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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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거의 똑같은 사계절이 있는 여기 미동부 버지니아(Virginia) 주로 작년 가을에 이사를 왔었는데... 겨울, 봄, 여름이 차례로 지나고 다시 또 가을이 되었다. 미국 와서 14년 동안 살았던 LA에서는 가을단풍을 보려면 멀리 높은 산으로 가야했지만, 여기서는 집에서 커튼만 열면 앞뒤로 온통 노랗고 빨갛다~ 그래서 굳이 단풍구경을 따로 갈 생각이 오히려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예의상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우리 동네의 이 곳은 한 번 찾아가줘야 할 것 같아서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에 느지막히 집을 나섰다.
(과속으로 붙잡히거나, 움직이며 찍은 것은 아니니까 놀라지 마시고) 경찰차 문짝에 작게 씌여진 프론트로열(Front Royal)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마을까지 집에서 1시간여 걸렸는데, 단풍놀이를 나온 차들이 너무 많아서 교차로에서 경찰들이 교통통제를 하고 있었다. 십여분 걸려서 빨간불을 지나 다음 신호에서 좌회전을 하니까,
쉐난도어 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의 북쪽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이 등장을 하고, 그 옆으로 차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또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늦게 나와서 이렇게 기다리는건 우리 스타일이 아닌데..."
조금 가면 나오는 Front Royal Entrance의 3개 게이트 중에서 가운데는 직원이 막고 서있어서, 이렇게 차가 많은데 왜 다 열지 않았는지 잠깐 불평을 했는데... 좌우에 줄을 선 차들 중에서 우리처럼 연간회원권이 있는 경우에는 확인 후에 바로 가운데로 앞질러 지나갈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였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집앞에도 낙엽이 쌓이기 시작해서 셰넌도어에 단풍구경을 가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아직은 산이 많이 높지 않아서 그런지 노란 단풍길이 이뻐서 찾아온 보람이 있었다.
북쪽 입구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안내소인 Dickey Ridge Visitor Center에 들렀는데, 이 곳은 현재 연재중인 2차 대륙횡단 이사의 마지막 날에 들러서 일몰을 봤던 장소라서, 조만간 블로그에 이 곳의 1년전 모습이 또 등장을 할 예정이다. 그 때는 지금과 반대로 아래쪽에서 올라오며 여기를 들린 후에 프론트로열 게이트로 나갔었다.
작년에 산 너머로 지는 일몰을 보며 신기해 했던 바로 그 장소에 정확히 1년만에 다시 서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좀 늦은 단풍구경을 나온 많은 사람들과 함께 주변의 풍경을, 한바퀴 돌면서 찍은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다.
비지터센터 건물로 향하는 아내의 옆으로 인도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분 3명이 보인다. 서부에서는 저렇게 입고 나들이를 나오는 사람은 못 본 것 같은데, 동부에서는 은근히 자주 보는 것 같다. 한국으로 치자면 한복을 입고 단풍놀이를 나오신거니까 1970년대의 향수를 떠올리게 해서...
갑자기 이 흑백사진이 기억이 나길래, 앨범에서 꺼내어 여기에 올려본다~ 부산 어린이 대공원...^^ 사진에 날자도 없고, 흑백이라 나무의 색깔도 알 수 없지만, 이 때도 가을이었던 것 같다.
전시실에 남북으로 길쭉한 셰넌도어 국립공원의 모형이 만들어져 있는데, 아내가 버튼을 누르자 능선을 따라 만들어진 전체길이가 약 170 km나 되는 경관도로인 스카이라인 드라이브(Skyline Drive)에 불이 들어왔다. (공원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1차 대륙횡단 여행기를 보시면 됨)
다시 출발해서 서쪽으로 내려다보는 전망대에 잠시 섰는데, 벌써 단풍은 피크를 지나서 갈색으로 바뀌는 듯 했다.
노란 단풍이 절정인 숲을 지날 때는 좌우로 차들이 세워져 있고, 사람들이 내려서 숲속 낙엽을 밟고 있었다. "우리집에 베란다 문만 열고 나가면, 낙엽이 저 정도 쌓여있어... 내일은 그 낙엽들 긁어서 치워야돼~"
햇살의 방향과 도로의 미세한 높낮이에 따라서 단풍이 절정인 구간도 있고, 벌써 다 떨어져서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이는 곳들도 있었다. 하루이틀만 더 지나면 저 노란색과 주황색의 잎들도 모두 떨어질 듯 아슬아슬했다.
