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7마일(11 km) 떨어진, 버지니아 주에 속하는 포토맥 강의 서안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Alexandria)는 미국 독립전인 1749년에 생긴 유서깊은 마을이다. 현재는 약 16만명이 거주하는 행정구역 상 독립된 시(independent city)인데, 버지니아 주에서 가구당 평균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이며, 바로 북쪽에 펜타곤이 있어서 국방부와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단다. 그리고 도시의 이름은 이집트의 고대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 따온 것은 아니고, 마을이 만들어질 당시에 그 땅의 소유주였던 John Alexander의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우뚝 서있는 이 타워는, 동명의 그 이집트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고대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파로스 등대(Pharos Lighthouse)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전체 높이도 333피트(101 m)로 역사학자들이 추정하는 알렉산드리아의 등대 높이와 비슷하게 만든 이 건물은, 미국의 프리메이슨(Freemason) 조직이 1932년에 완공한 조지워싱턴 매소닉 내셔널메모리얼(George Washington Masonic National Memorial)이다.
북쪽 주차장과 연결된 이 육중한 옆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양복을 입은 두 명의 남성이 중앙홀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내부는 유료투어로만 관람이 가능한데, 우리는 시간이 맞지 않아서 그냥 기념품 가게만 잠깐 둘러보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가게의 벽에 그려진 저 그림이 당시에는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프리메이슨은 옛날 솔로몬의 신전을 건설하는 석공(mason)들에서 자신의 기원을 찾고 있단다. 일루미나티와 함께 각종 음모론에 자주 등장하는 조직인 프리메이슨의 로고가 새겨진 옷과 각종 소품들을 일반인들도 여기서 살 수가 있고,
프리메이슨의 리더를 상징하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그림과 관련 서적 등도 판매를 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제1대 워싱턴을 시작으로 제38대 제럴드 포드(Gerald Ford)까지 14명의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프리메이슨 조직원(?)이었다고 하니 막강한 비밀결사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페이스북으로 신규 회원모집을 광고해야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점점 쇠퇴하고 있단다.
유명한 프리메이슨의 엠블럼(Emblem of Freemasonry)에 관한 그들의 설명이 왼편에 씌여있는데, 나름대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직각자(The square)처럼 똑바르게, 원을 그리는 컴파스(The compass)처럼 둥글게, 그리고 이러한 기하학(Geometry)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신(God)을 중심에 두고 살자는 뜻이란다.
안내판 아래쪽으로 그 상징을 콘크리트로 커다랗게 만들어 놓았는데, 여기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까 잔디밭 사이로 만들어 놓은 산책로를 따라서 언덕 아래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마지막 계단을 내려오니까 정문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벽에 워싱턴의 얼굴 부조와 기념관 이름을 적어놓았는데, 청소를 한 지가 제법 오래되어 보였다. 특히 부조 아래의 워싱턴의 어록과 서명이 붙어있는데, 쇠로 만든 서명은 부러져서 아래 화단에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이 장소는 이름에 '내셔널(National)'이라는 말이 들어가지만 정부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유지에 만들어진 기념관으로, 그 규모가 미국에서 가장 큰 곳들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래서 비교적 최근인 2015년에 미국의 국가유적지(National Historic Landmark)로도 지정이 되었다.
기념관의 내부는 9층으로 되어있고 단순히 조지 워싱턴에 관한 전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금도 프리메이슨 조직이 회합을 가지는 롯지(Lodge)와 특이한 벽화 및 성전기사단(Knights Templar)을 기리는 예배당 등을 볼 수 있다고 하므로, 이런 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투어를 해보시면 흥미가 있으실거다. 관심은 있지만 시간이 없는 위기주부는 주차장으로 돌아가서 이제 언덕 아래에 위치한 알렉산드리아 시내로 향했다.
