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이나 여행에 전혀 무관심한 분이라도, 이 하우스의 사진을 적어도 한 번은 분명히 보신 적이 있으실거다! (건물을 그냥 '집'으로 부르는 것과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서 House로 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미국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폴링워터(Fallingwater)가 펜실베이니아 숲속에 있다고 해서, 주변의 국립 공원들을 돌아보는 나들이 중간에 끼워 넣어서 방문을 했다.
오하이오파일 주립공원(Ohiopyle State Park)으로 지정된 숲을 달리다가 간판이 세워진 진입로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여기 남서부 펜실베니아는 우리 동네보다 위도가 좀 높고 내륙이라서 그런지, 이제서야 나무에 연두색 새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게이트에서 미리 입장권을 사야 차를 몰고 안쪽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데, 외부만 자유롭게 구경하는 가장 저렴한 티켓이 $17이다. (내부 가이드투어는 $39, 외부 가이드투어는 $28) 위기주부는 갈 길이 바빠서 그냥 겉모습만 둘러보는 것으로~^^
넓은 주차장에는 4월말 월요일인데도 차들이 아주 많아서, 오전에 방문했던 썰렁한 역사 유적지들과 비교가 되었다. 비지터센터로 향하는 길의 바닥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로고를 아주 큼지막하게 박아 놓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원목으로 만든 비지터센터는 팔각정을 떠올리게 바람이 잘 통하는 구조였고, 사방으로 여러 시설들이 돌출되어 연결된 나름 건축 작품이었다. Speyer Gallery라는 작은 전시실에서 이 하우스의 역사와 디자인에 관한 소개 등을 잠깐 둘러본 후에, 바로 하우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첫번째 전망대로 향했다.
거기는 조감도(bird's-eye view)를 감상할 수 있는데, 하우스가 베어런(Bear Run)이라는 개울가에 있고, 비지터센터는 건너편 언덕 위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사진만 봐서는 "저기가 어딘데? 모르겠는데..."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산책로를 따라 개울 하류쪽으로 좀 걸어가서 나오는 두번째 전망대에서 찍은 아래 사진을 보시기 바란다.
상류를 바라보며 줌 없이 찍은 사진으로, 예상보다는 하우스가 좀 멀리 보였다. 그래서 많이 봐왔던 사진들처럼 건물과 폭포가 화면에 꽉 차려면 3배줌 정도를 해야만 했다.
동양권에서는 뜻 그대로 번역을 해서 '낙수장(落水莊)'이라 부르기도 하는 폴링워터(Fallingwater) 건물은, 여기서 1시간여 거리인 피츠버그의 백화점 소유주인 에드가 카우프만(Edgar Jonas Kaufmann)의 별장으로 만들어졌는데, 중요한 것이 완공된 연도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90년전에 가까운 1936년이라는 것이다.
흔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집(The most famous house in the world)"으로 불리는 곳에 왔으니, 기록으로 셀카도 한 장 찍어봤다.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이드투어 한 팀이 빠져나가고 난 작은 전망대를 그야말로 독차지할 수 있었다.
2단 폭포의 하얀 물줄기와 소리를 들여드려야 할 것 같아 짧은 세로 영상을 찍어보았으니, 클릭해서 비디오를 보시면 현장에 홀로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끼실 수 있다.
방문하기 전까지는 건물을 그냥 폭포 바로 위에 걸쳐서, 즉 물줄기가 집의 바닥을 관통하도록 만들었을거라고 막연히 상상을 했었지만, 이제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개울을 건너는 다리에서 집을 바라본 모습으로, 물이 집의 정면을 끼고 흐르다가 거의 90도 꺽어지면서 첫번째 폭포수가 되어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러나저러나 앞서 들어보신 폭포수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실제로 카우프만 가족이 여기서 자고 간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ㅎㅎ
다리를 건너서 건물 뒤로 돌아가면 내부로 들어가는 아랫층 문이 나오는데, 당연히 가이드들이 들고 있는 카드키로만 열리도록 되어 있었다.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거칠게 자연석으로 마감된 기둥과 벽, 그리고 부드럽게 마감된 은은한 색의 콘크리트 구조물의 조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 조화를 좀 더 잘 느끼실 수 있도록, 쭈그리고 앉아서 광각으로 한 번 찍어봤다~^^
바위 사이의 통로를 관통해 나와 뒤돌아서, 집 발코니에 나와있는 사람들을 한 번 올려다 보고는 헤어핀 경사로를 따라서 위쪽의 별채로 향했다.
