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rs, Like Dust

2017년 여름 모스크바 여행기 1편: 붉지 않은 광장

By  | 2017년 7월 20일 | 
2017년 여름 모스크바 여행기 1편: 붉지 않은 광장
일반적으로 클리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클리셰가 강하고 보편적인 경우라면 거기에 따라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스크바에서의 첫 날은 결국에 붉은 광장! 수도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가 있는 기간을 제외하면 여기가 러시아라는 국가가 가진 역사의 심장부라고 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아 물론 이 날 가보니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한국에 와서 생각 없이 화장품만 사가는 개념 없는 타입들이 잔뜩 깔려 있더군요. WTF 근데 여기는 그다지 붉지도 않고 맑스 탄생 이전에도 같은 이름을 쓰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러시아어에서 붉은 광장은 Кра́сная пло́щадь (Krásnaya plóshchad)인데 ploshchad는 광장이라는 의미고 krasnay

2017년 모스크바 여행기 2편: 푸틴의 근무지

By  | 2017년 7월 28일 | 
2017년 모스크바 여행기 2편: 푸틴의 근무지
지금 흔히 사용하기를 크렘린이라는 단어는 러시아의 정부를 일컫는 말이 되었지만 크렘린 (Кремль)은 사실 '도시 안의 요새'라는 뜻으로 역사가 오래된 다른 러시아 도시들을 가보면 왠만하면 크렘린이 다 있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가면 크렘린이 없는데 그건 표토르 대제가 서방을 모방해서 수도를 지었기 때문에 요새를 따로 지었고 그 요새가 도시 밖에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크렘린이 될 수가 없었죠. 크렘린 벽에 소련의 유명 인사들이 묻혀 있듯이 크렘린의 서쪽 벽에 무명 용사의 무덤이 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러시아에서는 Great Patriotic War (Великая Отечественная Война)라고 불리는 이 전쟁 중 모스크바에 나치군이 가장 가까이 접근한게 모스크바 중심에서 40

2017년 여름 모스크바 여행기 3편: 당신이 짜르인데 싫은 여자가 있으면 수녀원으로 유배하면 끝!

By  | 2017년 7월 30일 | 
2017년 여름 모스크바 여행기 3편: 당신이 짜르인데 싫은 여자가 있으면 수녀원으로 유배하면 끝!
노보데비치 수녀원 (Новоде́вичий монасты́рь, Novodevichy Convent)은 모스크바에서 가장 유명한 수녀원으로 전통적으로 미움을 받아 강제로 수녀가 되어야 했던 귀족이나 왕족의 여인네들이 주로 있던 곳입니다. 비록 사실상의 유배이지만 여기 있던 수녀들이 고귀한 출신인만큼 건물이 수녀원치고 상당히 고급스럽게 지어졌습니다. 수녀원의 입구입니다. 중요한 수녀원인지라 벽이 그냥 대놓고 성벽이고 정규 군인들이 경비를 섰다고 합니다. 수녀원의 핵심인 Cathedral of Our Lady of Smolensk입니다. 대규모로 개보수 중이라 스케폴딩이 다 둘려쳐져 있고 내부 입장도 다 안되는 상태였습니다. 노보데비치 수녀원으로 유배 된 왕족이 두명 있었는데 그 중 표토르 대제의

2018년 겨울 구 유고슬라비아 여행기 프롤로그

By  | 2018년 1월 25일 | 
2018년 겨울 구 유고슬라비아 여행기 프롤로그
1980년대만 해도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공산국가이기는 했는데 소련의 위성 국가는 아니었고 심지어 서방 국가 모두와 그럭저럭 괜찮은 관계도 맺고 있었고 인도네시아와 인도와 함께 Non-Aligned Movement을 시작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던 국가가 1990년대 들어서 굉장히 지저분하게, 유혈이 낭자하게 분열을 하게 됩니다 즉 이런 국가가 이런 과정을 거쳐서 결국에 이렇게 쪼개집니다 그 중에서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는 이미 여행을 했고 슬로베니아는 단순 국경만 통과한 상태에서 이번 여행은 언젠가 여름에 가게 될 몬테네그로를 제외하면 마케도니아, 가장 최근에 독립한 코소보, 그리고 그 유고슬라비아의 중심부였던 세르비아를 다루게 될 것입니다. 1편: 코소보 1일차: P

2017년 여름 모스크바 여행기 4편: 박물관을 채울 미술품이 필요하면 약탈하면 된다

By  | 2018년 1월 25일 | 
2017년 여름 모스크바 여행기 4편: 박물관을 채울 미술품이 필요하면 약탈하면 된다
유럽의 유명한 미술관들은 일반적으로 남한테서 강탈한 물건들을 전시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에르미타쥬가 러시아 황실이 사들인 미술품들을 중심으로 해서 소련이 러시아 귀족들한테 강탈한 것을 추가해서 만든 미술관이죠. 그에 반해 모스크바에 있는 트레야코프 미술관은 거상이었던 트레야코프가 자비로 러시아 미술품들을 사 모은 후에 모스크바 시에 기증을 하면서 생긴 미술관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예카테리나 여제의 대표적인 초상화 얼핏 보기에는 서유럽의 화가가 그린 그림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것도 러시아 화가가 그린 작품입니다. 알렉산더 알렉산드르 이바노브의 작품인데 그리는데 2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처음에는 고전이나 성경 또는 예쁜 풍경화를 주로 그리는 정부 지원 화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