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미국 유일의 '국립온천'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남부 아칸소(Arkansas) 주에 있는 핫스프링스 내셔널파크(Hot Springs National Park)의 두번째 여행기이다. 참고로 미국의 여러 주들을 묶어서 지역으로 구분하는데는 많은 방법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인구통계국에서 서부(West), 중서부(Midwest), 남부(South), 북동부(Northeast)의 4개 지역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여기 아칸소를 포함한 그 남부의 주들은 사회적으로 개신교의 영향력이 크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이라서 "바이블 벨트(Bible Belt)"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칸소 중서부에 인구 4만명 정도의 작은 도시인 핫스프링스(Hot Springs)의 중심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도로 오른편으로 건너가면 바로 국립공원 땅이다.^^ 아칸소 주 첫번째 여행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의 제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턴(Bill Clinton)은 아칸소 남부의 호프(Hope)라는 시골에서 태어나 새아빠를 따라서 여기 핫스프링스로 이사해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그래서 이 근처 어디에 빌 클린턴의 얼굴이 크게 그려진 안내판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찾지를 못했다.
왼쪽으로 보이는 돔이 있는 건물이 우리가 조금 전에 미국 국립온천 엄청난 수질을 체험할 수 있었던 '쿼포탕(Quapaw Baths)'이다. (국립공원에 대한 소개와 온천욕을 하는 모습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1편을 보시면 됨)
이제 그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온천장 건물에 들어선 국립공원 비지터센터(Visitor Center)를 둘러볼 차례인데, 간판 오른편에 흔들의자에 앉아서 온천을 해서 보들보들해진 손을 흔들고 계신 사모님이 보인다~
옛날에 포다이스(Fordyce) 온천으로 운영된 건물의 입구로, 국립공원청 직원들이 서있는 뒤로 귀중품을 보관하던 금색의 작은 락커들이 클래식한 멋을 풍겼다. 여러 커다란 온천이 줄지어 서있는 Bathhouse Row에서 이 곳이 1962년에 제일 먼저 폐업을 했기 때문에, 아마도 국립공원 비지터센터로 개조가 된 것 같다. 그냥 국립공원 브로셔만 챙겨서 나올 뻔 했는데, 박물관으로도 운영된다는 것이 생각나서 2층으로 올라갔다.
이 곳의 온천들은 1930~50년대에 그 전성기였다고 하는데, 당시의 여러 모습을 아주 그대로 잘 복원해 놓았다. 마사지실의 모습을 마네킹으로 재현을 해놓았는데, 새하얀 타일과 쉬트들과 함께 흰 천을 덮은 마네킹까지 누워 있어서 처음부터 약간은 으스스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여기 치료실의 고압호스와 저 아내가 가까이 목을 대고 있는 스팀캐비넷(steam cabinet)을 보면서는 약간의 공포까지 밀려왔다. 왜냐하면 작년에 봤던 넷플릭스 드라마 <래치드(Rached)>에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한다는 명목으로 사람을 저 스팀캐비넷으로 고문을 하고, 나중에는 저기 가두고 뜨거운 물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는 정신병원이 아니라 온천휴양지이긴 하지만 말이다...
남자 탈의실의 중앙에는 인디언이 스페인 병사에게 여기 온천수를 바치는 듯한 모습의 동상과, 그 위로는 멋진 스테인드글라스 천정이 화려하게 만들어져 있다. 여기 포다이스(Fordyce) 온천이 이렇게 가장 럭셔리하고 그래서 이용요금이 비쌌기 때문에, 1960년대 온천문화가 쇠락기로 접어들면서 가장 빨리 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개인 마사지실의 모습으로 왼편 테이블에 놓인 것은 처음에는 전화라고 생각을 했는데, 안내판의 설명을 다시 읽어보니 전기를 이용한 마사지 기계라고 한다. 앞서 스팀캐비넷을 봤더니 저 기계도 혹시 전기고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여자 탈의실인데 당시 상류층이 이용을 하던 곳이라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각각의 작은 방으로 탈의실이 만들어져 있어서 안에서 옷을 다 갈아입고 나올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탈의실의 유령...은 아니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목만 옆으로 내고 사진을 찍으시겠단다~
3층으로 올라갔더니 체조연습장같은 마루바닥의 체육관이 만들어져 있었다. 요즘도 수영장이나 스파에는 헬스시설이 있는 것 처럼, 러닝머신이나 웨이트트레이닝 등은 없지만 이런 운동으로 땀을 흘릴 수 있는 공간이 옛날 온천에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예쁜 타일바닥과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여성 휴게실에는 그랜드피아노도 있고 당시 상류층 여성들이 입었던 옷들도 전시가 되어 있었다. 건물 안에는 오래된 엘리베이터도 동작을 하고 있어서 한 번 타볼까 하다가, 밀폐된 공간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계단으로 걸어서 1층으로 내려갔다.
