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사이에 파크, 매디슨, 그리고 집근처에서 찍은 뉴욕의 봄 사진. 이 노래를 다시 들을 때. 봄이여, 먼 봄이여 눈을 감으면 거기엔 사랑을 준 당신의 목소리가 들려 ... 그것은, 그것은 내일을 지나 언젠가, 언젠가 반드시 다다를 꿈이여, 얕은 꿈이여 나는 여기에 있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면서 혼자 걷고 있어요 ... 봄이여, 아직 보지 못한 봄이여 혼란스러워 멈춰섰을 때 꿈을 주었던 당신의 시선이 어깨를 감싸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
2월 1일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100주년. 이런저런 행사를 한다고 해서 퇴근길에 들렀는데 아니나 다를까 전시물도 행사 테이블도 다 주섬주섬 치우는 중이었다. 그래서 승객들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역사를 그냥 통과해서 퇴근. 건축에 특별한 조예가 없는 사람이 봐도, 이 건물은 참으로 아름답다. 바깥도 안도. 100주년 기념으로 이런저런 역사와 에피소드가 소개되고, 건물이 보존될 수 있었던 건 건축물 보존 계획 (preservation)의 승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매일 이 아름다운 건물을 볼 수 있는 건 대단한 즐거움이다.
재팬소사이어티에서 진행중인 Deco Japan: Shaping Art and Culture, 1920–1945 전시에 다녀왔다. 그러니까 서양문물에 대한 경도 (1930년작 서양식 스키복을 입은 여성을 그린 거대한 그림엔 일행 모두 감탄) - 군국주의 흐름에 영향을 받은 디자인 - モガ로 불리는 "모던 걸"을 소재, 주제로 한 디자인 이렇게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지는 전시였다. 그 중에서도 재일 흥미로웠던 건 모던 걸 부분. 여러 디자인에 나타나는 "모던 걸"들은 헤어스타일도 의상도 다르지만 또 상당히 비슷하다. 상당히 에로틱한 표정으로 정면 내지는 측면을 보는 시선, 서양식 복식, 흡연, 짙은 화장. 이는 대중문화 상품으로 팔리는 한편, 많은 사람들의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 모양이다.
써드 애버뉴 어딘 가서 엿들은 두 남성의 대화였다. "너는 원래 동쪽 사람이지만 서쪽에 잠깐 파견 나가서 사는 거야." 뉴욕생활 첫 3년을 웨스트빌리지의 기숙사에서 보냈으니까 실제론 동쪽에서 산 기간과 서쪽에서 산 기간 (웨스트빌리지는 또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이기도 하지만)을 비교해보면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의 정체성을 왜그런지 동쪽 사람으로 생각해왔다. 좀 더 지저분하고 좀 더 복작복작하고, 관광객 밀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스트사이드가 내 생활 근거지라고 믿고 있었고, 미드타운 이스트도 이스트사이드로 쳐 준다면 회사도 동쪽에 가까이 있고. 1년 1개월 살던 집에서 서쪽의 하이라이즈로 이사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고 동네를 좋아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생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