주차장이 있던 곳에 같은 양식으로 지금의 이 게스트하우스가 1939년에 추가로 건설되어 본채와 연결이 되었다고 하는데, 건물을 끼고 돌아서 뒤쪽으로 걸어가 보면 수영장이 나온다.
풀장의 물을 맑고 파랗게 유지하려면 약품을 엄청나게 쓰고 물을 계속 필터로 순환시키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여기는 그냥 위쪽 상류의 개울물을 받아서 채우고 넘치는 물은 역시 개울로 흘러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약품을 쓸 수가 없어서 물색깔이 이렇다고... 다른 투어팀 가이드가 말하는 것을 귀동냥으로 들었다.
언덕 위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돌아본 모습으로 별채는 아직 보수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서 비계와 가림막이 부분적으로 설치된 모습이고, 아래쪽으로 본채의 윗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여기 바로 앞 모퉁이에도 하나 보이듯이, 집의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조각작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의 윗부분에 만들어진 지붕도 한쪽에만 기둥을 설치해서 아주 개방감이 있었다.
본채 윗층 출입구 안쪽, 즉 집의 실내에 있던 식물과 조각상으로, 안 들어가봐도 내부도 와부와 마찬가지로 자연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배경의 고요함에 이상적으로 어울리는 우아한 단순미... 블라블라~
아랫층에 지나왔던 통로도 한 번 내려다 보고는, 여기서는 실내를 통해서만 아래로 내려갈 수 있으므로, 위기주부는 다시 왔던 길로 돌아서 올라가야 했다.
화단 난간 위에 만들어진 작은 조각상이었는데, 이렇게 찍으니까 아주 큰 기도상처럼 느껴진다.
다시 다리를 건너와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돌아봤다. 사설재단에서 운영을 해서 입장료가 비씬데도 매년 15만명 이상이 방문을 하며, 이름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중에 아내와 함께 피츠버그나 그 너머 오대호 지역으로 여행을 갈 일이 있다면, 사모님이 원하시면 같이 다시 방문을 또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기념품 가게를 들리면서, 당연히 레고(LEGO) 아키텍쳐 시리즈에서 나온 폴링워터 제품을 판매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모형 제품의 박스만 있고 레고는 없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해당 레고 제품이 실제 건축물의 질감이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지 못한 졸작이라서 치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중요한 것은 아니고... 이렇게 이웃 펜실베니아 주 당일치기 나들이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3번째 목적지 방문을 마치고, 이제 다시 또 별볼일 없는 국립 공원들을 찾아가는데, 다음 장소는 비교적 최근의 슬픈 역사와 관련된 내셔널 메모리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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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나 여행에 전혀 무관심한 분이라도, 이 하우스의 사진을 적어도 한 번은 분명히 보신 적이 있으실거다! (건물을 그냥 '집'으로 부르는 것과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서 House로 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미국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폴링워터(Fallingwater)가 펜실베이니아 숲속에 있다고 해서, 주변의 국립 공원들을 돌아보는 나들이 중간에 끼워 넣어서 방문을 했다.
