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난해한 영화
![버지니아- 난해한 영화](https://img.zoomtrend.com/2018/06/21/e0028092_5b2b58294a0cc.jpg)
주도 리치먼드(Richmond)에 있는 작지만 오래된 역사를 가진 버지니아 주청사(Virginia State Capitol)
미국에 이사와서 처음 14년을 살았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떠나기 1년전에야 겨우 주도인 새크라멘토를 방문해서 주청사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당시 코로나 때문에 내부투어는 불가해서 외관만 슬쩍 구경을 했었다.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러나 작년에 이사를 온 여기 동부 버지니아의 주청사는, 1년도 되지않은 지난 9월의 남부 1박2일 여행의 마지막에 주도인 리치먼드(Richmond)를 지나며 잠깐 방문해서 내부까지 둘러보았다. 뭐, 특별히 캘리포니아보다 버지니아 주정부를 좋아한다거나 주행정에 더 관심이 있어서 그리 된 것은 아니고, 그냥 집에서 2시간 거리로 가까운 위치에 주도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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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데로 시내 한가운데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를 조금 더 운전하니까, 정면에 커다란 동상이 보이는 곳이 주청사라서 길가에 주차를 했는데, 종탑이 세워진 도로변의 건물은 세인트폴 교회(St Paul's Episcopal Church)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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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톨스퀘어(Capitol Square)의 첫번째 기념물로 1858년에 만들어졌다는 워싱턴 기마상을 비롯해서 주청사 건물도 보수중인지 가림막으로 많이 가려져 있었다. 뒤로 보이는 멋진 고딕 양식의 건물은 옛시청(Old City Hall)인데 역시 리모델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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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뒷마당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동상은 남북전쟁 당시에 최고의 기병대 지휘관으로 평가받는 남군의 토머스 "스톤월" 잭슨(Thomas "Stonewall" Jackson)이다. 이 사람이 '돌담 장군'으로 불리게 된 연유는 여기를 클릭해서 올해 초에 집 근처 전쟁터 한 곳을 방문했던 후기를 보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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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민권운동 기념물(Virginia Civil Rights Memorial)은 2008년에 건립되었는데, 이러한 1960년대 공민권 운동과 관련된 기념물들은 당연히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 남부의 주들에 많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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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바로 옆으로 1813년부터 지금까지 200년 넘게 계속 사용되고 있어서, 미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주지사 관저라고 하는 이그제큐티브 맨션(Executive Mansion)이 자리잡고 있다. 즉, 작년에 선거로 당선이 되었던 공화당의 글렌 영킨(Glenn Youngkin) 버지니아 주지사 가족도 공식적으로 저 집에 살고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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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으로 언덕의 내리막길을 따라 만들어진 이 노란 건물은 주정부가 사용하는 사무실들이 입주한 건물이고, 여기서 뒤를 돌아서 내려온 언덕을 돌아보면 이것과 모양이 별반 다르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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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의 버지니아 주청사(Virginia State Capitol)가 철망과 까만 가림막 너머로 보였다. 제2대 주지사인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이 1780년에 주도(state capital)를 윌리엄스버그에서 리치몬드로 옮기고, 그가 프랑스 대사로 가있는 동안에 직접 설계해서 보내온 도면에 따라 1785년에 공사가 시작된 이 건물은 신대륙에 지어진 최초의 로마 신전(Roman temple) 스타일의 건축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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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철망으로 막아놓아서 여름 동안 자란 잡초가 무성했다.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찾아서 광장을 빙 돌아 왔는데, 언덕 아래에 입구가 있는 지하의 비지터센터도 폐쇄된 상태였고, 맨 처음 주차하고 걸어왔던 쪽의 옆문이 당시 유일한 출입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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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보고 있는 언덕 아래로는 바로 도로가 가로지르고 다른 건물들이 빼곡했는데, 정면에 보이는 것은 연방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이라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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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퀴를 완전히 돌아서 다시 언덕을 올라가는 계단에서는 처음 소개했던 워싱턴 기마상의 하단부가 정면에 보이는데, 기단을 돌아가며 미국독립에 기여한 버지니아 출신 6명의 인물상이 만들어져 있다. 