산맥 동쪽을 향하는 Indian Run Overlook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언덕들도 모두 울긋불긋했다.
여기가 베스트라고 생각되어 커플셀카도 한 장 찍었는데... 사모님 머리에 뿔났다~^^
계속 남쪽으로 달리다가 고도가 좀 높은 곳에서 다시 반대방향 서쪽으로 내려다 봤는데, 언덕 너머에 통행량이 많은 81번 고속도로가 산맥과 나란히 달리기 때문인지 스모그가 땅 위로 보이는 것이 예쁜 가을풍경과 어울리지가 않았다.
원래 출발할 때는 공원 중심부까지 내려가서 짧은 트레일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거기 높은 산은 단풍도 다 지고 없을 것 같고, 날씨도 갑자기 흐려지고, 무엇보다 김밥 도시락을 안 싸왔기 때문에... 그냥 위쪽 1/3만 드라이브를 하고 여기 211번 국도와 만나는 Thornton Gap 출입구를 통해서 공원을 나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단풍구경 시기가 늦었다 보니, 거꾸로 산을 내려갈 수록 색깔이 더 진하고 아름다워졌다. "그냥 우리동네 강가에 가볼걸~"
무엇보다 이렇게 짙은 빨간색으로 물드는 나무가 많이 없다는 것이, 미국에서 단풍으로 유명한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과는 차이점이었다. 그래서 내년 가을에는 꼭 뉴햄프셔(New Hampshire)로 단풍투어를 모시고 가겠다는 약속을 하고, 한인타운이 있는 센터빌(Centreville)에 들러 자장면을 사먹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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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의 63개 내셔널파크(National Park)들 중에서 땅속의 동굴(cave)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것은 딱 3곳이 있다. 뉴멕시코주 칼스배드캐번(Carlsbad Caverns) NP는 2015년에 LA 집에서 출발한 자동차여행에서, 사우스다코타주 윈드케이브(Wind Cave) NP는 2018년 덴버에서 렌트카로 각각 방문을 했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하나 남아있던 미국 중서부 켄터키(Kentucky) 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동굴'이라는 맘모스케이브 내셔널파크(Mammoth Cave National Park)를 2021년의 2차 대륙횡단에서 구경했던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구글 타임라인에 기록된 2차 대륙횡단 11일차의 전체 이동경로로, 아침에 일리노이주 오카우빌(Okawville)을 출발해 4시간을 달려서 국립공원을 구경하고, 1시간 떨어진 켄터키주 엘리자베스타운(Elizabethtown)에 숙박했다. 지도 남쪽에 1차 대륙횡단에서 지나갔던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이 가까이 보이는데, 만약 1차에 이 국립공원까지 올라와 구경했었다면 2차에는 세인트루이스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지도 위쪽의 스프링필드, 인디애나폴리스, 신시내티 등의 도시들을 구경하며 동쪽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다.
지도 가운데 있던 에반스빌(Evansville)은 인디애나주의 남서쪽 끝이라서, 64번 고속도로를 타고 '미국의 교차로(Crossroads of America)'라는 인디애나(Indiana) 주를 잠시 통과했다. 링컨이 7~21세 동안 살았던 집이 Lincoln Boyhood National Memorial로 지정되어 이 주에 있는 것은 알았는데, 그 아래 붙은 표지판은 누구를 말하는지 몰라서 포스팅을 쓰면서 찾아보았다. "후지어 프레지던트(Hoosier President)가 뭐지? 후져... 대통령이 후지다는 뜻인가? 미국의 후진 대통령이라~"
인디애나주 출신의 벤저민 해리슨(Benjamin Harrison)은 1889~1893년 재임한 미국의 제23대 대통령으로 (이름도 얼굴도 처음...), 취임 1달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던 제9대 윌리엄 해리슨 대통령의 손자란다. 또한 지금까지 유일하게 전임자와 후임자가 동일한 대통령인데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재선 실패 후 다시 도전해서 당선됐음),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혹시라도 2024년에 바이든이 트럼프와의 재대결에서 진다면 두번째가 된다. 그리고 영단어 Hoosier는 '촌뜨기'라는 뜻으로 인디애나 사람들이 스스로를 그렇게 부르는 애칭인데, 지역 인디언들이 옥수수를 hoosa라 불렀기 때문에 '옥수수를 키우는 사람'을 의미했던 것으로 추측된단다.