오하이오파일 주립공원(Ohiopyle State Park)으로 지정된 숲을 달리다가 간판이 세워진 진입로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여기 남서부 펜실베니아는 우리 동네보다 위도가 좀 높고 내륙이라서 그런지, 이제서야 나무에 연두색 새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게이트에서 미리 입장권을 사야 차를 몰고 안쪽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데, 외부만 자유롭게 구경하는 가장 저렴한 티켓이 $17이다. (내부 가이드투어는 $39, 외부 가이드투어는 $28) 위기주부는 갈 길이 바빠서 그냥 겉모습만 둘러보는 것으로~^^
넓은 주차장에는 4월말 월요일인데도 차들이 아주 많아서, 오전에 방문했던 썰렁한 역사 유적지들과 비교가 되었다. 비지터센터로 향하는 길의 바닥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로고를 아주 큼지막하게 박아 놓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원목으로 만든 비지터센터는 팔각정을 떠올리게 바람이 잘 통하는 구조였고, 사방으로 여러 시설들이 돌출되어 연결된 나름 건축 작품이었다. Speyer Gallery라는 작은 전시실에서 이 하우스의 역사와 디자인에 관한 소개 등을 잠깐 둘러본 후에, 바로 하우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첫번째 전망대로 향했다.
거기는 조감도(bird's-eye view)를 감상할 수 있는데, 하우스가 베어런(Bear Run)이라는 개울가에 있고, 비지터센터는 건너편 언덕 위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사진만 봐서는 "저기가 어딘데? 모르겠는데..."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산책로를 따라 개울 하류쪽으로 좀 걸어가서 나오는 두번째 전망대에서 찍은 아래 사진을 보시기 바란다.
상류를 바라보며 줌 없이 찍은 사진으로, 예상보다는 하우스가 좀 멀리 보였다. 그래서 많이 봐왔던 사진들처럼 건물과 폭포가 화면에 꽉 차려면 3배줌 정도를 해야만 했다.
동양권에서는 뜻 그대로 번역을 해서 '낙수장(落水莊)'이라 부르기도 하는 폴링워터(Fallingwater) 건물은, 여기서 1시간여 거리인 피츠버그의 백화점 소유주인 에드가 카우프만(Edgar Jonas Kaufmann)의 별장으로 만들어졌는데, 중요한 것이 완공된 연도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90년전에 가까운 1936년이라는 것이다.
흔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집(The most famous house in the world)"으로 불리는 곳에 왔으니, 기록으로 셀카도 한 장 찍어봤다.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이드투어 한 팀이 빠져나가고 난 작은 전망대를 그야말로 독차지할 수 있었다.
2단 폭포의 하얀 물줄기와 소리를 들여드려야 할 것 같아 짧은 세로 영상을 찍어보았으니, 클릭해서 비디오를 보시면 현장에 홀로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끼실 수 있다.
방문하기 전까지는 건물을 그냥 폭포 바로 위에 걸쳐서, 즉 물줄기가 집의 바닥을 관통하도록 만들었을거라고 막연히 상상을 했었지만, 이제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개울을 건너는 다리에서 집을 바라본 모습으로, 물이 집의 정면을 끼고 흐르다가 거의 90도 꺽어지면서 첫번째 폭포수가 되어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러나저러나 앞서 들어보신 폭포수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실제로 카우프만 가족이 여기서 자고 간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ㅎㅎ
다리를 건너서 건물 뒤로 돌아가면 내부로 들어가는 아랫층 문이 나오는데, 당연히 가이드들이 들고 있는 카드키로만 열리도록 되어 있었다.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거칠게 자연석으로 마감된 기둥과 벽, 그리고 부드럽게 마감된 은은한 색의 콘크리트 구조물의 조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 조화를 좀 더 잘 느끼실 수 있도록, 쭈그리고 앉아서 광각으로 한 번 찍어봤다~^^
바위 사이의 통로를 관통해 나와 뒤돌아서, 집 발코니에 나와있는 사람들을 한 번 올려다 보고는 헤어핀 경사로를 따라서 위쪽의 별채로 향했다.
주차장이 있던 곳에 같은 양식으로 지금의 이 게스트하우스가 1939년에 추가로 건설되어 본채와 연결이 되었다고 하는데, 건물을 끼고 돌아서 뒤쪽으로 걸어가 보면 수영장이 나온다.
