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월 2일 |
친체로 마을을 떠난 우리의 성계투어 미니버스는 비포장도로로 들어가면서 여성 한 분을 태웠다. 페루의 전통술이라는 피스코(Pisco)를 예쁜 자수로 감싼 작은병에 넣어서 관광객들에게 20솔(~7달러)에 판매를 했는데, 지금 떠올려보니 몇 병 살걸 그랬나 생각이 든다~여전히 '성스러운 계곡'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해발 3,500 미터의 고지대에 위치한, 성계투어의 두번째 관광지 이름은 모라이(Moray)... 영화로 만들어져서 유명한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난쟁이들의 지하도시인 모리아(Moria)와 비슷해서 계속 헷갈렸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입구같지 않은 입구를 지나서 걸어가니, 언덕 아래로 저 멀리 조금 전에 친체로에서도 봤던 테라스 농경지가 살짝 보인다. "뭐, 별거 없는거 같은데.." 생각하며 언덕 끝으로 다가갔는데,정말 신기한 동심원의 잉카유적 테라스가 나타났다! (위쪽으로 볼록한 부분이 있어서 동그란 자물쇠같기도 하고) 중앙 가장 낮은 부분에 따로 배수시설도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모양으로 몇백년 동안 보존이 될 수 있었는지?일행들은 저 아래까지 내려갔는데, 우리는 다시 올라오기 귀찮아서 그냥 안 내려갔다... 이 사진에서 테라스 벽면을 자세히 보면, 각 층을 오르내리는 계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돌을 돌출되게 차례로 박아놓은 것을 볼 수 있다.언덕을 따라서 출구쪽으로 좀 이동을 해보니, 왼편에 동심원 테라스가 약간 무너져내린 곳이 보인다. 잉카인들이 이런 특이한 테라스 농경지를 만든 이유는 각 층별로 온도와 토양을 달리해서 농업시험장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글쎄, 믿거나 말거나~일행들을 만나서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출구쪽으로 걸어가니 다른 동심원의 테라스가 또 있는데,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많이 무너져서 보수공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짧은 잉카의 모리아, 아니 모라이 유적 관람을 마치고 다시 출발했다.비포장 도로를 달리던 투어버스가 똑같은 밴들이 가득 세워진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역시 또 작은 가게로 입장...^^우리 가이드가 다음으로 방문할 염전에서 나온 소금을 정열적으로 설명하시는 중인데, 사실 소금보다도 앞쪽에 샘플로 맛을 볼 수 있는 커다란 알갱이의 옥수수가 정말 맛있었다. 작은 그릇에는 쵸콜렛도 담겨져 있었는데, 이래저래 간식도 먹고 화장실도 가고, 나쁘지 않은 휴게소였다.한 때 유행했던 히말라야 핑크솔트(Pink Salt)처럼 여기서 파는 소금도 핑크색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왕알갱이 옥수수 간식을 먹고, 다시 차에 올라서 이 소금이 만들어지는 염전을 구경하러 다시 출발~염전은 유적지가 아니라서 1인당 10솔의 입장료를 차 안에서 걷어 가이드가 입구에서 내고는 좁은 비포장 도로 언덕을 내려와서 길가에 일단 정차를 했다. 우리가 길이 끝나는 곳에서 걸어내려가 구경하고 다시 올라오면, 끝의 주차장에서 우리 차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나름 체계가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이 된다.보통 성계투어에서 '마라스 염전'이라 부르는 살리네라스데마라스(Salineras de Maras)로 계단식으로 염전을 만들어 놓은 것이 터키의 파묵칼레나 옐로스톤의 맘모스핫스프링스를 떠올리게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날씨가 맑은 날에는 고인 물의 색깔들도 좀 다르게 보여서 훨씬 더 멋있었던 것 같은데, 이 날은 날씨가 흐려서인지 그냥 흙탕물로 밖에는 보이지가 않은 점은 아쉬웠다.전망대 뒤쪽에서 염전에서 일을 하다가 쉬고 있는 현지인들의 모습인데, 저 컵에 따르고 있는 병은 꼭 정종술같다...^^선물가게들을 지나 주차장으로 다시 올라가면서 뒤를 돌아봤다. 