그 중 정면에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미국의 독립을 논의한 1775년의 버지니아 식민지 회의에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고 포효했던 패트릭 헨리(Patrick Henry)로 이듬해 초대 버지니아 주지사에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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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를 구경하러 들어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Votes for Women" 깃발을 든 사람을 포함해 11명 여성의 동상이 모여있는 2019년에 만들어진 버지니아 여성 기념물(Virginia Women's Monument)을 구경했다. 400여년 전 제임스타운 시절부터 1920년에 미국 수정헌법 제19조의 통과로 여성 참정권(Women's suffrage)이 보장되기까지, 시대를 초월한 여러 여성운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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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실내로 들어가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무엇보다 이 체크무늬 바닥이었다. 월요일 오후 4시가 좀 지난 시각이었는데, 입구 경비실에 두세명을 제외하고는 돌아다니는 동안에 다른 사람은 전혀 보지 못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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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중앙에 세워진 조지 워싱턴의 대리석 조각은 당대 최고의 조각가였던 프랑스인 장-앙투안 우동(Jean-Antoine Houdon)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서 워싱턴을 만나고 돌아가 제작한 원본으로, 그를 가장 정확히 묘사한 조각으로 인정을 받는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 조각으로 본을 뜬 틀을 이용한 청동상과 석고상이 공식적으로만 30개 이상 제작되어서, 미국 전역은 물론 영국 런던과 페루 리마에서도 볼 수 있다는데,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로툰다와 워싱턴 기념탑 내부에서 봤던 청동상이 모두 이 대리석상의 복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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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뒤쪽으로 입구가 보이던 Old House Chamber는 1788년부터 1904년까지 사용된 최초의 회의실로, 1861년에 이 방에서 버지니아의 미연방 탈퇴도 결정되었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책상 위에 놓여진 메이스(Mace)는 1930년대 영국에서 만들어 버지니아 주의회에 선물한 것으로, 옛날 식민지 시절부터 이어지는 영국과 버지니아의 정치적 유대를 상징하는 것이라 한다. (실제 1700년대 초부터 영국 국왕이 임명한 식민지 총독의 권위를 상징하는 비슷한 메이스가 전해져 왔는데, 독립혁명 후에 더 이상 의미가 없으니까 그냥 팔아버렸다고 함. 지금 그 물건은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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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좌우로 보이던 건물은 1906년에 추가로 증축되어서 현재 사용하는 상하원 회의실이 들어서 있다. 먼저 주하원 회의실인데 좌우 책상에 지키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 때는 그냥 여기서 멀직히 한 번 바라보고 돌아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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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주상원 회의실은 잠긴 문까지 걸어가서 유리창 너머로 연단과 내부를 둘러봤다. 미국 연방이야 50개 주의 인구수 차이에 따른 문제 등으로 상원과 하원의 양원제를 하는 것이 이해되지만, 각각의 주들도 상원과 하원이 따로 있는게 그냥 멋있게 보여서 따라 하는건지? 아니면 다른 구체적인 이유가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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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의 사각형 발코니 벽에는 역대 주지사들의 초상화가 빙 돌아가며 걸려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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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실(Governor's Office)이 정문 위쪽으로 중앙에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작고 동그란 돔 형태의 지붕 가운데에 채광창이 만들어져 있는 것도 특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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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현재 살고 있는 주의 스테이트하우스(statehouse) 구경을 후다닥 마치고 북쪽으로 2시간여 운전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1박2일의 남부 버지니아 여행을 마쳤다. 갯수 정리하기 좋아하는 위기주부가 그냥 넘어갈 수는 없으니... 여기가 블로그에 소개된 미국의 6번째 주청사이다. (내부까지 들어가본 것으로는 뉴멕시코 산타페(Santa Fe)와 캔사스 토피카(Topeka)에 이어서 3번째) 그런데 집에서 차로 3~4시간 거리에 아직 직접 보지 못한 다른 주의 청사가 6개나 더 있고, 코네티컷과 로드아일랜드의 주도는 차로 그냥 지나갔던 경우도 많아서, 아마도 조만간에 그 중 몇 곳은 외관만이라도 블로그에 더 등장을 하게될 것 같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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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전쟁 최초의 불런(Bull Run) 전쟁터인 매너서스 국립전장공원(Manassas National Battlefield Park)