풀장의 물을 맑고 파랗게 유지하려면 약품을 엄청나게 쓰고 물을 계속 필터로 순환시키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여기는 그냥 위쪽 상류의 개울물을 받아서 채우고 넘치는 물은 역시 개울로 흘러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약품을 쓸 수가 없어서 물색깔이 이렇다고... 다른 투어팀 가이드가 말하는 것을 귀동냥으로 들었다.
언덕 위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돌아본 모습으로 별채는 아직 보수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서 비계와 가림막이 부분적으로 설치된 모습이고, 아래쪽으로 본채의 윗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여기 바로 앞 모퉁이에도 하나 보이듯이, 집의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조각작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의 윗부분에 만들어진 지붕도 한쪽에만 기둥을 설치해서 아주 개방감이 있었다.
본채 윗층 출입구 안쪽, 즉 집의 실내에 있던 식물과 조각상으로, 안 들어가봐도 내부도 와부와 마찬가지로 자연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배경의 고요함에 이상적으로 어울리는 우아한 단순미... 블라블라~
아랫층에 지나왔던 통로도 한 번 내려다 보고는, 여기서는 실내를 통해서만 아래로 내려갈 수 있으므로, 위기주부는 다시 왔던 길로 돌아서 올라가야 했다.
화단 난간 위에 만들어진 작은 조각상이었는데, 이렇게 찍으니까 아주 큰 기도상처럼 느껴진다.
다시 다리를 건너와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돌아봤다. 사설재단에서 운영을 해서 입장료가 비씬데도 매년 15만명 이상이 방문을 하며, 이름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중에 아내와 함께 피츠버그나 그 너머 오대호 지역으로 여행을 갈 일이 있다면, 사모님이 원하시면 같이 다시 방문을 또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기념품 가게를 들리면서, 당연히 레고(LEGO) 아키텍쳐 시리즈에서 나온 폴링워터 제품을 판매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모형 제품의 박스만 있고 레고는 없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해당 레고 제품이 실제 건축물의 질감이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지 못한 졸작이라서 치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중요한 것은 아니고... 이렇게 이웃 펜실베니아 주 당일치기 나들이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3번째 목적지 방문을 마치고, 이제 다시 또 별볼일 없는 국립 공원들을 찾아가는데, 다음 장소는 비교적 최근의 슬픈 역사와 관련된 내셔널 메모리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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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미국 출장와서 처음 만났던 요세미티 폭포, 이민 전 미국여행에서 마주한 그랜드캐년 협곡, 그리고 LA로 이사와서 둘러본 세쿼이아 나무와 데스밸리 사막 등등 미서부에는 놀라운 자연경관들이 가득한 반면에, 작년에 이사 온 미동부에는 그렇게 눈이 휘둥그래지는 자연적인 풍경들을 찾기 어렵다. 넓게 봐줘서 미동부라 할 수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정도가 그러한 곳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데 자주 가기에는 좀 멀다. 이제 소개하는 버지니아(Virginia) 주에 있는 이 곳이 규모는 작지만, 자연적인 풍경으로는 지난 1년 동안 미동부에서 여행한 곳들 중에서 가장 놀라움을 우리에게 선사했던 곳이다.