로비 위에 씌여진 예레미야 30장 17절의 성경말씀 "내가 너를 치료하여 네 상처를 낫게 하리라"를 보니까, 이 곳이 단순한 온천이 아니었음을 또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바이블벨트에 속하는 미국남부에 와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남부에 와있다는 것은 여기 점심을 먹기 위해서 들린 팬케잌 가게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영어듣기가 잘 안 되는데 이 동네 사람들이 하는 말은 더욱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물론 더 남쪽의 루이지애나 또는 알라바마 등의 '딥사우스(Deep South)'로 가면 사투리가 훨씬 심해진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아침에 지나갔던 노천온천탕이 있는 Arlington Lawn 잔디밭이 길 건너로 보이는데, 공원 간판이 도로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아침에는 못 봤던 것이었다. 시내 중심가 도로 옆에 세워진 내셔널파크 사인은 다시 봐도 어색하면서 재미있었다.
알링턴 호텔(Arlington Hotel)의 로비에 잠시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 알 카포네가 단골손님이었고 4명의 미국 현직 대통령이 숙박했던 장소답게 화려하기는 했지만, 역시 쇠락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밤이 되면 유령이 나오기에 딱 좋은 호텔이라는 생각을 하며, 우리가 숙박했던 호텔로 돌아가서 차를 몰고 뒷산으로 올라갔다.
국립공원 영역에 포함되는 산 정상에 이런 전망타워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약간 의외였는데, 1877년부터 나무로 만든 전망대가 서있던 자리에 1982년에 지금의 높이 216피트(66 m)의 마운틴타워를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꼭대기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입장료가 있는데, 국립공원 연간회원권을 보여주면 조금 할인이 되었던 기억이다.
오른편 삼거리의 큰 건물이 알링턴 호텔이고, 거기서 남쪽으로 좁고 긴 배스하우스로우(Bathhouse Row)가 이어지고, 그 끝에 큰 성같이 서있는 옛날 육군/해군 종합병원(Army & Navy General Hospital) 건물이 보인다.
제일 꼭대기 야외 전망대에서는 360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바람이 아주 상쾌했던 것이 사진으로도 느껴진다.
아내가 두 번의 대륙횡단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들 중의 한 곳으로 꼽았던 남부 아칸소 주의 핫스프링스 국립공원(Hot Springs National Park)... 온천을 하러 다시 꼭 오고싶다고 해서, 만 60세 환갑잔치 대신에 여기 다시 데리고 와주겠다고 했는데, 과연 언제 다시 이 외진 곳을 방문하게 될 지 위기주부도 궁금하다~
아래층 실내 전망대로 내려오면 잘 만들어진 설명판과 함께 파노라믹뷰로 핫스프링스 지역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다.
아칸소 주는 "The Natural State"라는 별칭답게 사방이 숲이었는데, 이 때가 약간씩 단풍이 들려고 하는 시기였다. 주차장으로 내려가 다시 차에 시동을 걸고 오른편 멀리 보이는 70번 국도를 잠시 거쳐서, 텍사스와 아칸소에만 있는 인터스테이트 30번을 타고 동쪽으로 대륙횡단 이사를 계속했다. 캘리포니아에서부터 시작되는 40번 고속도로를 다시 만나는 주도인 리틀록(Little Rock)에는 주 의사당과 함께 1957년 흑인인권운동의 역사가 있는 Little Rock Central High School National Historic Site 등이 있지만, 모두 생략하고 미시시피 강을 만날 때까지 약 3시간을 쉬지 않고 동쪽으로 계속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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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부를 떠나와서 앞으로 가장 그리워하게 될 것들 중의 하나가, 위기주부의 블로그에 여행기가 34편이나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다. 그 중에서 12년전에 쓴 글을 클릭해서 보시면, 서두에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은 1872년에 지정된 옐로스톤으로 알려져 있지만, 연방정부에서 법으로 특별히 보호한 역사는 요세미티가 1864년으로 더 빠르다고 알려드렸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자면 훨씬 더 오래된 진짜 1등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1832년에 미국 연방정부가 국가의 보호구역(Reserve)으로 지정하는 법을 통과시킨 미국남부 아칸소 주 핫스프링스(Hot Springs) 지역의 온천이다. (위키피디아의 해당 국립공원 설명에도 '설립된(established)' 일자가 1832년 4월 20일로 되어있음)
대륙횡단 4일째 아침을 맞은 이 곳은 아칸소(Arkansas) 주의 핫스프링스(Hot Springs)라는 이름의 도시에 있는 숙소인 해피할로우(Happy Hollow)로, 동명의 건물 뒤 약수터와 이 땅이 모두 핫스프링스 내셔널파크(Hot Springs National Park) 영역에 포함되는 국립공원 내의 숙소이다. 지난 3일 동안 모두 하루 9시간 이상을 운전했기 때문에, 이 날 오전은 온천욕을 하면서 릴렉스를 하기로 했다~
숙소는 일단 체크아웃을 하고 목욕가방만 따로 챙겨서 시내로 걸어 내려오니 넓은 잔디밭이 나왔다. 뒤로 보이는 큰 건물은 1924년에 지어진 484개의 객실이 있는 알링턴 호텔(Arlington Hotel)로 1930년대에는 알카포네(Al Capone)가 단골손님이었고, 지금까지 4명의 미국 현직 대통령이 숙박한 기록을 가지고 있단다. 우리가 서있는 잔디밭에서부터 남쪽으로 배스하우스로우(Bathhouse Row), 즉 '온천장 길'이 시작되는데, 바로 뒤를 돌아보면...