미국의 남북전쟁은 링컨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1861년 4월 12일 새벽에, 이미 연방을 탈퇴한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계속 연방군이 주둔하고 있던 섬터 요새(Fort Sumter)를 남군이 공격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일방적인 포격을 받은 요새의 지휘관이 다음 날 오후에 남군에 항복을 하고 요새를 내어주었기 때문에, 남과 북 사이에 직접적인 교전은 없었다. (북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예포를 발사하다가 대포가 폭발하는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한 것이 남북을 통틀어 첫번째 인명 피해임)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은 그로부터 약 3개월 후에 북부 버지니아에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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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가 완전히 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했던 지난 4월에, 버지니아 최대의 한인타운인 센터빌(Centreville)의 서쪽에 있는 게인스빌(Gainesville)에 일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그 두 마을의 사이에 있는 매너서스 국립전장공원(Manassas National Battlefield Park)을 방문했는데, 집에서는 30분 정도 거리이다. 국립공원청에서 관리하는 군사공원의 한 종류인 배틀필드파크(Battlefield Park)는 전적지공원 또는 전쟁터공원으로 부를 수도 있지만, 이 블로그에서는 그냥 전장공원(戰場公園)으로 한 글자 줄여서 부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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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사이로 보이던 하얀 건물은 헨리힐 비지터센터(Henry Hill Visitor Center)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 전쟁터는 1861년 7월 21일에 미국 남과 북의 첫번째 불런 전투(First Battle of Bull Run)가 벌어진 곳으로, 황소가 달리는 곳이 아니라 미동부에서는 물이 흐르는 개울을 '런(run)'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번역하자면 황소개울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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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데스크 뒤로 공원의 지도가 보이는데, 우리는 비지터센터 뒤쪽 들판만 돌아보는 짧은 트레일을 했기 때문에, 전체 공원지도를 따로 보여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참고로 공원 서쪽에서 이듬해인 1862년 8월에도 전투가 벌어져서, 두 전쟁터를 묶어서 하나의 국립공원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 10시가 조금 지났는데 안내영화는 11시 정각에 시작한다고 해서, 트레일을 먼저 하고와서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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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터센터 뒷문으로 나오니 푸른 초원 너머로 옛날 건물들과 기념비가 나무 난간과 함께 만들어져 있고, 그 너머로는 하얀 천막들도 많이 보였다. 무엇보다도 우리 부부가 반가워 했던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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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포들이다~ 지난 번 게티스버그 국립군사공원(Gettysburg National Military Park)에서 대포와 사랑에 빠지신 사모님... 안 말리면 그대로 주차장까지 끌고 가서 우리 차 뒤에 붙들어 메고 집으로 가지고 가실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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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들이 잘 나와야 한다고, 커플셀카를 몇 번이나 찍었는지 모른다. 아내가 쓰고있는 모자는 "Parents of 23"이라는 뜻인데, 정말로 내년이면 벌써 딸이 대학교 졸업이다.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입학연도가 아니라 졸업연도로 학년을 구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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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런 기념비(Bull Run Monument)는 4년간의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인 1865년에 6월에, 여기 헨리힐의 유해를 수습하는 임무를 맡았던 연방군 병사들이 3주만에 만들어서 세운 것으로, 남북전쟁과 관련된 기념물로는 최초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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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천막이 만들어져 있던 곳에는 이렇게 옛날 복장을 하고 마차를 끌고 나와서 무슨 장사를 하시는가 했는데, 과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오신 분들은 이 두 명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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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군복을 입고 머스킷 소총을 든 19세기 남부연합군 병사들이 20여명이나 모여 있었는데, 그들을 지금 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21세기의 국립공원청 파크레인저...^^ 마침 일요일이라서 'Living History: Civilian & Infantry' 행사를 하는 것인데, 여름철에 매주 일요일마다 진행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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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배우까지는 아니지만 진지한 모습의 사람들로 왠지 자원봉사같지는 않았다. 요 근래에 뮤지컬 해밀턴(Hamilton: An American Musical)이나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Bridgerton) 등의 역사극과 디즈니 영화에서도 인종불문 캐스팅이 유행이던데, 미국 남북전쟁 모습의 재연에 동양인도 받아줄까?