2차 대륙횡단 이사의 마지막 날 오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I-64를 동쪽으로 달려 버지니아로 들어와서 I-81을 만난 후에, 최종 목적지와는 반대방향인 남서쪽으로 15분 정도를 거슬러 운전해서 내츄럴브리지 주립공원(Natural Bridge State Park)에 도착을 했는데, 건물이 참 "남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버지니아 주에서 첫번째로 방문하는 주립공원 비지터센터의 내부는 다소 황량한(?) 느낌이었는데, 아마도 이 건물은 원래 호텔이나 연회장 용도로 지어졌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진찍는 아이들 옆에 적힌 공원 이름의 아래에는 여기가 '국립공원청과 제휴한 곳(Affiliated Unit of the National Park Service)'이라고 되어 있다. 이 곳은 토머스 제퍼슨을 시작으로 200년 이상 개인소유의 관광지로 운영이 되다가, 상당히 최근인 2016년에야 연방정부 NPS의 도움을 받아서 버지니아 주립공원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 1인당 $9의 입장료를 냈는데, 주립공원이 되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간 것이라 한다. 표를 사서 비지터센터의 옆문으로 나와 계곡 아래로 조금 걸어서 내려가야 하는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저 게이트나 다 내려가서도 표를 검사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 내려가는 트레일이 버지니아 주의 공원부(Department of Conservation and Recreation, DCR)에서 관리하는 Cave & Karst Trail의 일부인 모양이었다. 14년을 살았던 캘리포니아에서는 약 280개의 주립공원 중에서 56개를 방문했었는데, 여기 버지니아에서는 이 곳을 시작으로 과연 몇 곳의 주립공원을 방문하게 될까? (홈페이지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는 현재 41개의 스테이트파크가 있다고 함)
작은 강까지 내려오면 커다란 설명판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확대하면 직접 모두 읽으실 수 있다. 지질학적 설명이나 원주민 전설은 생략하고, 가장 흥미있는 내용들을 알려드리면... 1750년에 젊은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이 탐험대의 일원으로 이 곳을 방문해 바위에 그의 이니셜 "G.W."를 새겨놓은 것이 아직도 남아있으며, 1774년에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이 당시 모든 임자없는 식민지 땅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영국 King George III로부터 다리와 주변 땅을 20실링에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절묘한(sublime)' 암석육교의 첫번째 개인 소유주가 된 것이다.
무심코 설명판을 지나 강가에서 이 풍경을 처음 봤을 때, 저 위에 떠있는게 '자연적(natural)'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한동안 믿기지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대륙횡단 여행지에서 빠질 수 없는 커플셀카 한 장 찍고는 조금 더 가까이 걸어가봤다.
단단한 석회암(limestone)으로 만들어진 아치는 떠있는 높이가 215피트(66 m)에 그 걸쳐진 길이도 90피트(27 m)에 이른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저 위로 아스팔트로 포장된 왕복 2차선의 미국 11번 국도인 Lee Highway 자동차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서, 매일 수 많은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 진짜 '다리(bridge)'로 이용된다는 것이다!
내츄럴브리지 아래를 지나와서 역광인 반대편에서 바라 본 모습인데,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광경은 나중에 소개할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제임스 강의 지류인 시더크릭(Cedar Creek)을 건너오면 넓은 공간에 굉장히 많은 벤치들이 만들어져 있다. 1927년에 당시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 대통령이 참석해서 전기조명 점등식이 열렸는데,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성경 창세기 내용을 상징하는 라이팅쇼(lighting show)였다고 하며, 설비와 내용은 바뀌었지만 지금도 밤에 조명쇼가 진행되어서 미국에서 가장 오래 이어지는 기록을 가지고 있단다.
그 벤치에 아내가 앉아서 쉬는 동안에 내츄럴브리지의 바로 아래까지 걸어가면서 천천히 구석구석을 찍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눈이 좋으신 분은 앞서 이야기했던 워싱턴이 약 7미터 높이에 새겨놓았다는 "G.W." 이니셜을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란다.
다시 처음 봤던 쪽으로 돌아와서 올려다 보는데, 정말 이 놀라움은 유명한 미서부 아치스 국립공원의 델리키트아치나 또는 공원의 이름 자체가 내츄럴브리지 준국립공원(Natural Bridge National Monumet)인 곳의 '브리지 삼총사'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가 않았다.
그래서 잘 안하는 짓인, 나가다 말고 다시 앉아서 멍때리기를 잠시 시전했다.^^ 서부의 자연경관이 널리 알려지기 전인 1800년대 초반에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더불어 북미대륙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로 많은 풍경화에 등장하기도 했으며,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에도 "a high arch, like Virginia's Natural Bridge"라는 비유가 등장을 한단다.
