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BI-28

겨울의 공기

By  | 2013년 1월 14일 | 
겨울의 공기
요즘 사람들은 기다림을 모르는지 미련도 없이 너무 쉽게 쉽게 헤어집니다. <봄, 이소라> 선암사는 산 깊숙히 자리잡고 있었다. 가다가 그 흔한 이정표하나 나와있지 않아 앞에서 표를 끊지 않았다면 다시 되돌아 나왔을 것이다. 선암사 걷던 길을 잊지 못하겠다. 여름의 발랄함을 좋아했던 지난 날들 속에 스물 아홉이 된 1월에 겨울 산의 매력을 알게되었다. 이래서 좀 더 살아봐야하는게 세상일까. 모든게 추웠던 날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춥다"를 인사로 할 정도의 날씨였다. 산길을 걷는 내내 아무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직 선암사를 찾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걸었다. 그 곳의 공기와 풍경에만 집중했다. 차가운 공기를 깊숙히 들여마셨다. 그리고 내 몸속의 따뜻한 공기를 내뱉었다. 담아 놓았던 모든

Life of Pie.

By  | 2013년 3월 1일 | 
Life of Pie.
Lif of Pie. 영화를 본 뒤, 좋았던 영상들을 뒤로하고 궁금함에 라이프오브파이 해석이라고 검색 안해본 이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영상을 압도할 만큼 반전아닌 반전을 가지고 있는 영화이다. 많은 영화평론가와 블로거들의 해석을 읽고, 이동진의 팟캐스트 '빨간책방'에서 이 영화에 대한 평을 들은 후, 우리가 찾는 상징이라는 것은 사실 아무 상관이 없음을 깨달았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말대로 무엇이 진짜냐는 중요하지 않은 지 모른다. 영화를 본 후, 분석을 하고 상징을 찾아내는 것이 소히 더 멋있을 수도 있다. 또한 호랑이와 보낸 것 보다 인간과 보낸 것이 더 편하게 받아들여지는 이 불편한 진실은 글쎄... 인간 쪽 스토리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진다는 것 자체가 좀 슬프다. 난 책을 아직

영화 <Beginners>, 지금 당신의 삶

By  | 2012년 11월 9일 | 
영화 <Beginners>, 지금 당신의 삶
영화 <Beginners>- 주인공들의 대사가 많지 않아 좋았고, 배경음악이 한 악기들로만 이루어져 좋았고, 삶의 어려운 부분을 쉽게 애기해 주어서 좋았고, 주인공 남자의 일러스트 그림이 좋았고, 강아지 대사 좋았고, 영상이 좋았고, 75세의 암 선고 받은 게임 남자의 삶, 사랑을 유쾌하게 그려주었고(정말 그 할아버지 처럼 살다 가면 삶의 후회는 없을 듯), 강아지에게 위로받는 남자, 자유로운 여자, 그들의 사랑, 섹스, 인생, 힐링, 자연 등을 자연스럽게 흘러 보여준 것이 좋았고. 스틸 컷 처럼 이루어진 영상. "지금은 2003년이고, 태양의 모습이고...." 중간 중간 계속 이런 스틸컷이 나오는데 나 또한 내 삶의 장면을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2012년이고,

하와이언 레시피

By  | 2013년 1월 23일 | 
하와이언 레시피
영화 '하와이언 레시피' 중 한 컷이다. 일본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은 일본 음식 영화 좀 찾아보는 편이다. 음식 영화는 따뜻하다. 내가 본 음식 영화들의 공통점이다. '음식' 자체가 주는 이미지는 누군가를 위해 만든다, 혹은 작은 재료들부터 정성껏 다듬어 하나의 요리를 만드는 과정, 어느 곳 하나 차가운 곳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던 중 '하와이언 레시피'란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녀가 하는 요리와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방식, 영화의 느림이 좋았다. 외진 곳에 위치했고, 많은 주민들이 살지 않고, 모두 평소 해왔던 일을 차분히 해나간다. 충분히 내 자체도 고요한데, 난 더 어떤 고요함을 원하는 것일까. 영화 초반 부분에 나오는 '마라소다 도너츠', 단돈 1달러.

The reader_책 읽어주는 남자

By  | 2013년 3월 2일 | 
The reader_책 읽어주는 남자
우린 어떤 사랑을 해야 진정한 사랑을 했다 느낄까. '더 리더'의 두 남녀는 한철의 여름 시간이라는 시간과 공간에서 무엇을 교감했을까. 글을 모르는 그녀는 어린 소년에게 다만 책을 읽어주길 바랬을 뿐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더 이상 그 소년의 앞길을 막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아픈 어린 소년을 도와 주어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사람. 그 뒤부터 그 소년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집에 매일 온다. 처음엔 섹스만 했지만, 그녀는 언제가부터 책을 먼저 읽어주길 바란다. 글을 모르는 그녀는 그를 통해 이야기를 듣는다. 레싱의 비극부터 오디세우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까지. 글을 들으며 그의 품에서 오열을 하기도 한다. 그녀가 사는 조그만 울타리에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녀를 잠시나마 다른 곳으로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