알렉산드리아 시청 앞 광장에서 올해 처음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났는데, 장식이 아직 다 안 끝난건지? 아니면 노란 전구로만 장식을 끝낸 미니멀리즘인지? 트리 장식이 아주 단순했다~^^
시청에서 강가로 뻗어있는 킹스트리트(King Street)는 식당과 가게들이 좌우로 늘어선 보행자 도로로 꾸며져 있는데, 여기 올드타운 알렉산드리아(Old Town Alexandria)에는 1700년대에 지어진 벽돌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워싱턴을 지나서 흘러 온 포토맥 강(Potomac River)과 만나는 곳에 워터프론트 공원(Waterfront Park)이 나온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작은 배들이 정박되어 있는 강물 위로 늦가을 맑은 날씨의 붉은 노을이 참 멋있었다~
사모님이 너무 웃기게 나왔다고 공개하지 말라고 하셨지만... 우리 부부가 이러면서 노는 것은 이미 다들 아시는 사실이고, 영하의 기온이 추워서 모자를 뒤집어 쓴 것 뿐이니까, 그냥 결혼 23주년 기념 나들이의 추억으로 올려놓는다.
남쪽으로는 강을 건너는 우드로윌슨 기념다리(Woodrow Wilson Memorial Bridge)가 보이고 그 뒤로 작게 회전관람차와 컨벤션센터 건물이 보이는 곳이, 작년 크리스마스 당일에 방문했었던 메릴랜드 주의 내셔널하버(National Harbor)이다.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 때 사진 왼쪽의 고층빌딩인 MGM 카지노호텔도 한 번 가보겠다고 해놓고, 벌써 1년이 다되어 가는데 아직 못 가봤으니까...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저기를 가볼까?
강가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걸으니까 노란 수상택시(water taxi)와 선상 카지노처럼 보이는 배가 정박되어 있었다. 부두에 고급 식당들이 많이 있었지만 저녁을 먹기에는 좀 이른 것 같아서, 따뜻한 음료수 한 잔만 마시고 강가를 따라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킹스트리트를 따라 주차한 곳으로 돌아가다가 들어간 '별다방'도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였다. 핫초콜렛을 하나 사고 운 좋게 자리가 난 작은 테이블에 앉아서 나누어 마셨는데, 아래에 인터넷에서 가져온 이 가게의 다른 내부 사진을 한 장 보여드린다.
벽난로 위에 Seaport Inn & Restaurant 간판과 함께 엄청 낡아보이는 벽과 천장이 보인다. 즉, 이 건물은 1760년대에 지어진 여관과 식당이 영업을 하던 곳으로, 아마도 미국의 스타벅스들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건물에 입점한 가게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다시 밖으로 나오니까 가로등과 나무에 장식한 조명이 들어와서 때 이른 연말 분위기가 팍팍 느껴졌다. 다음 날 사모님의 지시에 따라 우리 동네에서 1등으로 집밖에 크리스마스 전구를 설치해서 불을 밝혔고, 화요일 저녁에는 딸아이가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왔다. 미국에 계신 이웃분들은 모두 추수감사절 연휴 잘 보내시기 바라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팀도 잘 싸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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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34대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기념해서 약 2년전인 2020년 9월 17일에 개관한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메모리얼(Dwight D. Eisenhower Memorial)은 워싱턴DC의 내셔널몰 지역에 만들어진 가장 최신의 국가기념물(National Memorial)이다. LA의 유명한 디즈니홀(Disney Hall) 등을 설계한 세계적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디자인을 했지만, 기념관 건물이라기 보다는 현대적 조형물이 있는 도심공원에 가까운 모습이다.
DC의 국립항공우주박물관이 외부공사를 하는 모습인데, 2018년부터 무려 10억불을 들여서 모든 전시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을 마치고, 올가을에 마침내 재개장을 한단다. 옛날 모습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몇 달 후에 방문해보기로 하고, 이제부터 간단히 소개할 아이젠하워 기념관은 이 건물에서 Independence Ave를 건넌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가 미국 대통령 기념관 맞아?" 공원간판도 없는 입구에서는 커다란 대리석 기둥과 함께, 등을 돌리고 쭈그려 앉아있는 소년의 동상만 눈에 들어올 뿐이었다.
캔사스 주의 애빌린(Abilene)이라는 시골 마을에서 목장일을 도우며 자란 소년이, 차례로 미국의 오성장군과 대통령이 된 미래의 자신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뒤로 아이스크림을 파는 푸드트럭이 보이는데, 이 날은 7월4일 독립기념일 불꽃놀이가 있어서 내셔널몰 교통이 모두 통제되었기 때문에, 여기 지하철역 부근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서쪽 기둥에는 오성장군의 표식과 함께 그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연합군 최고사령관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기념관 중앙의 넓은 대리석 바닥에는 좌우로 두 개의 인물 조각들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 전부인 단순한 구조이다.
