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와 우리](https://img.zoomtrend.com/2014/04/17/a0051829_534f9b836ec64.jpg)
온 조명이 꺼지고, 스크린 위로 제목이 떠올랐다. 한공주. 그 글씨체는 사뭇 예스러워 유행하는 복고 느낌으로 만들었나 싶었는데, 나중에 되짚어 생각해보니 그것은 너무 익숙한 글씨체였다. 우리가 교복 가슴팍에 달고 있던 명찰이었다. 음각으로 파낸 또렷한 이름들. 그리고 밝아진 화면에선 무리를 지어 모인 어른들의 굳은 얼굴과, 자리에 앉은 공주가 보인다. 이어 메인 포스터의 대사가 등장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그 말을 들은 어른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숨을 쉬기도 한다. 이 대사를 말하기 위해 영화는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는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들을 흩어진 구슬처럼 오고 가며 보여준다. 그리고 어느새 스르르 꿰어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거기엔 공주와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 어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