남부연합군과 함께 진군(?)하는 아내의 모습을 클릭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다. 비디오에서는 북소리도 나오고 마지막에는 아메리카 연합국(Confederate States of America)의 펄럭이는 깃발도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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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분은 업무시작과 동시에 잔디밭에 드러누웠는데, 아마도 누워서 휴식하는 병사가 자신이 맡은 배역일 수도 있겠다.^^ 조금 주변을 둘러보다가 루프트레일도 다 돌지 않고, 비지터센터 근처에 있는 가장 유명한 동상을 보러 가기로 했다. 참, 이 때는 몰랐는데 11시 정각에 병사들이 머스킷(musket) 소총을 실제로 발사하는 재연행사를 했다고 하는데 직접 못 봐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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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으로 걸어가는 길의 나무 아래에 있던 추모비 하나... 조지아 사바나(Savannah) 출신으로 켄터키 주의 부대를 이끌고 여기 버지니아에서 싸우다가, 이 자리에서 중상을 입고 사망한 Francis S. Bartow는 남북전쟁에서 최초로 사망한 남군의 장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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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는 물론이고 미국 남부 곳곳에서 '스톤월(Stonewall)'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자 이 전쟁터에서 탄생한 스타라고 할 수 있는 남부연합의 토마스 잭슨(Thomas 'Stonewall' Jackson)의 동상이다. 한국에서도 뉴스 등을 통해서 본명보다는 오히려 '스톤월 잭슨'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고, 석벽(石壁) 또는 돌담 장군으로 번역해서 쓴 뉴스 기사나 글들도 많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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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의 반대편에는 잭슨에게 그러한 별명을 안긴 유명한 말이 씌여있는데, 북군에게 밀려서 후퇴하던 남군의 제3여단장이던 비(Barnard Elliott Bee, Jr.) 준장이 뒤쪽에 있던 버지니아 출신으로만 구성된 제1여단을 이끄는 잭슨 준장을 바라보며 아래와 같이 말했단다.
"There is Jackson standing like a stone wall. Let us determine to die here, and we will conquer. Rally behind the Virginians!"
저기 잭슨이 돌담처럼 버티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길 것이다. 버지니아인들을 지원하자!
돌담처럼 버티고 선 잭슨이 지휘한 남군은 지원군이 올 때까지 5시간 동안 북군의 공세를 막아낸 후 반격에 성공해서 남북전쟁 첫번째 전투는 남군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이 후 2년 동안 '스톤월 잭슨(Stonewall Jackson)'으로 불리며 셰넌도어 계곡 등에서 전설적인 지휘관의 면모를 보여주지만, 1863년 게티스버그 직전의 챈슬러스빌(Chancellorsville) 전투가 끝난 후에 어이없는 아군의 오인사격으로 사망한다. 만약 잭슨이 살아있었다면 게티스버그 전투의 첫날에 남군이 세메터리힐을 점령해서, 최소한 게티스버그 전투의 판도는 바뀌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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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동상 앞에서 찍은 사진의 왼편에 멀리 보이던 이 기념물은 바로 잭슨에게 '스톤월'이라는 별명을 선사한 비(Bee)의 추모비인데, 그는 위의 말을 한 직후에 여기서 사망했다. 일설에 의하면 그가 위와 같이 말한 것은 맞지만, 자신의 부대는 전방에서 싸우는데 잭슨은 도와주러 안 오고 뒤쪽에 "돌담처럼 우두커니 서있다"고 화가 나서 한 말이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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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이 비틀어지고 위쪽도 부러진게 수령이 2백년은 넘어 보이니, 아마도 이 나무는 160년 전에 이 언덕에서 있었던 남북전쟁 최초의 전투를 직접 목격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비지터센터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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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시간까지 좀 남아서 전시장을 먼저 둘러봤는데, 입구에는 남군 병사들의 순진한 얼굴이 부조로 새겨져 있고, 사진 왼쪽에 처참한 흑백사진과 함께 '순수의 종말(The End of Innocence)'이라고 씌여있다. 이 말은 잠시 후에 본 무려 45분 길이의 안내영화의 제목이기도 한데, 이 첫번째 전투에서 남과 북은 각각 약 3만명의 군인들이 동원되어서 연방군 약 3천명과 남부군 약 2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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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에 참가했던 남북의 여러 부대의 군복을 모형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당시에는 남과 북 모두 통일된 군복이 없었기 때문에 200종에 가까운 유니폼이 등장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군복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위 사진에서도 알 수 있지만 남부연합국의 깃발이 당시 미연방 국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아군인지 적군인지 멀리서는 도저히 구분이 불가능했단다. 