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It (2017)
By 멧가비 | 2017년 12월 22일 |
![그것 It (2017)](https://img.zoomtrend.com/2017/12/22/a0317057_5a3ca4057d18d.jpg)
80년대는 사이버펑크 시대이자 존 휴즈 청춘물의 시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소년들의 시대이기도 했다. 그 시절 소년들은 [구니스], [매드 맥스 3], [E.T.] 등을 통해 서스펜스와 모험에 빠졌는데, 조금 늦은 1990년의 [피의 피에로]도 스티븐 킹의 원작은 80년대의 산물이었다. 평가 받음에 있어서 다소 불리한 지점에 있었을 것이다. 그 스티븐 킹의 소설과 함께 훌륭한 실사화 드라마가 이미 존재하고 있으므로, 비교는 불가피한 일. 이에 영화는 모범 답안을 내놓는다. 과욕을 버린다는 차선의 답. 여러 권으로 구성된 장편 소설을 영화 한 편에 욱여넣지 않기로 한 것은 좋은 선택이다. 물론 스튜디오의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는 반대로 유리한 면도 있던 것이다. 검증된 원작과
살인자의 기억법 (2017)
By 멧가비 | 2017년 12월 28일 |
![살인자의 기억법 (2017)](https://img.zoomtrend.com/2017/12/28/a0317057_5a44bad9ac42c.jpg)
공소시효가 지난 과거의 연쇄살인. 병수는 자신의 과거를 물리적으로 완벽히 묻음과 동시에 치매라는 질병으로 인해 자기 내부에서도 묻게 된다. 뜻하지 않게 살인자의 과거와 완벽히 단절되려는 병수에게, 역시나 뜻하지 않은 마지막 게임이 찾아온다. 병수는 공정하지 못한 게임을 한다. 치매라는 것은 병수의 패를 상대에게 모두 보여주고 시작하게 만드는 페널티로 작용한다. 병수는 관객으로부터도 신뢰받지 못한다. 저 모든 과정이 사실 치매로 인한 망상이진 않을까,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공통된 한 가지 의혹을 떠올리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당사자인 병수 역시 같은 의문에 빠진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치매와 싸우는, 자신이 딸을 죽일지 모른다는 내부의 두려움과 싸우는 이야기. 이 과정에서 영화의 호흡은 이따금 환
제럴드의 게임 Gerald's Game (2017)
By 멧가비 | 2017년 11월 16일 |
![제럴드의 게임 Gerald's Game (2017)](https://img.zoomtrend.com/2017/11/16/a0317057_5a0d294ecab9c.jpg)
침대 위에 갇혀버린 제시에게 그 자신의 내면이 말을 걸어온다. 죄책감이나 트라우마, 증오, 분노, 두려움을 대변하는 쪽. 그리고 자기연민과 방어기제를 대변하는 쪽. 해가 달에 가려지듯 그렇게 무의식으로 가려져 있던 언젠가의 기억이 제시를 찾아오면서 공포는 시작된다. 아니, 반대로 문득 찾아온 공포가 제시의 기억을 해방시킨 쪽에 가깝다. 기억을 끄집어내는 건 가끔 전혀 무관한 무언가이기도 하다는 점을 섬세하게 캐치해냈다. 들개의 물리적 공포, 해가 진 이후 나타난 문라이트맨의 오컬트적 공포 등 버라이어티한 호러 구성. 이런 장르적 공포의 끝에 찾아오는 건 제시의 내면에서 스스로 발생한 심리적 압박감이다. 외부에서 찾아온 공포가 결국 내면의 공포를 깨우고, 그 끝에는 착취적인 남성성에 대한 근원적 트라
론머맨 The Lawnmower Man (1992)
By 멧가비 | 2016년 12월 6일 |
![론머맨 The Lawnmower Man (1992)](https://img.zoomtrend.com/2016/12/06/a0317057_584656c16d985.jpg)
순수하고 선한 마음을 가졌지만 지능이 부족하다는 이유 만으로 마을 최고의 호구이자 동네북 취급을 받는 청년 조브. 우연히 과학자의 눈에 띈 그는 피험자의 지능을 끌어올리는 실험의 모르모트가 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불안정했던 실험은 조브의 지능을 초인적으로 끌어올리고, 초능력에 눈을 뜬 조브는 새로운 인격을 가진 악마적 초월자로 거듭난다. 크리스트교 경전 중 구약의 '욥기(Book of Job)'를 비틀어 모티브로 삼은 이 영화의 주인공 조브는 이른바 신앙심이 비틀린 욥이다. 조브가 네트워크의 신이 되기 전 참혹하게 복수한 인물이 (욥의 친구들과 동일하게) 세 명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초능력을 얻기 전 신부(神父)로부터 받았던 학대는, 각성한 조브로 하여금 신성(神聖)을 부정하고 그 스스로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