투어버스에 올라서 건너편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버스기사가 전체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잠시 차를 세워줘서 사진기를 들고 내렸다.골짜기를 따라서 정말 많은 염전이 흰색의 계단을 이루고 있는데, 잉카인들은 참 계단 또는 테라스(terrace)을 좋아하는 듯~우리가 갔었던 전망대는 제일 왼쪽에 있는데, 우리가 내려다 본 염전들이 정말 일부분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마라스 염전(Salineras de Maras)을 줄여서 '마라살(Marasal)'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다시 출발한 우리 버스는 마침내 성스러운 계곡의 가장 큰 도시인 우루밤바(Urubamba)에 도착해서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을 했다.버스 한 대 겨우 지나가는 좁은 산길을 지나 도착한 투어전문 뷔페식당은 아주 평화로운 분위기였다.많은 투어 여행객들이 동시에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굉장히 넓었는데, 음식도 아주 잘 차려져 있어서 만족을 했다.이 날의 성계투어 일일투어 가격이 1인당 60솔로 약 20불이었는데, 이 뷔페점심만으로도 본전을 뽑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푸짐하고 맛있게 잘 먹고는 우루밤바강(Urubamba River)을 따라서 하류쪽으로 다음 관광지를 향했다.
By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19년 12월 19일 |
페루 쿠스코 한주살기의 3일째, 전날밤 급하게 예약한 일일투어를 하는 날이다. 아침 7시 약속시간이 좀 지나서 우리 호텔로 도착한 여행사 직원을 따라서, 이미 다른 관광객들로 거의 만석인 밴에 올라서 출발을 했다.'잉카의 성스러운 계곡(Sacred Valley of the Incas)'은 파란색 우루밤바(Urubamba) 강을 따라서 마추픽추를 포함한 여러 잉카유적들이 모여있는 계곡을 말한다. 이 날 우리의 성스러운 계곡 투어, 줄여서 '성계투어'의 코스는 위의 지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루트를 쿠스코에서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다. (보라색 경로도 포함) 참고로 아랫줄 오른쪽에 소개된 두 곳, 티폰(Tipon)과 피키약타(Pikillaqta)는 유적지 통합입장권에는 들어있지만, 대중교통이나 별도의 투어로 가야하는 곳이라서 이번 쿠스코 여행에서는 가보지를 못했다.첫번째 투어 목적지인 친체로(Chinchero) 마을에 도착해서 처음 정차한 곳은 Peru Arte라는 딱 봐도 가게... "이 투어는 시작부터 쇼핑인가?" 실망을 하면서 따라 들어갔는데, 우리는 가게를 관통해서 뒷마당으로 안내 되었다.오호~ 우리 미니버스의 사람들이 빙 둘러앉은 가운데에서 안데스 원주민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분이 잉카의 천연염색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다. 물론 스페인어라서 우리 부부는 못 알아들음...^^아기를 포대기로 업은 다른 여성분이 따뜻한 차도 한 잔씩 건네주시고~여러 재료로 화려한 색깔을 내는 법을 직접 보여주기도 하는데 (벌써 왼쪽 손바닥에 빨간 물이 들었음), 쿠스코 여행기 첫편에서 소개해드렸던 잉카문명 고유의 위팔라 문양의 무지개색이 시작된 곳이 여기 친체로 마을이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가게에서 뒷마당으로 내려오는 계단 옆에서 쉬고 있는 귀여운 얼굴의 알파카들... 잠시 후면 투어 손님들과 사진촬영을 하신다고 무척 바쁘시게 된다~또 하나 뒷마당에서 위기주부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 아궁이인데, 정말 어릴 때 시골 할머니집에서 봤던 것과 비슷했다. 쇼핑을 하시는 분들 기다렸다가 차에 올라타니까 언덕을 조금 올라가서는 우리를 다시 내려줬다.유적지 입구로 올라가는 길 옆으로도 화려하게 염색한 각종 제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데, 친체로는 안데스 전통의 직물(textile) 중심지로 직접 천을 짜는 것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통합입장권에 구멍을 받고 유적지 안으로 들어왔는데... 