주차장에서 바라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는 지금도 운영을 하는 내츄럴브리지 호텔(Natural Bridge Hotel)이 위용을 자랑하는데, 이처럼 200년 이상 관광지로 개발이 된 곳이라서 주변에 작은 동굴과 동물원 등 잡다한 볼거리들이 많이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11월의 짧은 해가 금방 떨어지기 전에 여기서 3시간 거리의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인터스테이트 81번 고속도로에 다시 차를 올렸다. 그렇다고 도중에 자리잡고 있는 국립공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라서, 석양의 드라이브를 할 대륙횡단의 마지막 관광지를 잠시나마 들렀다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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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50개주 중에서 등대(lighthouse)가 제일 많은 주는 어디일까? 누구나 대양과 접해있는 바닷가의 커다란 주들을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정말 의외의 정답은 바로... 약 120개의 등대가 있는 중북부 내륙의 미시간(Michigan) 주가 압도적 1위이다! 그 다음으로 2위가 이번에 여행을 다녀온 북동부 끝에 대서양과 접한 메인(Maine) 주로 약 70개이고, 3위는 약 50개인 뉴욕, 그리고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가 각각 30개 정도로 그 뒤를 잇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방문했던 메인 주의 등대 이야기를 하기 전에, 어떻게 내륙의 미시간 주에 등대가 그렇게 많은 이유를 지도와 함께 설명을 해드리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두산백과에서 가져온 위의 지도에서 녹색으로 표시된 미시간 주는 오대호의 호수들에 둘러싸인 두 개의 커다란 반도로 이루어져 있어서, 호수와 접한 물가의 길이가 무려 3,200마일로 알래스카 다음으로 긴 쇼어라인(shoreline)을 가지고 있는데다, 수상교통도 활발한 지역이라서 호숫가와 섬들에 많은 등대가 필요했다고 한다. 중북부 미시간은 아직 위기주부가 밟아보지 못한 주(state)라서 공부하는 기분으로 잠깐 찾아보았고,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북동부 뉴잉글랜드(New England) 지역 3박4일 여행기로 돌아가보자~
전날 집에서 하루만에 1천km 이상을 달려서 메인 주 최대도시인 포틀랜드의 북쪽에 있는 프리포트(Freeport)라는 마을에서 숙박을 했고, 아침에 다시 미국의 1번국도를 따라 해안가를 2시간 가까이 달려서 이 날의 첫번째 목적지의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먼저 주차장 가까이 만들어져 있던 이 동네 세인트조지(St George)의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어부들을 추모하는 Fisherman Memorial을 잠시 들렀다. 까만 비석 너머로 보이는 납닥한 섬들이 떠 있는 곳이 차가운 북쪽의 대서양(Atlantic Ocean) 바다이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꼭 들러보고 싶었던 마샬포인트 라이트하우스(Marshall Point Lighthouse)와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등대지기의 집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까지 특이하게 나무다리가 만들어져 있는 왼쪽의 저 작은 등대가 어떤 영화에 나왔는지 바로 떠오르는 분이 계실까?
영화 속 앵글과 똑같이 이 쪽에서 좀 더 가까이 찍은 모습을 보면 생각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다. 이 등대는 바로...
1994년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이 3년여간 미대륙을 동서로 달리기를 회상하는 장면의 앞부분에서 나왔다. 무작정 앨라바마 주의 집을 떠난 검프가 서쪽으로 계속 달려서 태평양을 만나는 곳이 LA의 산타모니카 부두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지만, 다음 장면에서 반대로 대륙의 동쪽 끝까지 다시 달려서 대서양과 만나는 장소가 여기 메인주 마샬포인트라는 사실은 대부분 모르셨을거다.^^ 물론 그 달리기를 끝내는 유명한 풍경의 도로는 또 많은 분들이 알고 일부러 찾아가는 관광지가 되었고, 당연히 위기주부도 옛날에 방문해서 블로그에 소개해드린 적이 있다.
톰 행크스 또는 그의 동생이 뛰었던 나무판 위에서 손을 흔드는 아내... "잠깐, 동생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지 설명을 드리면, 그 달리기 장면에 미대륙 곳곳의 여러 장소들이 나오는데, 빠듯한 촬영일정의 톰 행크스가 그 많은 장소를 직접 다 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체격과 외모가 비슷한 톰 행크스의 동생이 대타로 달리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 많다고 하는데, 여기 장면도 앞모습이 크게 나오지는 않으므로 동생이 대신 찍었을 가능성이 큰 곳이다.
