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 (2014) - 아파서 외면한 것들을 눈 앞에 펼쳐놓는다.
By 멧가비 | 2014년 4월 22일 |
수술 후 진통제 약빨이 떨어지는 순간이 있다. 조금 전 까진 아무렇지 않았는데, 의식하지 못한 새에 언제 이렇게 아파진거지? 하며 뒤늦게 통증을 자각한다. 영화는 의외로 잔잔하고 덤덤하게 소녀 한공주의 일상과 희망에 집중한다. 과거에 어떤 끔찍한 일을 당했건, 지금의 공주는 그냥 살고 싶을 뿐이다. 살려고 수영을 배우는 것 처럼, 그저 숨을 쉬고 싶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왠지 저 앞에 희망이 놓여져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가 영화는 진통제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 분노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서 눈을 돌리고 외면하던 현실 세계의 끔찍한 비극보다 더한 것이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진다. 아프고 괴롭다. 공주는 아무 것도 모르는 강아지처럼 불안한 눈을 꿈뻑인다. 잘못한 것도
NGC Banged Up Abroad 시리즈 7 에피소드 13 칠레 프리즌 브레이크
By 양몽구씨_지금은 기다린다 조금만 곤란해달라 | 2013년 7월 6일 |
Banged Up Abroad 는 National Geographic Channel 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제목 그대로 해외에서 체포된 사연들을 재구성한 프로그램인데 보통은 마약 밀수로 공항에서 체포된 젊은 중독자 혹은 딜러 시절을 떠올리는 중노년의 당사자들의 인터뷰도 흥미롭고 사연들도 자극적 전세계를 무대로, 최근 사연부터 수십년 전 사연까지 범위가 다양해서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마약 관련 범죄뿐만이 아니라 운이 없어서 범죄에 말려들게 된 사연, 여행하다 반군에게 납치되는 사연, 입양을 했는데 불법 입양이라 납치나 공문서 위조로 체포되는 등 사연이 다양하다. 기억에 남는 사연은: 독일 여자가 콜롬비아 현지에서 이스라엘 남자들과 같이 정글 투어를 하다 반군에게 납치
도어락
By DID U MISS ME ? | 2018년 12월 9일 |
사실 좋아하는 계열의 장르가 아니라서 이야기를 길게 하진 못할 것 같다. 스포는 매우 조금. 일상의 공포 컨셉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에 도어락 안 쓰는 사람 별로 없고, 더불어 '원룸'이라는 궁극의 개인 공간에 살인마가 들어온다는 설정이 워낙 세잖아. 물론 그동안 나왔던 대부분의 호러 및 스릴러 영화들이 다 그런 이야기긴 하지만... 그래도 여자 혼자 사는 원룸이 배경이면 공감 갈 만하지 않냐고. 여자로 살아본 적은 없기에, 여자들의 심정을 오롯이 이해하고 있다면 거짓말일 테지만. 그럼에도 굳이 말해 본다면, 이번 영화를 보며 그녀들이 느낄 법한 공포를 대리 체험하고 강제 공감해본 것 같아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자인 나로서도 이 영화 속 주인공에게 동화 되었는데, 여성 관객
사냥의 시간
By 박학다식(薄學多食)한 이의 블로그 | 2020년 5월 24일 |
개연성 부족과 내러티브의 허술함 등 영화의 논리적인 인과관계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악평이 많았는데 사실 카지노를 터는 이유도 그렇고 준석, 장호, 기훈, 상수 네 명의 전사(前史)도 그렇고 크게 공을 들이지 않더라도 충분히 다듬을 수 있는 측면이 많음에도 그냥 그대로 밀고 간걸 보면 평범한 장르영화가 되느니 다른 길을 택한거 같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실패한듯하고... 그리고 어지간하면 그냥 익스큐즈(...)하는 본인도 좀 견디기 힘든 측면들이 많았다. 감독의 인터뷰에선 일종의 우화를 생각했다는데 이것도 어느 정도지, 어지간하면 넘기려고 하는데도 몰입을 깨는 장면들이 산재해있다보니 나중에는 이걸 연기하는 배우들이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안개가 낀듯 뿌연 화면과 붉은 톤의 조명 등 이미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