이제는 아주 땅에 펴놓고 장사들을 하신다~^^ 지도에도 Plaza de Chinchero라고 되어있는 이 곳은 우리에게는 관광지였지만, 여기 주민들에게는 마을광장인 셈이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클릭)그 광장을 내려다보며 잉카의 유적을 허물고 세워진 어도비 양식의 교회는 1607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출구쪽에는 직접 연주를 하며 전통악기를 팔고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직물 제품들 보다는 인기가 좋아 보였다.한 때는 잉카 왕국의 여름궁전이 있던 자리에 위치한 십자가...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친체로 마을의 고도는 쿠스코보다도 더 높은 3762m이고, 뒤로 보이는 Hatun Luychu 산의 높이는 해발 4400m나 된다."너희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라~ 나는 셀카를 찍겠다!"여기도 3층으로 쌓아놓은 석벽의 난이도가 전 날에 갔던 삭사이와만에 못지 않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삭사이와만 검은색 돌로 만들었는데, 여기는 갈색의 돌이라는 것이다. 그나저나 홀로 저 위에 계신 분은 관광객인가?그런데, 여기서 보이는 3층의 석벽이 다가 아니다! 이 석벽을 따라서 왼편으로는...이렇게 골짜기 아래쪽으로도 계속 사람 키높이 보다도 큰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바로 이 날의 성계투어에서 놀랍도록 다양한 모습을 지겹도록 보게되는 잉카의 '테라스(terrace)'들이다.저 멀리 외로이 서있는 정자(?)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단체투어의 특성상 가이드가 다시 모이라는 시간까지 돌아가야 하는 관계로...^^광장의 잔디밭에서 가이드를 기다리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출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미니버스는 우리를 태우고는 도로를 좀 달리다가 비포장도로로 접어들어서 성계투어의 두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By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19년 12월 7일 |
근대까지의 세계사가, 특히 미국을 포함한 신대륙의 역사는 전쟁과 정복, 약탈과 학살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많이 무덤덤해졌지만, 그래도 이번 남아메리카 페루 쿠스코 여행에서도 이러한 아픈 과거사를 가장 잘 떠오르게 하는 곳이 여기이다.쿠스코 역사지구(Centro Historico de Cusco) 골목길의 흔한 풍경... 안데스 인디오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들이 알파카를 끌고 나와서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의 여인은 새끼 알파카를 혹시 관광객에게 팔려고 하는걸까? ^^이제 아르마스 광장을 지나서 왼쪽으로 나오는 '태양의 길(Av el Sol)'을 따라 조금 걸어내려가서,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잉카제국의 태양의 신전을 찾아간다. 황금색으로 붙여놓은 코리칸차(QORIKANCHA) 글씨 아래에 산토도밍고 수도원(Convento de Santo Domingo)이라고도 적혀있는 이 곳은 통합입장권에 포함되지 않아서, 여기서 별도의 티켓을 구입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좁은 입구로 들어가서 만나는 첫번째 이 모습은 2년전 스페인 여행에서 자주 봤던(여행기 리스트는 여기 클릭), 성당과 수도원이나 궁전의 중앙정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잠시 회랑의 의자에 앉아서 쉬면서 스페인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모님~ 이 곳이 쿠스코 방문의 필수코스인 이유는, 저 벽에 황금색 액자(?)로 걸어놓은 카톨릭 성화가 아니라 중정 좌우의 아치들 뒤에 가려져 있는...