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을 쓴 소녀(La religieuse, The Nun, 2013)
By 귀차니즘의 극치 | 2014년 3월 25일 |
감 독 : 기욤 니클루 / 114분 출 연 : 폴린 에티엔, 이자벨 위페르 관람일 : 2014.01.28 원작 소설도 영화도 상당한 논란거리가 되었던 작품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말고. 줄거리만 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작품을 보고 나니 왜 그런지는 알 것 같았다. 카톨릭이 베이스인 나라라면, 이건 사회고발적인 성격의 작품으로 낙인찍힐 수 밖에 없다. 막 꽃봉오리가 피어나려는 소녀에게 그녀의 가족은 수녀가 되기를 강요한다. 형부가 은근한 추파를 던지기도 했고, 가세가 기울어져 지참금을 줄 수 없기도 했으며, 어머니의 죄의 씨앗이기도 했으니까(가족은 모르고 집안 신부만 안다고 했지만 뉘앙스가 다들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다고 봐야 하려나). 수녀원의 부드러운 강요와 집안의 강압적인 강요에
2013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 후기
By FLOW | 2013년 12월 6일 |
01 잔뜩 심술이 나 있었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었고 또 일정한 양을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어떻든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시간표 대로 움직이는 자동 로봇이라면 충분히 배터리를 충전하고 극장에서 영화만 보면 될 뿐 아닌가. 그렇지만 아니다.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닌 것이다. 일단 영화가 충분히 힘이 없으면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자동적으로 눈부터 감긴다. 가장 기분이 상했던 것은 한 시간 이상 영화를 보면서 졸았는데 내용이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도대체 서사를 넘어 이미지로 그릴 수 있는 시간의 범위란 무엇이란 말인가. 고무줄처럼 늘어난 감정의 시간을 얼마나 견뎌내야 하는 것인가. 그 점에서 화가 났다. 말 그대로 자기 감정에 놀아나는 것 아닌가. 호흡이 느려진다는 건 그 감정의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