40분 정도 지나서는 이름에서 '두메산골' 느낌이 나는 켄터키(Kentucky) 주로 접어들었는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마대회인 켄터키더비(Kentucky Derby)가 열리는 곳이라 환영간판에 "Unbridled Spirit" 문구와 함께 말을 그려놓았다. 물론 이 주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진건 KFC(켄터키후라이드치킨) 덕분이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위스키인 옥수수로 만드는 버번(Bourbon)의 고향으로도 유명한데, 버번 위스키를 숙성하는 배럴의 수가 약 450만명인 주의 인구보다도 많다고 한다! 또 켄터키 주에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군사기지가 있는데...
바로 미국 연방정부가 보유한 금괴를 숨겨놓은 장소로 알려져서, 각종 이야기와 음모론에 자주 등장하는 포트녹스(Fort Knox) 육군부대가 숙박했던 엘리자베스타운 바로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위기주부가 처음 밟아보는 2개 주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고, 이제 본격적으로 국립공원 여행기를 시작해보자~
우리는 브라운스빌(Brownsville)을 지나 공원의 서쪽 입구로 들어갔는데, 가을비까지 내리는 인적없는 좁은 산길을 한참 달려서 이 간판을 만났을 때 참 반가웠다. (65번 고속도로와 가까운 남쪽 출입구가 정문) 공원 이름 아래에는 이 곳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World Heritage Site) 및 국제생태계보존지역(International Biosphere Reserve)임을 알려주고 있다.
마침내 매머드 동굴(Mammoth Cave) 국립공원의 비지터센터에 도착을 했는데, 주차장과 건물이 엄청나게 크고 사람들도 많아서 정말로 둘 다 놀랬던 기억이 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동굴 국립공원들은 입장료는 없는 대신에, 역시 유료투어를 통해서만 동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여기는 처음 소개했던 다른 두 곳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투어가 진행되는데, 여름철에는 10개 이상의 각기 다른 코스의 예약이 모두 꽉 찬다고 한다. 우리는 가장 일반적인 투어를 오후 2시로 미리 예약을 해놓았기 때문에, 먼저 여유있게 전시실을 둘러보았다.
1941년에 내셔널파크로 지정된 이 곳은 지상 약 214 ㎢ 면적 아래에, 현재까지 탐사된 동굴의 길이만 600 ㎞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동굴지대(cave system)로, 지하의 석회암이 빗물에 의해 침식되어 만들어진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이라고 한다.
지하에 호수와 강이 만들어져 있어서 동굴 생태계도 다양한데, 특히 사진에 보이는 눈이 완전히 퇴화되서 없어진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단다. 사람들이 전시실을 둘러본다고 투어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안내판마다 모퉁이에 "What time is your tour?"라는 말과 함께 시계를 붙여놓은 것이 보인다.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더니 핼러윈을 앞두고 이렇게 거미줄과 테이프로 벽장을 장식해놓았다. 제일 아랫줄 왼쪽에 버번트레일(Bourbon Trail)에 관한 책이 보이는데, 앞서 소개한 것처럼 켄터키에서 양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카르스트 지형으로 인해 위스키를 만들기 좋은 지하수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라고 한다.
점심을 사먹기 위해 건너편 카페를 찾았는데, 벽면에 이 곳의 여러 동굴과 함께 미국의 다른 동굴들의 사진도 걸어놓았다. 자세히 보면 처음 소개한 다른 두 국립공원은 물론이고, 가운데 칸에 역시 우리가 방문했던 쥬얼케이브 준국립공원(Jewel Cave National Monument)의 포스터도 보인다.
투어를 예약한 시간에 맞춰 모이는 장소로 갔더니, 이미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우리 '털보 레인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영어가 다 들리지도 않았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굉장히 재미있고 친절한 가이드였던 것만 떠오른다.
인원이 다 모인 후에 비지터센터 뒤쪽에 있는 동굴입구로 걸어가고 있는 우리 일행들인데, 오른쪽 비지터센터에서 왼쪽에 우리가 점심을 먹었던 카페가 있는 호텔 건물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보인다. 저 다리가 있는 줄 모르고 우리는 차를 몰고 빙 돌아서 왔다갔다 했었다는...^^
노란 가을단풍이 든 내리막 길을 걸어서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곳은 1798년에 서양인들이 최초로 여기 동굴을 발견한 입구로, 이제 우리가 참가하는 히스토릭 투어(Historic Tour)의 출발점이다. 국립공원 브로셔에 전체 투어가 진행되는 구간의 동굴 구조도가 가로로 길게 그려져 있는데, 그 중 왼쪽 절반의 그림만 아래에 보여드린다.