다리 위로 등대의 끝까지 걸어가서 주변 풍경을 360도 돌아본 모습을 클릭해서 영상으로 보실 수 있다. 그리고는 어떤 사람이 포레스트 검프처럼 달리기로 등대까지 뛰어갔다가 돌아나오는 장면도 찍은 것을 그 뒤쪽에 붙여놓았으니 끝까지 감상하시기 바란다~
그래서 유명해진 등대를 배경으로 커플셀카 한 장 찍고는 이제 등대지기의 집에 만들어진 박물관을 구경하려고 했지만,
박물관은 낮 12시에 문을 연다고 되어 있어서 예쁜 집의 안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러면 구글에는 왜 오픈시간이 오전 10시라고 되어 있었을까? 주차장까지 특별히 게이트같은 것이 없었으니 등대만 보는 것은 언제든지 가능했으니까, 숙소에서 좀 더 일찍 나올걸...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찾아온 김에, 이 반도의 조금 북쪽에 있는 다른 등대를 하나 더 찾아가보기로 했다.
두번째 등대는 메인 주의 아울스헤드 주립공원(Owls Head State Park)으로 관리되고 있어서, 비포장의 넓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었다. 왼편으로 가면 수영을 할 수 있는 바닷가이고, 오른편이 절벽 위에 만들어진 등대를 보러가는 길이다.
가운데 작게 보이는 나무판에 조각한 자동차 진입금지 표지판이 재미있어서 한 장 찍었다. 이 상쾌했던 길을 따라서 바닷가 언덕의 모퉁이를 돌아서 조금 걸어가면,
해안경비대(Coast Guard)가 관리하는 건물들과 아울스헤드 라이트하우스(Owls Head Lighthouse)가 나왔다. 여기는 기념품가게가 문을 열어서, 먼저 등대를 구경한 후에 들러보기로 했다.
앞서 '포레스트검프 등대'는 다리를 건너가야 했는데 여기 '부엉이머리 등대'는 계단으로 연결된 것이 다를 뿐, 두 등대가 생긴 것은 아주 비슷했다. "메인 주의 등대는 다 이렇게 짜리몽땅하게 만들었나?"
많은 계단을 힘들게 올라가다 쉬시는 사모님... 이것은 이 날 오후 하이킹의 준비운동이었음이 나중에 밝혀진다~
좀 전의 위 영상 마지막에서 대륙횡단 달리기를 하시던 분을 여기서 또 만났다. ㅎㅎ
기념품 가게는 입구부터 등대에 관한 책들이 가득 전시가 되어 있었다. 이처럼 등대는 그 자체로 관광지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그동안 위기주부의 블로그에 주인공 또는 주연급으로 등장하셨던 등대들을 한 번 찾아보니... 오레곤 헤세타헤드(Heceta Head), LA 포인트비센테(Point Vicente), 하와이 카우아이 섬 킬라우에아포인트(Kilauea Point), 캘리포니아 포인트아레나(Point Arena), 그리고 지난 봄에 방문했던 메사추세츠 케이프코드 국립해안의 너셋(Nauset) '감자칩' 등대 등이 있다.
메인(Maine) 여행기를 미시간 지도로 시작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가게에 걸려있던 메인 주의 등대들을 표시한 지도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보여드리기로 했다.^^ 대서양에 접한 가장 북쪽의 미국땅인 메인 주의 바닷가는 옛날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피요르드처럼 좁게 내륙 깊숙히 들어온 바다 때문에 해안선이 울퉁불퉁하고 섬들도 많아서, 해안선 길이에 비해 많은 등대가 건설되었단다. 대표적인 등대 사진들 오른편 두번째 줄에 '포레스트 검프 등대'가 보이고, 이제 우리 부부는 계속해서 1번국도를 또 2시간 더 달려서, 그 바로 옆에있는 사진의 등대로 유명한 국립공원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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