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생일이 있다. 생일 선물로 뭘 원하냐길래 혼자 여행이라고 했다. 작년에 포르토도 혼자 다녀오긴 했지만, 번역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함이었다. 혼자 제대로 하는 여행은 7년 만이다. 그를 만난 이후로 늘 함께 다녔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너무 먼 곳은 비용이 부담스럽고, 너무 조용한 곳은 소통이 어려울 것 같아서 결국 파리를 가기로 했다. 빠른 기차를 타면 두 시간이면 닿는다. 작년에도 아일랜드 가족과 함께 파리를 찾았다. 셋째 출산을 눈 앞에 둔 시누를 위한 여행에 가까웠다. 아일랜드 가족들을 유럽 대도시에서 만나는 기분은 묘했다. 조카들은 파리 열쇠고리를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