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십일의 시청각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개봉 첫날 첫번째 감상

By  | 2014년 3월 26일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개봉 첫날 첫번째 감상
개봉 첫 날 영화를 보는 건 매우 즐거운 일이다. 감상이 범람하지 않을때(특히 요즘과 같은 인터넷 시대에는) 그 어떤 시선에서도 자유롭게, 아무 정보도 없이 가서 영화를 보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느낀 대로 영화를 읽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메리트다. 아쉽게도 최근에는 그래본 적이 별로 없다. 휴일이 엉망이고 썩 보고 싶은 영화가 많지 않아서 더욱 그랬다. 2014년 들어 본 영화는 네 편, 겨울왕국을 두 번 본 것 외에는 모두 인디스페이스 영화들이었고 그건 나만의 즐거움으로 간직할 수 있는 영역이라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같은 메이저 블록버스터를 개봉 첫날에 보는 독특한 기분은 주지 않더라. 사실 의도적으로 '개봉일날 봐야지!'라는 열의는 없었고, 그저 오늘 아침 동생이 출근길에 뭔가를 잊어

두서없이 쓰는 우즈베키스탄 출장기 # 4 양, 양고기를 먹자!

By  | 2013년 8월 30일 | 
두서없이 쓰는 우즈베키스탄 출장기 # 4 양, 양고기를 먹자!
일하러 왔으면 일을 해야지! 찰싹! 오랜만에 다시 쓰는 우즈베키스탄 출장기. 9월 도스틀릭의 하늘은 높고 쨍하고 구름이 많았다. 타슈켄트 시내에서 차로 최소 30분은 이동한 것 같은데, 외곽으로 나오자마자 밭매는 여성분들의 모습이 드문드문 보이고 차선이 없는 도로가 이어졌다. 이날의 훈련은 한 차례였기 때문에, 또 도스틀릭 초행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하염없이 달리는 이 상황에 약간 불안했더랬지. 그렇게 도착한 도스틀릭은 정말 사방에 아무 것도 없이 휑하고 덜렁 훈련장만 있고. 이런 곳으로 사흘 가량 출퇴근을 했던 것 같은데 덜덜 달리며 바라본 밭에는 김태희는 없었다는거(결국 이게 중요하다). 하여, 일을 했으니 어찌됐든 좋다, 밥을 먹자! 며 우리는 콘스탄틴을 들들

22일 새벽에서 아침까지, 축구 단상

By  | 2013년 8월 22일 | 
◆ 마감 때문에 후반 15분~30분 사이는 거의 못본 것 같은데 큰 의미는 없다. 포인트는 몇 군데, 그러니까 데얀의 선제골이 들어간 후 수비를 내리고 어설프게 잠근거라던지 후반 시작하면서 윤일록 빼고 한태유 투입한 거라던지,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못하다가 경기 종료 5분 전에야 몰리나를 빼고 최효진을 넣은 거라던지. 음, 예상할 수 있는 패턴이긴 한데 중동원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떻게든 유리한 판을 짜는 것'이 이번 경기의 목표였으니 크게 상관은 없다고 본다. 일단 시즌 초반 매 경기 실점하면서 멘붕을 겪었던 김용대가 오늘 보여준 선방쇼는(마침 아스날은 슈체스니가 미친 선방쇼를 하고 첼시는 체흐가 그 짓을 하고 있더라. 내가 보면 꼭 골키퍼들이 고생해) 의미 있었다. ◆ 석현준 이야기인데, 얘는

고쿠분 타이치, 피겨 취재하러 소치에... 뭐라고?

By  | 2014년 2월 9일 | 
고쿠분 타이치, "보이지 않는 눈물" 전하고자 12일 소치에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닌데 TOKIO의 그 고쿠분이 10년 동안 남자 피겨를 취재해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카메라에 비추지 않는, 선수 내면의 모습을 전하고 싶다!"는데, 의욕이 넘쳐흐르시는 듯. 그리고 고쿠분, 2012 런던올림픽 때도 중계하러 갔었구나... 생각해보면 그 때는 어렴풋이 본 것도 같다. 2004년부터 10년 동안 남자 피겨를 해왔다니 놀랄 노자로다(방송은 거의 볼 일이 없으니 같이 피겨를 하면서도 고쿠분이 리포터 하는지 전혀 몰랐다. 최근 버라이어티는 진짜 안보니까 더더욱...) 이야 어쨌든 고쿠분 덕분에 오다 노부나리 얘기도 나오고. 고쿠분이 노부 얘기를 꺼낸건 일본선수권대회 때 일화 때문인데, 그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20140322, 아침에 대한 소고

By  | 2014년 3월 17일 | 
20140322, 아침에 대한 소고
오랫동안 나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깨어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아니 이것은 현재진행형인가. 삶에서 약 2년 반의 시간을 제외하고 나는 늘 어둠 속에 있었다. 4평도 채 안될 1.5충에서 보낸 그 2년 반 외에 나는 늘 아침이 아침인줄 모르는 순간에 깨어났다. 땅밑은 내 일상이었다. 그랬기에 여행 혹은 출장길에서 무수한 햇살을 받으며 깨어나는 것은 놀랍고 기쁘며 또 벅차기까지한 낯설음이었다. 축복이자, 아주 짧은 행복. 그것은 반납되어야만 하는 행복이었기에 더욱 기쁜 것이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의 아침은 내게 있어 고통이었다. 버리고 놓아두고 가야할 것임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