. 청춘스케치Reality Bites, 1994 우울증에 걸려 허덕이던 내 친구가 가장 좋아하던 문장 중 하나가 'Reality Bites'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애는 청춘 스케치라는 영화를 봤던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나도 이 문장이 너무 좋아. 1형식인 것도 몹시 마음에 들고. 90년대 특유의 풍요로운 사회상과 이제 갓 사회 생활을 시작한 젊은이들(그들은 68세대를 아버지나 삼촌으로 두었다. 지금보다는 전위적이지만 68보다는 덜 전위적이며, 훨씬 더 자본주의적)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청춘이 낭만적으로 그려짐. 전형적인 이분구도가 나오는데 한 쪽은 번지르르한 회사에 다니며, 세속적이고 여자 주인공(위노나 라이더)을 매우 사랑하는 능력 있는 남자1(벤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