이 절반의 그림 중에서도 우리가 이제 둘러보는 곳은 제일 왼쪽의 약 1/4 정도로, Historic Entrance로 들어가서 시계방향으로 제일 작은 루프를 한바퀴 도는 것이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우리 투어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땅속의 강과 호수인 River Styx와 Lake Lethe 등이 보이는데, 옛날에는 그 지하 '저승의 강'에서 관광객들이 보트를 탈 수도 있었다고 한다.
처음으로 동굴이 발견되었던 입구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는 곳에서 가이드가 마지막으로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는데, 왼쪽 뒤로 헬멧을 쓴 레인저와 장비를 착용한 사람이 보인다. 지금도 매머드 동굴은 전문가들에 의한 탐사가 계속되고 있는데, 아직 발견되지 않은 터널의 길이가 1천 km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위에 보여드린 기념품에도 그려져 있던 동굴의 입구 모습으로 마침 비가 많이 내려서 계단 옆으로 폭포수가 떨어져 동굴 안쪽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설마 동굴이 물에 잠기지는 않겠지?"
어둠 속으로 들어가다가 잠시 뒤를 돌아본다... 항상 동굴 투어를 시작할 때면, 다시 저 빛을 무사히 보게 해달라는 쓸데없는 기도(?)를 하게 된다~^^ 참, 이 곳이 매머드 동굴로 불리는 이유는 처음 발견한 사람들이 그냥 크다고 그렇게 이름을 붙인거지, 동굴 안에 기다란 상아의 맘모스(Mammoth)가 돌아다니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잠시 후 철문을 지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동굴 속의 모습은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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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새해 일출로 유명한 울산 간절곶, 포항 호미곶 등은 남한의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땅 넓은 미국에서도 그렇게 가장 빠른 새해 일출로 유명한 장소가 있는데, 바로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방 메인(Maine) 주의 아카디아 국립공원에 있는 캐딜락 산의 정상이다. (육지와 본토로 제한하지 않으면, 한국은 당연히 최동단의 우리 땅인 독도의 일출이 가장 빠르고, 미국은 태평양의 미국령 섬인 괌(Guam)의 동해안이라고 함)
미국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 NPS)이 관리하는 420곳 이상의 장소를 모두 소개하는 official NPS app 첫화면이 바로 위와 같은 아카디아 내셔널파크(Acadia National Park)의 일출사진이다. 참고로 위기주부의 생각으로는 NPS 스마트폰 앱은 주변에 있는 국립공원들을 찾고 내가 방문한 곳을 정리하는 용도로는 쓸만한데, 실제 그 장소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그냥 해당 공원 홈페이지의 모바일 화면이 더 편할 때가 많았다.
1박2일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의 둘쨋날에, 아침 일찍 다시 차를 몰고 마운트데저트 섬(Mount Desert Island)으로 들어와서, 바로 공원순환도로를 지나서 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Cadillac Summit Road의 입구로 향했다. 그 길은 별도의 통행료 $6을 내고 여기서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일출(Sunrise) 시간은 매진이었기 때문에 그냥 오전 8시로 예약을 해서, 전망이라도 구경을 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해발 1,530피트(466 m)의 캐딜락마운틴(Cadillac Mountain) 정상은 맑았던 해안가와는 달리, 이렇게 아침 안개가 다 걷히지 않아서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었다. 흑흑~ 여행기 1편에서 공원지도와 함께 설명을 드렸지만, 여기는 미국 대서양 해안가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주차장 옆에 있는 작은 안내소도 문을 열지 않아서, 바로 산책로를 조금 걸어서 꼭대기의 전망대로 걸어간다. "작년 여름에 이어서 또 '마음의 눈'으로 구름 속 풍경을 감상해야 하는거야?"