결국 이 전투가 끝나고 남부연합은 군기를 새로 만들었는데, 그것이 지금도 남부지역이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집회에서 볼 수 있는 X자 모양의 남부연합기(Confederate Fla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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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1차 불런 전투의 진행상황을 보여주는 LED가 깜박이는 지도인데, 인적물적 자원이 우세했던 북군이 첫 전투에서 참패하면서, 남북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는 장기전이 된 것이다. (상세한 전쟁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이듬해인 1862년 8월에 벌어진 2차 불런 전투의 비지터센터와 기념비 등도 공원 서쪽에 따로 만들어져 있는데, 집에서 가깝기는 하지만 언제 또 방문해서 거기도 가 볼 수 있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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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전쟁(Civil War)에서 가장 길었던 9달반의 군사작전인 피터스버그 포위전(Siege of Petersburg)
![미국 남북전쟁(Civil War)에서 가장 길었던 9달반의 군사작전인 피터스버그 포위전(Siege of Petersburg)](https://img.zoomtrend.com/2024/05/14/b8d6aad0-1d30-5c05-8010-66bbbf98e6ba.jpg)
"움켜잡다/점령하다"라는 뜻의 영단어 'seize'와 스펠링과 발음, 그리고 의미까지 비슷해서 헷갈리는 다른 단어로 'siege'가 있다. 영어에 약했던 위기주부는 "가두다/포위하다"라는 뜻의 이 단어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때를 정확히 기억하는데, 바로 한국에 PC방 열풍을 일으켰던 컴퓨터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StarCraft)를 하면서, 테란 종족의 지상공격 무기에 시즈탱크(Siege Tank)가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본인의 주종족은 프로토스였는데... 정말 거의 30년전 이야기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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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꺼낸 김에 찾아본 시즈탱크의 모습으로 애니메이션처럼 지지대로 땅에 고정되는 '시즈모드(siege mode)'를 개발하면, 엄청난 사거리의 포격으로 적의 기지와 방어선을 공성(攻城)하는 능력이 탁월한 무기였다. 옛날이라 비록 이런 탱크는 없었지만(^^) 북군이 무지막지한 크기의 대포를 만들면서까지, 남군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피터스버그를 9개월 이상 둘러싸고 공격을 했던 것이 바로 피터스버그 포위전(Siege of Petersbur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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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년 남북전쟁 말기의 소위 '오버랜드 캠페인(Overland Campaign)'에서 양측의 이동경로를 보여주는 지도이다. 제일 위쪽의 The Wilderness와 Spotsylvania Court House 전투는 작년 여름에, 그랜트가 남군 수도 리치먼드를 점령하려다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Cold Harbor 전투는 시리즈 전편에서 잠깐씩 소개를 했었다. 그 후에 제일 아래의 여기 피터스버그를 점령하기 위해 9개월 이상 공성전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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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부근의 많은 전투지역과 북군의 보급기지였던 제임스 강변의 시티포인트(City Point) 등이 국립 공원인 피터스버그 국립전쟁터(Petersburg National Battlefield)로 지정이 되어 있고, 여기는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동부전선 안내소(Eastern Front Visitor Center)인데, 시작부터 커다란 대포들이 즐비하게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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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전의 의미를 살리려 했는지, 비지터센터 건물의 외관도 아주 튼튼한 성처럼 느껴졌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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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임스 강을 따라서 하류로 내려가면, 재작년에 방문해서 잠깐 소개한 적이 있는 버지니아 식민지가 시작된 제임스타운(Jamestown)이 나오는데, 그 공원 안에 있던 역사적인 글래스하우스(Glasshouse)에서 만든 유리공예 제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는게 특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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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위기주부만을 위해서 안내영화 <Endurance Without Relief>를 틀어주었는데, 재연배우들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피터스버그 포위전을 이해하는데 역시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화면의 좌우 아래쪽으로 많이 보이는 것들이 모두 스피커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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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잠깐 언급했던 특별 제작한 대포인 'The Dictator'로 지름 13인치에 무게 100 kg이 넘는 포탄을 2.5마일 거리까지 발사할 수 있었단다. 