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남자의 사적 공간

<청녀> 이만희

By  | 2012년 8월 25일 | 
10일과 11일에 걸쳐서 감상한 이만희 감독의 영화는 나로서는 기대 이하였다. 물론 동시대의 다른 한국영화 감독들 보다 그의 연출이 세련되었다는 점은 알겠다. <청녀>나 <흑룡강> 모두 거칠게 말하자면 '자연' 대 '문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흑룡강>의 경우 복원작마저도 훼손 상태가 너무 심하니 논외로 하자). <청녀>의 경우 주인공(남궁원 역)이 목사이자 의사이며 그는 한 소녀에 대한 몸의 이끌림을 억제할 길이 없어 무척이나 고난스러워 하는 씨다. 그런탓에 앞선 시기 에머릭 프레스버거와 마이클 파월의 <블랙 나르시소스>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물론 이만희 표 <박쥐>네? 하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여기서 각각의 작품들이 만들어진

<후지산의 혈창(血槍富士)>

By  | 2012년 8월 25일 | 
우치다 토무, 생각할 수록 변태적인 연출가였다.<후지산의 혈창(血槍富士)> (1955, 94m) 어딘지 모르게 제국주의에 대한 향수가 담겨있었던 <내면의 굴레>에서도 주인공 가족의 사연이 담긴 드라마는 잘 보았었던 기억이 나지만, 이번에 보게 된 <후지산의 혈창>이나 <기아해협>이 특히 좋았다. 그 중에서도 <후지산의 혈창>은 올해 본 영화 중 '베스트3' 안에 든다고 미리 꼽아놔도 될 정도였다. 인물들이 단순히 대로를 걸어가는 것을 묘사한 <후지산의 혈창>의 첫 쇼트는, 인물들이 힐끔힐끔 돌아보고 또 그것을 의식하는 것을 통해서 그들의 관계 및 심리상태를 결정지음과 동시에 관객들을 알수없는 긴장속으로 곧바로 몰아넣는 연출이 돋보이기도

<순응자>

By  | 2012년 8월 25일 | 
"그들에게 자유가 있어 자신의 신념을 말할 수 있다고 합시다. 자신들이 마주한 그림자를 실재가 아니라 환상으로 여기겠습니까?""그래. 훌륭해. 그림자를 실재라고 오인하겠지." (그리고 다른 쪽 창문으로 가서 커튼을 걷는다. 찬란한 빛이 들어오면서 원래의 벽에 드리워졌던 그림자를 지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