야속하게 바다 안개는 걷힐 듯 걷히지 않으면서 애를 태웠다... 하지만, 전날 비하이브 트레일을 하면서 산 위에서 푸른 바다와 섬들을 직접 봤었기 때문에, 크게 아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날씨가 맑았으면 이 안내판과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시면 설명까지 함께 직접 읽으시면서 크게 보실 수 있다. 여기서 일출을 꼭 보실 것이 아니라면, 전망을 보기 위해서는 오후 시간으로 예약을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 전에 '알쓸미잡' 하나 알려드리면, 여기 캐딜락 산(Cadillac Mountain) 정상의 해돋이가 미본토(Lower 48 States)에서 가장 빠른 것은 해가 남동쪽에서 뜨는 겨울철 뿐이다. 해가 정동향에서 뜨는 춘분과 추분 전후로는 동쪽 땅끝인 쿼디헤드 주립공원(Quoddy Head State Park)의 바닷가가 1등이고, 북동쪽에서 해가 뜨는 여름철에는 훨씬 위도가 높은 곳에 위치한 언덕인 마스힐(Mars Hill)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산에서 내려와 다시 공원순환도로를 만나서는 남쪽으로 10분 정도 달린 후에 주차를 하고,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에서 마지막으로 구경할 곳을 찾아서 걸어가고 있다.
숲이 끝나는 곳에는 조던 폰드(Jodan Pond)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거 연못(pond)이라기에는 큰 것 같은데?"
현재 국립공원 브로셔의 표지사진으로도 사용되는 이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은, 우리 부부에게 캐나다 레이크루이스(Lake Louise)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물색이나 주변 풍경은 많이 다르지만, 옛날 빙하에 의해서 만들어진 좁고 긴 빙하호(tarn)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샤또레이크루이스(Chateau Lake Louise)같은 럭셔리 호텔은 아니지만, 호수를 바라보는 위치에 조던폰드 하우스(Jordan Pond House)라는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1870년대부터 여기서 장사를 하다가 1979년의 화재로 옛 건물은 전소되고, 1982년에 새로 지었기는 하지만 이 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라고 한다.
물이 흘러나가는 작은 댐을 지나서 조금 걸어와 봤는데 물이 정말 깨끗했다. 이 호수의 물은 하류쪽에 있는 실하버(Seal Harbor) 마을의 식수원으로 바로 사용된다고 한다.
호수를 한바퀴 둘러보는 산책로와 주변의 "The Bubbles"라 불리는 볼록한 바위산으로 올라가는 하이킹 코스 등이 있다지만, 갈 길이 먼 우리는 이제 그만 아카디아 국립공원과 작별을 해야할 시간이었다.
주차장과 연결된 호숫가에는 아침부터 낚싯대를 양쪽으로 달고있는 카약으로 호수로 나갔다가 벌써 돌아오는 분들도 있었다. 우리는 차에 올라 늦은 아침을 먹기 위해서 가장 큰 마을인 바하버(Bar Harbor)로 향했다.
검색으로 찾은 식당의 이름도 조던스 레스토랑(Jordans Restaurant)이었는데, 메인주의 또 다른 특산물인 블루베리를 넣은 머핀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아침을 먹고 바로 옆 대형마트인 한나포드(Hannaford)에서 지혜와 친구들에게 줄 작은 랍스터 5마리를 사서는 가게에서 쪄달라고 했다. 전날 저녁에 먹은 랍스터 식당보다는 당연히 많이 싸지만, 파운드 당 가격이 약 8불이면 여기 버지니아 집에서 세일할 때의 가격과 큰 차이는 없었다. 빨갛게 삶아진 랍스터를 트렁크에 넣고는 북쪽으로 뱅거(Bangor)까지 올라가서, 바로 I-95 고속도로를 타고 보스턴으로 향했다. 도중에 잠깐 들린 두 곳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소개할 예정이고, 페친께서 알려주신 재미있는 도로 경고판 하나만 아래에 잠깐 보여드린다.
괜히 과속으로 딱지떼서 벌금 내지말고, 그 돈으로 랍스터나 사먹으라는 메인주 교통국의 고속도로 전광판 경고사인이다.^^ 참고로, 메인주에서는 'Lobsters(랍스터)'를 사투리 비슷하게 'Lobstahs(랍스타)'라고 많이 쓴단다.
그 날 오후에 지혜가 룸메이트와 함께 기숙사 휴게실에서 랍스터를 들고 있는 모습인데, 테이블 위에 보이는 메인주 특산품인 블루베리 맥주도 함께 공수해 드렸다. 지난 8월말에 개학하는 딸을 대학 기숙사에 데려다 주면서 메인(Maine)까지 올라갔던 전체 3박4일 여행의 3일째가 끝났고, 우리 부부는 메사추세츠 주의 남쪽으로 좀 더 내려가서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었다.
