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수퍼히어로 장르에서 괴상하게 퍼져나갔던 유행이 이제는 멀고 먼 은하계 변방으로도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나쁜놈을 주인공으로 데려와 놓고서는 개과천선의 과정도 없이 그냥 무작정 갱생시키는 것. 보바 펫은 악당 아녔어? 디자인을 겁나 잘 뽑아서 그렇지, 그냥 우주 최강의 현상금 사냥꾼 정도 컨셉으로 한 솔로 잡아다 자바에게 바쳤던 인물이잖아. 근데 왜 갑자기 다이묘 하겠답시고 타투인에 눌러앉아 자애로운 표정으로 그곳 주민들을 돌보는 건데? 왜 자기 스스로를 정의라고 생각하는 건데? 드라마의 이런 태도는, 오히려 기존 오리지널 영화에 등장했던 보바 펫이 매력적이었던 건 결국 그 껍데기 때문이었다고 반증하는 꼴이다. 캐릭터성이야 어찌 되어도 좋으니 그 간지나는 헬멧 한 번 다시 써보자는 이상하고 안일한
잘 나왔던 시즌 1에 결코 부끄럽지 않을 시즌 2. 오리지널이라 할 수 있을 클래식 3부작을 뒤로한채 새롭게 닦인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던 시리즈가, 시즌 2에 이르러서는 그 클래식 3부작과 프리퀄 3부작에 이어 심지어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속 설정들까지 끌어안으며 더 큰 한 발자국을 내딛는다. 이 정도라면 이 오래된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베이스 캠프를 이쪽에 옮겨 설치한다 해도 결코 싫지 않다. 외로운 총잡이를 주인공으로한 웨스턴 장르, 그리고 아들을 등에 업은 무사를 주인공으로한 찬바라 장르와의 교감은 여전히 지속된다. 시즌 2의 첫 에피소드에서 외딴 사막 마을로 딘 자린이 천천히 들어서는 장면은 누가 뭐라해도 웨스턴의 그것. 여기에 웨스턴 장르로 치자면 인디언 부족의 역할을 하는 터스켄 약탈자들과의
실사 리메이크작이 개봉될 즈음하여 정말이지 오랜만에 다시 본 원작 애니메이션. 거의 20여년 만에 다시 본 것 같은데. 하여튼 성인되고 나서는 첫 관람이다. 일단 기획 자체가 참 대단했던 것 같다. 요즘이야 정치적 올바름이다 뭐다 해서 인종적, 국가적, 종교적, 문화적, 성적 등등의 기존 장벽들을 작품 내외에서 강제로라도 허무는 것을 추구하고 있는 판국이지만 이 영화가 나올 당시인 1998년만 해도 그런 흐름이 거의 없던 시절 아닌가. 물론 당시의 디즈니 입장에서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정조준하기 위한 상업적 전략 그런 것도 없지는 않았을 테지만, 하여튼 백인 일색의 디즈니 프린세스 라인업에 동양인이 들어갔다는 것부터가 당시로써는 꽤 센세이션하지 않았을까. 심지어 최초의 흑인 프린세스 데뷔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