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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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 너는 잘못한 게 없는데

토요일 낮 오후 세 시|2014년 4월 21일

[한공주], 국제영화제 8관왕에 빛나는 올해의 영화다. 출연했던 배우들의 호연에 대한 이야기도 끊이지 않았고, 실화를 기반으로 한, 실상은 자극적이기 이를 데 없는 소재도 계속해서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사실, 이런 문제가 가져오는 파장은 언제나 강렬하다. 그것이 비록 순간적인 것일지라도. 영화보는 내내 계속 생각했다. 아니 저절로 떠올랐다. [도가니(황동혁 감독, 2011)]와 [꽃잎(장선우 감독, 1996)]. 미성년을 대상으로 한 성적인 폭력은 언제나 관객에게도 생생한 고통을 준다. 표현 정도에 따라 한동안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고통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말이지 두려웠다. 이 영화를 본다는 것은. 보고 나서 무언가 끄적이기 위해 영화의 장면을 떠올려야 한다는 일은. 단순히 이야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 : <한공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 : <한공주>

주말엔 영화관으로 |2014년 4월 20일

를 봤다. 끔찍하게도 혼자인 외롭고 또 외로운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서 견딜수가 없었다. 무슨 이유이든, 철저하게 외로워봤던 사람이라면 눈물 없이 그녀를 볼 수 없다. 그 순간 그녀는 타자가 아니라, 보호나 미안함의 대상이 아니라 내가 된다. 내 아픔이 된다. 까맣고 지옥같던 기억의 파편들, 어떤 날의 나, 지금의 나, 내 안의 어떤 부분들. 도저히 무엇 하나 붙잡을 수 없이 한 없이 떨어지던.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몸짓을 멈추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삶으로 나아가려는 그녀의 모습에서한없이 여리고 작은듯 했던, 나의 위로가 필요할 것 같던 그녀에게서도리어 온 몸을 뒤흔들릴 정도로 강렬하고 충격적인 위로를 받고 한동안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이

<한공주> 강물로 뛰어든 공주는 세월호를 빼닮았다

<한공주> 강물로 뛰어든 공주는 세월호를 빼닮았다

새날이 올거야|2014년 4월 20일

세월호 참사로 인해 나라 전체가 어수선하다. 갈수록 늘어가는 사망자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런데 이 혼란함을 틈타 한동안 잠잠해있던 정치병 환자들이 수면 아래에 있던 머리를 빼꼼히 쳐들기 시작했다. 이번 참사를 기화로 또 다시 한반도를 좌우 프레임으로 나누어 서로 물어뜯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국가적 재난상황과 좌우 이념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고 저러는 걸까?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은 잠복돼 있다가도 이렇듯 결정적인 순간이면 언제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사회 전체를 큰 혼돈 속으로 빠뜨린다. 심각한 사회적 병리 현상이 아닐 수 없으며, 우려하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앞으로 커다란 혼란이 야기될 때마다 비슷한 홍역을 치르게 될 게 너무도 뻔하다. 자중지란

<한공주>와 우리

<한공주>와 우리

한량|2014년 4월 17일

온 조명이 꺼지고, 스크린 위로 제목이 떠올랐다. 한공주. 그 글씨체는 사뭇 예스러워 유행하는 복고 느낌으로 만들었나 싶었는데, 나중에 되짚어 생각해보니 그것은 너무 익숙한 글씨체였다. 우리가 교복 가슴팍에 달고 있던 명찰이었다. 음각으로 파낸 또렷한 이름들. 그리고 밝아진 화면에선 무리를 지어 모인 어른들의 굳은 얼굴과, 자리에 앉은 공주가 보인다. 이어 메인 포스터의 대사가 등장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그 말을 들은 어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숨을 쉬기도 한다. 이 대사를 말하기 위해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는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들을 흩어진 구슬처럼 오고 가며 보여준다. 그리고 어느새 스르르 꿰어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거기엔 공주와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 어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