P.S. 위기주부의 미국 국립공원 소개 시리즈의 두번째로, 블로그에 올린 3편의 아카디아 국립공원 여행기의 내용을 하나로 묶어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행기 작성을 위해 조사하고 정리한 많은 내용을,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편집을 했으니, 아래 동영상을 꼭 클릭해서 끝까지 한 번 봐주시고, 의견을 여기 블로그나 해당 영상의 유튜브 댓글로 남겨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앞으로 시리즈의 5편 정도까지 제작한 후에, 별도의 포스팅으로 동영상 제작과정과 함께 향후 네이버 및 티스토리 블로그와 구글 유튜브 운영계획 등을 따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십여년 동안 위기주부의 미국여행 블로그를 방문하시면서, 미국 여행기의 사진을 즐겁게 보시거나 내용이 도움이 되신적이 있다면... 이제는 위기주부의 유튜브에도 "좋아요"와 "구독하기"를 꼭 눌러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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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에 이삿짐을 싣고 LA에서 워싱턴DC까지 두 번의 대륙횡단을 했던 것도 벌써 1년이나 흘렀는데, 아직 여행기를 다 끝마치지도 못했다. 그래서 최종 정리를 하기에는 좀 이른감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좋았던 순간을 하나씩 꼽아보라고 한다면... 1차 횡단에서는 아칸소주 핫스프링스(Hot Springs) 내셔널파크에서 '국립온천'을 이용했던 것이고, 2차 횡단에서는 여기 미주리주 게이트웨이아치(Gateway Arch) 국립공원의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갔던 때라고 부부가 의견일치를 했다.
국립공원의 기본적인 소개 및 아치의 외부와 전시실의 모습 등은 여기를 클릭해서 전편을 보시면 되고, 이제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트램을 타고 꼭대기의 전망대로 올라갈 차례이다. 아치를 이루는 남북 양쪽의 기둥에 모두 트램이 있는데, 우리 예약은 북쪽(North)이었지만 운행을 안 한다고 남쪽(South) 트램을 이용하라고 했다.
딱 1년전에 오미크론 변종이 나와서 활개를 칠 때라서, 미국도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던게 새삼스럽다.
탑승장까지 걸어오는 동안에도 아치를 지지하는 콘크리트 벽면에 여러 영상들을 보여주었고, 번호가 씌여있는 탑승구에도 프로젝션을 비춰서 여러가지 정보를 알려주었다. 무엇보다도 당시 우리 부부가 마지막으로 놀이공원을 갔던게 2019년 가을에 LA 유니버셜스튜디오의 할로윈 호러나이트(Halloween Horror Nights)를 갔던 때라서, 2년만에 처음으로 무슨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신나했던 기억이다.^^
전편의 마지막에 퀴즈를 드렸었는데, 둥근 아치의 꼭대기까지 무엇을 타고 올라갈까? 기다리는 동안에 탑승구에 비추는 화면에도 그에 대한 해답이 재미있는 그림으로 나온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로는 각도를 변경하면서 올라가는 것이 불가하기 때문에, 여기서 꼭대기 조금 아래까지는 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실내 케이블카(또는 곤돌라)가 만들어져 있다.
하얀색의 작고 동그란 공간에 5개의 방석의자가 다닥다닥 놓여진 그 케이블카의 문 옆에 앉아서 V자를 하는 위기주부를 무릎만 살짝 보이는 아내가 찍어주었다. 올라가면서 조금씩 각도가 바뀌어서 한 번씩 덜컹거리며 흔들거렸고, 문 밖으로는 보수용으로 만든 계단이 계속 보이는 것이 왠만한 놀이기구만큼 재미있었다~
곤돌라를 내려서 계단을 몇 개 더 올라오면, 눈 앞에 바닥이 볼록한 구름다리처럼 보이는 아치의 꼭대기가 나타났다!
올라온 사람 수에 비해서 좌우로 비교적 많은 창문이 만들어져 있어서, 기다릴 필요없이 바깥을 내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서쪽으로는 한 가운데 하늘색 돔 지붕의 옛 법원(Old Courthouse) 건물을 중심으로 세인트루이스(St. Louis) 다운타운의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데, 지금 우리가 서있는 곳은 세인트루이스 도시는 물론 미주리(Missouri) 주 전체에서도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가운데 동그랗게 보이는 곳이 우리가 들어온 입구니까, 넓은 잔디밭 아래의 지하에 전편에서 소개한 박물관과 전시실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새빨간 관중석 의자가 눈에 확 띄는 MLB 내셔널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프로야구팀의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도 홈플레이트까지 잘 보였다.