뒷 배경이 되는 반투명 철판의 아래에서 겨우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라고 커다랗게 조각된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 부부 빼고는 지금 그늘에서 쉬고있는 가족이 유일한 방문객이었고, 국립공원청 직원도 퇴근을 했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일인 1944년 6월 6일 아침에, 곧 낙하산을 타고 독일군이 점령한 땅에 뛰어내려야 하는 미군 101공수사단의 병사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전쟁이 끝난 후에 차례로 육군참모총장, 컬럼비아대학교 총장, NATO군 최고사령관을 거쳐서, 1952년말에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다.
두번째 인물 조각은 미국의 제34대 대통령으로 1953~1961년 연임한 것을 나타낸다. 사모님이 조각의 기단에 앉아서 잠시 포즈를 취해 주기는 했지만, 7월의 햇살에 달궈진 대리석 바닥에 오래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동쪽 입구에는 대통령 재임기간을 표시한 다른 기둥이 하나 더 서있고, 사진 오른쪽의 나무 뒤로 작은 비지터센터가 만들어져 있지만 너무 더워서 저기까지 가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중에 기둥 뒤로 보이는 스미소니언 인디언박물관과 그 너머 국립식물원 등을 구경할 때, 비지터센터는 들러보기로 하고 그냥 돌아섰다.
아이젠하워 기념관의 가장 큰 특징은 배경을 이루고 있는 이 금속으로 만든 '걸개그림' 태피스트리(Tapestry)이다. 전체 길이가 동서로 136미터에 높이가 6미터나 되는 스테인레스 철망에 철사로 수를 놓아서 그린 그림은 노르망디 해안의 평화로운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한다. 제작 당시에 바로 뒤에 보이는 미국 교육부 건물에서 잠시 항의를 받기도 했으며, 밤에 조명이 들어왔을 때 보면 아주 멋지다고 한다. 하지만 이 날은 햇살이 너무 뜨겁고 눈부셔서 자세히 구경을 할 수가 없었는데다, 갑자기 도로쪽에서 큰 소음이 들려왔다.
독립기념일에 인디펜던스 길로 오토바이와 사륜차를 탄 사람들이 엔진소리를 내며 단체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옛날에 삼일절이나 광복절에 폭주족들이 떼로 몰려다니던 것이 떠올랐는데, 한국이나 미국이나 사람들 생각이나 행동은 다 거기서 거긴가 보다~
그래도 이렇게 앞바퀴를 들고 지나가는 것을 보니, 시끄럽기는 했지만 잠시 구경거리는 되었다.^^ 여기가 내셔널몰 남쪽 경계라서 좀 외진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경비가 삼엄한 동네에서 저러고 다녀도 괜찮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와서 3곳이나 잠깐씩 구경을 모두 마쳤다. 이제 다시 '국립잔디밭'으로 돌아가서 저녁 도시락을 먹은 후에 DC의 불꽃놀이를 구경했던 것도 이미 소개해드렸고, 이것으로 지난 7월의 이야기는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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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20년 가까이 또 서울과 수도권에서 15년을 넘게 살았으면서, 진해 군항제니 여의도 윤중로니 하는 벚꽃축제 구경을 하러 한 번도 못 가봤던 위기주부... 그런데, 생애 첫 벚꽃구경 나들이를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하게 될 줄을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지난 주에 봄방학을 맞아서 집에 왔던 딸과 함께 갔을 때만 해도 거의 피지 않아 오는 주말에나 구경을 가려고 했었는데, 월요일 저녁 뉴스에서 벚꽃이 지금 절정인데 주중에 비가 오고 주말에는 기온이 다시 내려간다고 해서, 바로 다음날 김밥을 사들고는 퇴근하는 아내를 픽업해서 차를 몰고 내셔널몰로 향했다.