잉카문명이 만든 이 석실들을 구경하기 위해서이다. 돌과 돌 사이에 어떠한 접착재료도 없이 안 보이는 안쪽에 홈을 파서 끼워맞추는 식으로 조립이 되었다는 설명을 가이드가 아마 하고 있지 않았을까...?회랑을 따라 반대편까지 걸어오니, 입구쪽에 서있는 산토도밍고 교회의 종탑이 보인다... 16세기에 이 곳을 정복한 스페인 사람들이,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에서도 가장 중심의 신성한 건물이었던 태양의 신전을 기단부와 몇 개의 석실만 남기고 파괴한 후에, 그 위에 교회와 수도원 건물을 지은 것이다.태양의 신전은 쿠스코 중심의 작은 언덕 위에 만들어졌는데, 저 아래 정원에는 황금으로 만든 동상들이 서있었다고 한다. 코리칸차(Qorikancha)는 잉카인들의 고유언어인 케추아(Quechua)어로 '황금의 정원(Golden Courtyard)'이라는 뜻이란다.잉카제국 시대에 이 신전의 석실들은 모든 벽이 황금으로 덮혀있었다고 스페인 사람들의 기록에 남아있는데, 어떤 모습인지 상상이 잘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 위키피디아에 소개된 아래의 합성사진을 가져와 보여드린다.금판에는 잉카의 신들과 또 태양과 별자리 등 천문학에 관한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잉카문명은 문자가 없었음) 스페인 정복자가 잉카의 왕을 살려주는 댓가로 왕궁의 방을 황금으로 가득 채우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황금이 여기 코리칸차 신전에서 떼서 가져간 것이라고 한다.페루의 광장 등 넓은 곳에는 저렇게 큰 동그라미 안에 'S'자를 써놓은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여기 수도원 중앙의 바닥에도 네 귀퉁이에 일부러 그려놓았다. 광장에서는 '주차금지' 정도로 예상했는데, 여기는 차가 들어오는 곳도 아닌데...?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아시면 알려주시면 미리 감사^^)조금 전에 1층에서 들어가봤던 석실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인데, 정말로 완전히 레고를 끼워맞춰서 조립을 한 것 같다.수도원 입구쪽의 2층은 교회와 연결되어 있어서, 산토도밍고 교회의 본당을 내려다 보고 또 작은 전시실들이 있어서 구경을 하면서 한바퀴 돌았다. 이 모습을 페루의 한 교회로만 본다면 참 멋진 건축물인데... 좌우의 아치들 뒤쪽에 잔해로 남아있는 잉카의 석실들을 생각하면 마냥 아름답게 보이지만은 않았다~정원과 연결된 쪽으로 나와서 천천히 저 멀리 가운데 보이는 계단 아래까지 걸어서 내려갔다.왼편으로 가운데 검은 돌로 쌓은 부분과 그 아래쪽이 잉카인들이 만들었던 신전의 남아있는 외벽과 기단부이다. 좀 더 가까이서 찬찬히 보고싶었지만, 이 때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급히 다시 수도원쪽으로 올라갔다.수도원 회랑의 의자에 앉아서 비를 피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교회인가? 신전인가? 아니면, 교회도 신전인가?"비가 그치고 쿠리칸차를 나와서 아래쪽 도로변에서 올려다 본 모습이다. 페루에 큰 지진이 나면 위쪽의 산토도밍고 교회 건물은 피해를 입어서 보수를 해야 했지만, 교회를 짓기 위해서 허물고 남은 옛날 잉카의 까만 석벽과 그 아래 기단부는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잔디밭 아래에 Museo de Sitio Qorikancha 라는 신전 부근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모아놓은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여기는 가지고 있는 통합입장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 따로 사진은 안 올리겠지만 잉카인들이 뇌수술을 했다는 증거라는 머리에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는 미이라의 실물도 있었다! 짧은 관람을 마치고 이제 왔던 길을 돌아서 시장구경을 하러 간다.여기는 시장으로 가는 Calle Santa Clara 길에서, 잉카 전통복장을 입은 남자가 열심히 관광객들을 들여보내던, 안쪽에 기념품 가게들만 잔쯕 모여있는 곳이다. 