아치의 가장 꼭대기를 알리는 표식이 세워진 바로 옆 창문으로, 이번에는 반대편 동쪽으로 내려다 보는 위기주부 모습이다. 이 전망대는 남북으로 세워진 아치의 좌우, 즉 동서 방향으로만 내려다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시시피 강(Mississippi River)이 시의 북쪽에서 미주리 강과 합류해서 남쪽으로 흘러가는데,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서 그런지 거의 흙탕물처럼 보였다. 강 건너 작은 공원과 그 옆의 카지노가 있는 곳은 일리노이(Illinois) 주의 East St Louis 시인데, 미국에서 높은 범죄율로 손꼽히는 위험한 지역이라는 말이 있다. 바로 아래에 유람선 두 척만 정박해있는 강가(riverfront)가 1800년대 말에는 미국의 3대 항구였다는 것이 잘 믿기지가 않는다.
세인트루이스 아치의 높이 630피트(192 m)를 알리는 표식이 보이게 커플사진을 찍었는데, 여기가 지금까지 올라간 다른 전망대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발판 아래가 '허공'이라는 것이다. ♪ 꿈이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 ♬
내려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서쪽을 이번에 세로 광각으로 찍어 보았다. 전편에서 설명한 것처럼 튜브가 역삼각형이라 창문이 아래쪽을 향하고 있어서, 이렇게 양쪽으로 서있는 아치의 기둥이 수직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것이 아찔한데, 두 기둥 사이의 간격도 높이와 같은 약 2백미터나 된다.
바닥까지 계단이 만들어져 있으니 걸어서 내려가보면 재미있겠지만 그럴 수는 없고, 다시 1~8 번호가 씌여진 탑승장으로 내려가서 트램을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요즘은 새로운 곳에 가도 모으는 자석을 잘 사지 않는 편인데, 이 때는 기념품을 하나 안 살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트램과는 반대편 북쪽 출구로 나오면서, 스테인레스 강철로 만든 삼각형의 기둥을 보니 또 색다른 느낌이었다.
그 삼각형의 안쪽 꼭지점에서 우리가 올라갔던 아치의 위쪽을 올려다보는 아내의 모습인데, 어떤 사진으로도 실제로 볼 때의 그 대단한 감동을 전달해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서, 여기를 클릭하면 조금 떨어져 세로 화면으로 찍으면서 올려다 본 짧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이런 영상은 그때그때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바로 올려야 되는데... ㅎㅎ
혹시 게이트웨이아치 내셔널파크(Gateway Arch National Park) 여행기 전편을 못 보시거나 또는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광각으로 겨우 찍은 전체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 드린다. 이 한 곳으로 세인트루이스(St. Louis) 관광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고, 이제 좀 전의 누런 미시시피 강물로 맥주를 만드는 곳에 투어를 또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차를 몰고 그 공장으로 향했다.
P.S. 위기주부가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해보려는 첫번째 시도로, 블로그에 올린 두 편의 게이트웨이아치 국립공원 여행기의 내용을 하나로 묶어서 동영상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행기 작성을 위해 조사하고 정리한 많은 내용을 압축해서,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심혈을 기울여 편집을 했으니, 아래 유튜브 동영상을 꼭 클릭해서 끝까지 한 번 봐주시고, 의견을 여기 블로그나 해당 영상의 유튜브 댓글로 남겨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다른 미국여행 유튜버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비디오를 많이 찍은 것이 아니라서, 사진이 배경으로 들어가는 설명이 영상의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설명의 음성도 TTS(text-to-speech)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어색할 수 있지만,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데는 사투리가 심한 위기주부의 목소리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최소한 2~3편의 위와 같은 동영상을 추가로 제작한 후에, 별도의 블로그 포스팅으로 동영상 제작과정과 함께 향후 네이버 및 티스토리 블로그와 구글 유튜브 운영계획 등을 따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십여년 동안 위기주부의 미국여행 블로그를 방문하시면서, 한 번이라도 미국 여행기의 사진을 즐겁게 보시거나 내용이 도움이 되신적이 있다면... 이제는 위기주부의 유튜브에도 "좋아요"와 "구독하기"를 꼭 눌러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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