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터지 듯 부풀어 오던 저릿한 감정이 다른 무엇으로 환원될 수 있음을 깨닫는 순간 순수라는 환상은 깨어진다. 스물 남짓, 서로에 대한 호감이라 믿었던 관계가 8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의 돈으로 등가되는 순간 남자는 소년을 잃었다. 사실 그것은 배신도 아니고 거짓도 아니다. 나와 너란 관계가 오롯한 둘이 아니라 사이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것이 어른의 관계이고 사랑이다. 참 가진 것도 없는데, 잃기만 하는 나이. 참 줄 것도 없는데 주어야만 하는 나이. 뒤돌아 보면 하잘것 없어 웃음 나오고 너무 당연해 서글퍼지는, 그러나 그때는 그게 진실이고 진심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 때, 그랬었다면, 그 때가 맞는거다. 어른이라 으시대는 '나'는 순수했던 과거 '나'의 증상이나 징후가 아니다. 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