하지만 대포 자체의 무게가 8톤이 넘어서, 철도로만 운반이 가능했기 때문에 활용도가 낮아서 자주 사용되지는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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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의 극장을 전시장이 둘러싸고 있는데, 그 사이에는 참호를 연상시키도록 땅을 파놓은 이유도 나중에 아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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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비지터센터 구경을 마치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여기는 오토투어의 출발점 역할만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기는 했지만 레인저가 추천해 준 장소 두 곳은 둘러보기로 하고, 아래와 같은 일방통행 도로를 따라서 출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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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지역을 모두 표시한 공원 지도에서 피터스버그 시내와 가장 가까웠던 동부전선 지역만 크게 확대한 것으로, 연한 붉은색으로 띄엄띄엄 그려진 굵은 선들이 남군의 방어선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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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번 Siege Encampment Exhibit로 양측이 9개월 이상 대치할 때, 병사들이 임시로 만들어 지냈던 통나무집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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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참호를 재현해 놓았다. 1900년대 초의 제1차 세계대전을 상징하는 장면인 참호전이, 실질적으로 처음 등장한 전투가 피터스버그 포위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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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이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인 ⑧번 The Crater이다. "여기에 무슨 분화구가 있다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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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 안쪽으로 지금도 움푹 꺼져보이는 곳이 바로 그 '분화구'이다. 빨리 피터스버그를 함락시키고 리치먼드를 점령해 전쟁을 끝내고 싶었던 그랜트 장군의 지시로, 남군 방어선 아래로 몰래 땅굴을 파서, 1864년 7월 30일 새벽에 무려 8,000파운드의 화약을 폭발시켜서 지름 50 m에 깊이 9 m의 거대한 이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당연히 남군의 진지도 싹 다 날라가서, 그 무너진 틈으로 북군이 돌격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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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브로셔 표지에 인쇄된 이 그림처럼 북군은 깊숙한 구덩이에 빠져서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고, 정신을 차린 주변의 남군이 반격을 해와서, 대부분 흑인으로 구성되었던 북군의 돌격부대는 거의 학살을 당하는 수준으로 무려 3,800명의 사상자를 내게 된다. 이 구덩이 전투(Battle of the Crater)의 실패로 그랜트는 전략을 바꿔서, 피터스버그를 포위하고 남군의 보급 철도망을 하나씩 끊어나가는 장기전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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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여기는 남부 버지니아라서 그런지 구덩이 주변으로는 여기를 지키고 싸웠던 남군을 추모하는 기념물이 많이 보였는데, 앞쪽에 보이는 것은 노스캐롤라이나 부대를 기리는 것이고, 뒤로 보이는 탑은 그 날 반격을 주도한 남군의 마혼(Mahone) 장군 기념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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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남군은 절대적인 열세 속에서 이듬해 3월말까지 무려 9개월반을 버텼지만... 결국 마지막 보급선까지 끊어지고 북군 총사령관 그랜트 장군이 총공세를 예고하자, 1865년 4월 2일 밤에 남군 총사령관 리(Lee) 장군은 피터스버그와 리치먼드를 동시에 포기하고 전병력을 유일한 탈출구인 서쪽으로 후퇴시키기로 결정한다. 그로부터 7일 후에 두 장군이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장소가 바로, 이 날 위기주부가 첫번째로 방문했던 곳으로 '남부 버지니아 별볼일 없는 국립 공원들'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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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북전쟁(Civil War)에서 가장 길었던 9달반의 군사작전인 피터스버그 포위전(Siege of Petersburg)](https://img.zoomtrend.com/2024/05/14/418c01eb-7d89-5b9a-9651-d08a30c246bc.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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