차창 밖 워싱턴 기념탑 오른편에 만개한 벚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내셔널몰 북쪽의 큰 도로인 Independence Ave가 왠일로 공간이 많이 비어서 주차를 하려다 보니, 주말과는 달리 평일 출퇴근 시간은 주정차가 금지였다. 오후 4시가 막 지났는데 단속요원이 나와서 아직 빼지 않은 차들에 줄줄이 딱지를 떼고 있었으니까, 혹시 평일에 차를 몰고 내셔널몰에 가시는 분들은 출퇴근시간 주차금지 구역은 아닌지 꼭 확인하시기 바란다.
워싱턴 벚꽃축제의 공식명칭인 내셔널 체리블라섬 페스티벌(National Cherry Blossom Festival)을 주관하고 공식적인 개화시기도 알려주는 국립공원청에서 만든 내셔널몰 부근의 '벚꽃지도'에서 중요한 부분만 잘라왔다. 우리는 평일에도 상시 주차가 가능한 지도 오른편의 Jefferson Drive에 차를 대고는, 포토맥 강물을 끌어들여서 만든 인공호수인 타이들 베이슨(Tidal Basin)을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면서 벚꽃구경을 했다. 그 호수 주변으로는 NPS Official Units에 독립적으로 포함되는 국가기념물(National Memorial)만 3곳이나 있는데, 이 날을 위해서 지난 겨울동안 일부러 가지 않고 아껴둔 곳들이다.^^
워싱턴 기념탑의 남쪽 사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면서 돌아보고 찍었는데, 여기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깔고 있었다. 이 때만 해도 이 정도 벚꽃도 참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이 날 꽃구경의 아주 미약한 시작에 불과했다~
호수로 가는 길을 찾을 필요도 없이 인파를 따라서 걸어가는 도로변에도 이렇게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다. 원래 타이달베이슨 호수를 순환하는 도로인 Ohio Dr는 양방향 2차선이지만, 이 날은 시계방향으로만 일방통행을 시키고 있었음에도, 내셔널몰 남쪽 도로들은 차와 사람들이 붐벼서 꽉 막힌 상태였다.
그 도로변에 있던 조폐국(Bureau of Engraving and Printing) 건물의 입구 위에도 벚꽃축제에 어울리는 배너를 걸어놓았다. 미국달러는 물론이고 여권 및 각종 신분증과 증명서들을 인쇄하고 제작하는 곳으로 투어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까, 언제 방문해서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의 미국판 한 번 찍어볼까?
타이들 베이슨 호수에 도착하니 토머스제퍼슨 기념관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안내기둥의 아래에 보면 앞서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은 다른 기념물이 하나 더 있는데, 마지막에 추가로 소개해드릴 예정이다.
호숫가를 따라서 걷는 길은 '인산인해'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많은 인파속을 걷는 경험을 하게 했다.
만개한 벚꽃들 사이로 보이는 제퍼슨 기념관의 사진을, 비록 핸드폰 카메라지만 마침내 직접 찍을 수 있었다.
짧은 동영상을 찍어 보았으므로, 클릭하시면 색소폰 생음악과 함께 인파 속을 같이 걸어보실 수 있다.
여기서는 오후에 역광이라서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오지가 않았다. 물 위에 떠있는 것은 페달보트(pedal boat)로 1시간에 $32로 4명까지 탑승 가능하다고 하니, 언제 가족 3명이 함께 '캐나다 레이크루이스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 번 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돌아보니 지나 온 호숫가 벚꽃들 위로 다시 워싱턴 기념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넓게 광각으로 타이달베이슨(Tidal Basin) 호수를 찍어봤다. 왼편으로 저 멀리 보이는 물체들을 디지털줌으로 당겨보면,
포토맥 강 건너 버지니아 알링턴(Arlington) 다운타운의 현대적 고층건물들이 생소하게 보인다.
워싱턴DC의 벚꽃 아래에서 중년의 커플셀카 또 한 장...^^
그렇게 걷다 보니까 첫번째 목적지인 토머스제퍼슨 메모리얼(Thomas Jefferson Memorial) 앞에 도착을 했는데, 그 규모가 링컨 기념관 못지 않게 거대해서 놀랐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1939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943년에 완성된 이 기념관은 로마의 판테온(Pantheon)을 본따서 만들어졌는데, 원형 홀의 지름이 약 50 m나 된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벚꽃명소인 타이들베이슨의 상징과도 같은 건축물이지만, 이 기념관을 짓기 위해서 당시에 벚나무를 1,000그루나 잘라야 했었다고 한다.
