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을 진짜 좋아한다. 어떤 특정 영화의 예고편 뿐만 아니라, 그냥 예고편이라는 매체와 그 형식을 좋아한다. 영화 본편이 소설이라면 예고편은 시다. 본질적으로는 마케팅에 의해, 마케팅 때문에 만들어지지만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는 예고편들이 또 있기 마련.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예고편들 몇 가지를 추려봤다. 살면서 최초로, 예고편을 엄청나게 돌려보게 된 계기가 된 영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2>야 내게 있어 올타임 레전드고,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대한 애정도 크다. 허나 그 모든 걸 떠나서 예고편이 진짜 쩔어줬다. 특히 웅장한 트레일러 뮤직을 선호하는 내게 있어, 이 예고편 말미에 터져나오는 음악과 영상의 조화는 그야말로 대 파티. 진짜 끝내주는 예고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