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를 거머쥔 스티브 매퀸의 신작 '노예 12년' 에선 그의 전작들처럼 손상되고 훼손된 신체의 이미지를 전면에 부각시킨다. '헝거'에선 자신의 신념을 위해 단식을 하던 마이클 파스빈더의 메마른 신체를, '셰임'에선 (역시나 매퀸의 페르소나인) 파스빈더의 욕망과 고독으로 분열된 몸을 끈질기게 노출 시킨다. 고통 받는 몸의 전시는 영화 '안'의 현실을 영화 '밖'의 현실에 던져주며 관객이 이를 느끼고 체험하게 해준다. 노예 12년은 아름다운 미국 남부의 풍광 속에 무심히 흑인 노예들의 노동을 던져놓음으로써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보게하지만, 반대로 그들의 몸에 가해지는 무거운 노동과 날카로운 폭력은 단순한 관찰을 뛰어넘는 섬뜩함을 남긴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이미 무수한 매체에서 환기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