계단을 다 올라가면 홀 중앙에 서있는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입상을 만나게 된다. 제퍼슨은 유명한 마운트러시모어(Mount Rushmore)에 조각된 4명의 미국 대통령들 중의 한 명이고, 모르시는 분들이 많지만 미국 2달러 지폐의 모델로 앞뒷면에 동시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청동으로 만든 동상은 1947년에야 완성되어 설치되었는데, 높이 약 6 m에 무게는 1만파운드, 그러니까 4,500 kg이나 된다고 한다. 원형 홀의 사방에는 제퍼슨이 쓴 4개의 글이 발췌되어 각각 새겨져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왼손에 돌돌 말아서 들고 있는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문(Declaration of Independence)이다.
기념관을 나와서 잠시 대리석 계단에 앉아서 '풍멍'을 했다~ 앞사람들의 뒷통수와 보수공사를 위한 가림막이 쳐져있어서 사진이 깔끔하지는 않지만, 멋진 풍경을 보며 멍때리기를 한 기록으로 올려본다.
워싱턴 기념탑의 왼편에 빼곡한 높은 나무들 사이로 백악관의 정면 모습도 살짝 보이는 것이 신기하다.
계속해서 호숫가를 돌아가니까 제퍼슨 기념관이 멋지게 보이는 위치에 많은 방송 카메라들이 나와있었다. 저녁 6시 뉴스 생방송까지 기다려서 방송출연 좀 해볼까 하다가 둘러볼 곳이 많이 있어서 참기로 했다.
앞서 안내기둥 아래쪽에 소개되어 있던 조지메이슨 메모리얼(George Mason Memorial)을 잠시 들렀는데, 이 기념물은 독립적인 유닛은 아니고 내셔널몰에 그냥 포함되어 있다. 조지 메이슨(George Mason)은 버지니아 페어팩스(Fairfax) 출신으로 일찌기 1770년에 버지니아 헌법의 권리장전을 집필했는데, 이것은 제퍼슨이 미국독립선언을 쓸 때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1787년 필라델피아 제헌회의에 버지니아 대표로 참석했지만, 헌법에 권리장전이 빠진 이유로 비준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에 안내판의 제목처럼 오랫동안 잊혀진 정치사상가로 여겨졌단다. (클릭해서 확대해 읽으실 수 있음)
갑자기 너무 어려운 역사공부에 당황하신 분들을 위해서 노란 개나리 사진으로 숨 좀 돌리고 계속하면... 그가 헌법에 꼭 포함시키고자 주장했던 개인의 권리들은 나중에 4대 대통령이 되는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의 주도로 1791년에 권리장전(Bill of Rights)이라는 이름의 10개 조항이 헌법에 추가되게 된다. 즉, 제헌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 때문에 그 동안 왕따를 당해왔지만, 사실상 미국의 독립선언과 권리장전을 만드는데 기본이 되는 사상을 제공한 사람으로 최근에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2002년에야 여기에 기념물이 만들어진 것이다.
바로 이 분이 조지 메이슨 되시겠다~ 의외로 이 이름을 들어본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 한국 인천의 송도에도 국제캠퍼스가 있는 조지메이슨 대학교(George Mason University), 줄여서 GMU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본교가 있는 페어팩스 외에도 북부 버지니아 여러 곳에 캠퍼스가 있어서 학생수가 4만명 가까이 되는 큰 대학교로 2009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떠오르는 대학'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단다.
산책로의 반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들베이슨 호수가 포토맥 강과 연결되는 곳에 걸쳐진 인렛브리지(Inlet Bridge) 위에서 워싱턴 기념탑과 제퍼슨 기념관을 함께 바라본다.
워싱턴 지역으로 이사왔을 때 어떤 분이 그러셨다. "여기는 한국하고 날씨가 똑같아요~ 여기 눈 오면 한국도 눈 오고, 여기 꽃 피면 한국도 꽃 펴요" 아마 한국도 진해며 여의도며 여기저기 벚꽃축제가 시작될텐데, 이렇게 멀리서 미국 워싱턴의 벚꽃 소식을 먼저 1부만 급하게 전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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