여기서 아내가 장고 끝에 알파카 털로 만들었다는 스카프를 하나 구입했는데, 결과는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았다나...또 한바탕 소나기가 내린 다음에 도착한 샌페드로 중앙시장(Mercado Central de San Pedro)으로 쿠스코 관광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여기 오면 누구나 먹게 되는 생과일 쥬스! 우리도 1잔을 사서 2잔으로 받아서 리필까지 해가면서 배불리 먹었다.^^이 시장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은 닭국수라고 한 것 같은데, 우리는 국물이 별로 땡기지 않아서 제일 안쪽에서 팔던 이 접시 하나를 주문해서 둘이서 나눠 먹었는데... 문제는 사진으로만 남은 이 음식의 이름은 물론, 우리가 어떤 동물의 어느 부위를 먹은 것인지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다.^^샌페드로 시장 안의 기념품 가게들에는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탐색전으로 하루 관광을 모두 마치고, 어슬렁 두리번 거리면서 숙소가 있는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간다.왕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잉카제국의 신하들이 방을 금으로 가득 채웠던 왕궁이 서있던 자리에, 역시 그 왕궁을 허물고 세워진 쿠스코 대성당이 흐린 저녁 하늘 아래 노란 가로등 불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고,태양의 신은 사라지고, 우리가 오전에 올라갔던 삭사이와만(Saqsaywaman) 유적지 옆에 세워진 예수상이 조명을 받아서 대신 밝게 빛나고 있던 쿠스코의 여행의 둘쨋날 밤이었다. 참, 그 잉카의 마지막 왕은 끝내 죽임을 당했고, 방에 가득 채워진 코리칸차 신전의 황금들은 모두 녹여 금괴로 만들어져서 유럽땅 스페인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By
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19년 11월 29일 |
1980년대초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직후 어느날, 아버지께서 12권짜리 <세계여행 전집> 풀컬러판을 들고 집에 오셨었다. 그 후 몇달을 탐독했던 그 책에서 처음으로 '면도칼도 들어가지 않는 잉카의 석벽'이라는 설명의 사진을 본 것과 함께, "뭐야? 옆집 벽돌로 공사하는 벽도 면도칼 안 들어가는데..." 이런 비슷한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페루 쿠스코 '한 주 살기'의 2일째 아침, 아르마스 광장에서 택시비 10솔을 내고 삭사이와만(Saqsaywaman)에 왔다. (여기 이름이 잘 기억 안나면 그냥 택시기사에거 "섹시우먼(Sexywoman) 갑시다!"라고 해도 됨^^) 안쪽 매표소에서 나중에 소개할 유적지 통합입장권을 130솔에 2장 사서, 검표소에서 제일 윗칸에 구멍을 받고 안으로 들어갔다.
섹시우먼... 아니, 삭사이와만의 첫느낌은 그냥 파란 잔디밭 위에 무너져서 나지막한 피라미드같은 인상을 받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보면...
사람 키만한 바위들을 자유자재로 깍아서 딱딱 끼워맞춰 놓은 것을 보고 한동안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사이에 보이는 작은 돌로된 벽은 축대를 만들기 위해 현대에 만든 것임) 예습도 없었고 복습도 안 할 생각인 페루 여행기... 앞에 보이는 수학여행을 온 것 같은 페루 고등학생들을 따라서 무작정 위로 올라갔다.
멀리 잔디밭 가운데에는 라마(llama)인지? 알파카(alpaca)인지? 몇 마리가 있었다. 이 때는 가까이 가서 보지 못한게 아쉬웠지만, 나중에 쿠스코 시내에서도 전통복장을 입은 인디오 여인들이 데리고 다니는 것을 질리도록 보게된다.
여기 언덕은 쿠스코 시내에서도 3백미터를 더 올라온 해발 3,700 미터! 조금만 오르막을 걸어도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크게 3층으로 되어있는 석벽은 하늘에서 보면 완전히 톱니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여기 클릭해서 위성사진으로 보시면 됨)
꼭대기로 올라가는 나무계단 옆의 석벽은 정말 공장에서 찍어낸 직소퍼즐(jigsaw puzzle)을 맞춰 놓은 것 같았다.
