哲學本色

Inequality for All, 2013 (모두를 위한 불평등)

By  | 2014년 3월 17일 | 
Inequality for All, 2013 (모두를 위한 불평등)
이니콸러티 포 올 (Inequality for All, 2013) 모두를 위한 불평등. 1. <모두를 위한 불평등>. 로버트 라이시가 UC Berkeley 에서 했던 <부와 빈곤> 이라는 강의를 영화화한 것이다. 그는 미국의 중산층 붕괴 상황과 불평등에 대해서 끝없이 생각했고, 썼고, 행동했고,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장관을 했고, 이제 영화를 만들었다. 소득과 분배면에서 1)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2) 왜 일어나는가? 3) 불평등, 그게 문제인가? 영화는 이 문제를 오늘 날 미국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며 답하는 식이다. 라이시는 미국에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이것은 중산층 붕괴와 독점적 금융자본, 노조 약화, 공공영역 감소 등의 문제로 인한 것이며, 이러한 불평등이

그래비티(Gravity, 2013) grave-gravy-gravity

By  | 2014년 3월 27일 | 
그래비티(Gravity, 2013) grave-gravy-gravity
그래비티(Gravity, 2013) 알폰소 쿠아론 감독. 1. 우주-꿈 영화를 보고 한참동안 나는 이 영화가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의 꿈을 그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중력은 어디에나 있다. 우주공간에 있는 그녀는 중력의 영향에서 벗어난 것처럼 믿고 있지만 실상 우주 공간에서 만나는 재난, 이 재난은 우주에서 지상에서 끌어당기는 힘, 중력(gravity)에 의한 것이다. 꿈도 마찬가지다. 마치 우주에 미치는 중력의 영향을 깨닫지 못하는 우주인처럼, 꿈에 미치는 현실의 영향을 우리 대부분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우주, 이 텅빈 공간(space)에도 중력이 작동하고 있다. 꿈이 나를 어떤 세계로 끊임 없이 몰아넣고 파국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이끌듯이, 스톤의 우주도 마찬가지다. 모든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2013)

By  | 2014년 3월 13일 | 
노예 12년 (12 Years a Slave, 2013)스티브 맥퀸 감독 1. 주인은 노예를 죽이지 못한다. 이것은 하나의 법칙 같은 것이다. 노예는 재산이기 때문에 자의대로 할 수 있을지언정 그 '자의' 안에 노예를 죽이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영화에서도 플랫의 주인이었던 포드나 옙스 모두 노예를 자기 손으로 죽이지 못한다. 죽어가는 노예를 방기하는 것과 노예를 죽이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죽어가는 노예가 있다면 노예를 살리는 비용과 그 노예의 활용 가치를 비교할 것이다. 그러나 결코 주인은 노예를 죽이지는 못한다. 다시 말하지만 노예는 재산이기 때문이다. 그건 비교적 인간적인 주인인 포드에게나, 비인간적인 주인인 옙스에게나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목화를 많이 따는 여자 노예라면 아내가 팔아라고 종

노아(Noah, 2014) 미드라쉬

By  | 2014년 3월 27일 | 
노아(Noah, 2014)대런 아르노프스키 감독. 1. 필리프 쥴리앵의 <노아의 외투>는 아버지에 대한 라캉의 세가지 견해를 담은 책이다. 내 책 <인문 육아>에서 마지막 장에 추천도서로도 언급했던 책이다. 영화 <노아>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서사의 핵심적인 축을 이룬다. 공유한 인터뷰에서 감독의 말대로 신과 인간의 관계, 노아와 아들들 간의 관계. 두발카인이 신에 대해서 자신과 왜 대화하지 않느냐고 항변하고, 노아는 창조주의 뜻이 무엇인지를 끝없이 되묻는다. 셈과 함이 다르지만 같은 이유로 아버지 노아를 해하려 할 때, 아버지-존재는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가 된다. 아들들은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하고, '말씀'을 거역한다. 그리고 그 거역은 어떤 의미에서 그 말씀이

말하는 건축 시티:홀 (City: hall, 2013)

By  | 2014년 4월 2일 | 
말하는 건축 시티:홀 (City: hall, 2013)
말하는 건축 시티:홀 (City: hall, 2013) 정재은 감독. 1) 서울 시청 신청사와 관련해 그간 많은 비판이 있었다. 이 영화는 신청사에 대한 뒷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애초 선정되었던 설계안이 문화재청의 반발로 무효화된 사정, 현재와 같은 모습의 청사를 설계한 유걸 건축가가 뒤늦게 합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심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었던 요소들, 시공사-설계사-서울시 간의 갈등 요소들 등등. 2) 신청사 컨셉 디자인 2등안을 제출했던 박승홍 건축가의 변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시에서는 이 신청사가 대단한 아이콘과 상징이 되길 바라는데 그게 잘못이 아닌가". 그러니까 박승홍 선생은 시민들이 생각하는 서울시청 구청사 건물에 대한 이미지가 존재하는데 '상징성이 있는 아이콘'으로 신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