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를 봤다. 끔찍하게도 혼자인 외롭고 또 외로운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서 견딜수가 없었다. 무슨 이유이든, 철저하게 외로워봤던 사람이라면 눈물 없이 그녀를 볼 수 없다. 그 순간 그녀는 타자가 아니라, 보호나 미안함의 대상이 아니라 내가 된다. 내 아픔이 된다. 까맣고 지옥같던 기억의 파편들, 어떤 날의 나, 지금의 나, 내 안의 어떤 부분들. 도저히 무엇 하나 붙잡을 수 없이 한 없이 떨어지던.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몸짓을 멈추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삶으로 나아가려는 그녀의 모습에서한없이 여리고 작은듯 했던, 나의 위로가 필요할 것 같던 그녀에게서도리어 온 몸을 뒤흔들릴 정도로 강렬하고 충격적인 위로를 받고 한동안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