제일 위에는 가운데 원을 중심으로 사각형의 터를 만들어 놓았는데, 사실 그 것 보다 저 언덕 위에 가득한 집들에 더 눈길이 갔다. 여기서 남동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쿠스코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Mirador)가 나온다고 해서 그리로 천천히 걸어갔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페루 쿠스코 시(City of Cusco)는 주변 4천미터가 넘는 봉우리들로 둘러싸인 해발 3,400 m의 분지에 있는 빨간 지붕의 도시로, 인구는 40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이 바로 아래에 내려다 보이는데, 왼쪽에 살짝 보이는 것이 쿠스코 대성당이고,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예수동행교회(Iglesia de la Compañía de Jesús)라 한다.
제법 큰 경기장의 관중석 스탠드도 잉카의 7색깔 무지개로 칠을 해놓았고, 그 뒤로 직선으로 보이는 것은 Aeropuerto Internacional Alejandro Velasco Astete라는 긴 이름의 쿠스코 국제공항의 활주로이다.
전망대 동쪽의 옆 언덕에는 쿠스코 시를 내려다보는 예수상이 세워져 있는데, 그냥 이렇게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삭사이와만(Saqsaywaman)은 가운데 잔디밭을 두고 남북으로 두 개의 유적이 있는데, 북쪽에 올라간 사람들이 이렇게 내려다 보였다. "저기에는 또 뭐가 있을까?"
천천히 다시 내려가면서 잉카석벽의 구석구석을 구경했는데, 삼각형, 오각형에 곡선까지...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다.
삭사이궁 돌담길에서 셀카봉 커플사진~^^
이렇게 돌이 올려져 있는 문들도 몇 개 남아있었다. 정말 이 곳이 완전한 상태였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규칙적으로 톱니모양으로 돌출되어 있는 2층의 석벽들을 지나서, 아래 잔디밭으로 다시 내려갔다.
아내 뒤로 보이는 바위의 크기는 정말 어마어마했는데, 그 위에 또 6개의 사람키만한 바위가 빈틈 없이 올려져있다. 이 정도 되면 슬슬 불가사의, 미스테리, 외계인의 도움 등등의 말들이 떠오른다~^^
잔디밭을 가로질러 북쪽 유적으로 올라가는 계단앞까지 오기는 했는데, 시간은 많았지만 체력적인 한계로... 올라가는 것은 포기했다.
돌아보니 1~3층의 석벽이 마치 하나의 직소퍼즐처럼 보였다. 삭사이와만 구경은 이걸로 마치고 시내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지도로 확인해보니 멀지 않은 거리라서 걸어서 내려가기로 했다.
자동차 도로를 따라 걷다가 여기 삭사이와만의 아래쪽 입구가 있는 곳에서, 작은 카페와 전봇대 사이로 난 계단을 따라서 집들 사이로 걸어 내려갔다.
가운데는 작은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올라올 수 있는 일방통행이고, 좌우의 보도는 계단으로 되어있는 급경사의 길을 따라서, 점점 가까워지는 쿠스코 시내를 바라보며 걸어서 내려가는 재미가 있었다.
작은 광장이 나오고 왼쪽에는 벨몬드 호텔(Belmond Hotel)의 입구가 보이는데, VIP가 숙박을 하는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과 교통경찰이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편에 보이는 INKA Treasure 가게의 쇼윈도에서 마음에 드는 여행기념품을 발견했는데,
가격이 좀 나갈 것 같아서...^^
쿠스코 구시가지에는 이렇게 잉카시대 석벽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들이 많이 있는데, 조금 더 내려가다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좁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그 옛날 <세계여행 전집>의 남미편에서 봤던, 돌과 돌 사이에 '면도칼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12각돌(Twelve Angled Stone)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삭사이와만에서 훨씬 더 큰 바위들을 끼워맞춘 퍼즐을 보고 와서인지, "잉카인들은 마음만 먹었으면 12각이 아니라, 20각돌도 만들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초콜렛 박물관도 구경하고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가면서, 25솔에 점심코스메뉴를 팔았던 Ima Sumaq Restaurant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가성비 최고의 식당이었다.
zoomtr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