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몽계

포스트: 2
Tags

Posts

2 posts

천년여우 千年女優 (2001)

멧가비|2021년 2월 9일

첫사랑에 대한 추억과 애수 어쩌고로 소개 받았다가, 정작 관람을 시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뿔싸 싶었던 기억이 있다. 어쩌다가 이 영화는 아름다운 첫사랑 영화로 오인받은 것인가. 그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실제로는 여배우라는 자의식에 사로잡혀 평생을 보낸 한 외로운 노인의 체험 수기. [퍼펙트 블루]에 이어 콘 사토시의 또 한 번의 "과몰입"에 대한 이야기다. 일본 영화의 황금기를 배우로 보낸 후지와라 치요코는 평생을 연기했던 배역들에 자신을 동일시하고, 자신의 배우 경력 그 과정에서 흡수한 환상적인 첫사랑 서사와 자신이 지내온 실제 삶을 분리하지 못한 채 현실과 괴리된 삶을 산다. 배역에 몰입해서 자연인으로서의 본래 모습을 잃어버린 듯한 배우들을 실제로도 알고 있지만, 치요코처럼 일

퍼펙트 블루 Perfect Blue (1998)

멧가비|2021년 2월 9일

"객체에 대한 과물입과 주체성 상실", 즉 자신의 삶을 살 에너지를 모조리 외부 대상에 대한 관심에 쏟아 붓는다는 소리다. 아주 오래 전부터 문학과 예술이 경고했으나 온전히 인정받는 데에 너무 오래 걸리는 현대인의 정신병이기도 하다 동경하는 대상을 향한 정서적 헌신은 그 대상에 대한 소유욕으로 번지고, 대상과 자신의 동일시로 가는 과정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소위 팬심이라는 것은 어쩌면 양날의 칼이면서 독이 든 사과 같은 것이다. 그 미묘한 심리를 영화는 조용하고 서늘하면서도 섬세하게 묘사하는데, 실사 영화로 할 법한 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라는 화법을 통해 하는 이종교배의 작법이 작품의 정신착란적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사이코 스릴러라는 장르를 다룸에 있어서 헐리웃 영화의 카피 같은 뻔한 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