이렇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천온천탕이 잘 만들어져 있다. 이 곳의 온천수는 서양인들이 발견하기 훨씬 전부터 부근의 여러 원주민 부족들이 치료 등의 목적으로 이용했는데,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온천수가 흐르는 계곡에는 서로 적대적인 부족들도 무기를 놓고 들어와서 평화적으로 함께 이용하기로 약속을 했었다고 한다.
비디오를 클릭해서 보시면, 뜨거운 온천수가 산에서 바로 흘러내리는 모습과 함께 주변 풍경을 보실 수 있다. 1803년의 루이지애나 매입으로 이 곳이 미국땅이 되고, 1819년에 아칸소 준주(Arkansas Territory)가 만들어진 후에 온천수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서 연방정부 차원의 보호를 요청했기 때문에, 1832년에 미국 최초로 '국립공원'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여러 시설들이 마구 들어서고 소유권 분쟁도 생겼는데, 1878년의 대화재로 대부분의 건물이 불탄 후에 하천을 복개하는 등 정부 주도로 체계적인 개발이 진행되게 된다.
20세기 들어서 현대식 건물들이 차례로 만들어져서 지금의 배스하우스로우(Bathhouse Row)가 형성되었고, 1921년에 당시로는 미국의 18번째 내셔널파크(National Park)로 지정이 되었는데, 이제 남쪽으로 걸어가면서 차례로 건물들을 소개해보자. 아쉽게도 첫번째로 나오는 1916년에 지어진 슈피리어(Superior) 건물은 모르고 그냥 지나쳤는데, 1983년에 온천이 문을 닫은 후에 지금은 미국 국립공원 내의 유일한, 또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온천수가 들어가는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리(brewery)로 운영이 되고 있단다.
가장 오래된 1892년 건물의 헤일(Hale)은 1978년까지는 온천탕으로 운영되다가, 리모델링을 해서 지금은 각 방에 온천수 욕조를 가진 호텔로 운영이 되고 있다. 전날 알아봤을 때 빈 방이 딱 하나 있어서, 여기서 자볼까 고민을 했었는데... 마지막에 소개하는 커다란 대중 온천탕을 이용해보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처음의 숙소로 예약한 것이다.
그 아래 하얀 모리스(Maurice) 건물은 현재 비어있어서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고, 대신에 건물 뒤쪽의 이 Maurice Historic Spring을 구경할 수 있다. 바위 속의 동굴과 벽에 만들어 놓은 샘에서 온천수가 조금씩 흘러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앞서 잔디밭의 커다란 야외 온천탕을 이미 봤기 때문에 감흥은 별로 없었다.
1915년에 만들어진 포다이스(Fordyce)는 1962년까지는 고급 온천으로 운영이 되었고, 그 후에는 국립공원의 비지터센터 겸 옛날 온천의 모습을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사용이 되고 있는데, 온천욕 후에 둘러본 내부의 모습은 다음 편에서 소개를 해드릴 예정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짜잔~ 우리가 오늘 이용할 온천탕인 쿼포(Quapaw)로 중앙의 둥근 돔이 타일로 장식되어 있는 Bathhouse Row에서 가장 큰 건물이다. 1922년에 문을 열어서 1984년까지 옛날 스타일로 운영을 했고, 그 후에 내부 수리를 거쳐서 지금은 현대식 대중 온천탕과 스파(spa) 시설을 갖추고 2008년에 재개장을 했다고 한다.
목욕탕 앞에서도 커플셀카 인증샷 한 장 찍었는데, 쿼포(Quapaw)는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의 이름이라고 한다. 목욕탕이 문을 열기 전에 줄을 서지 않으면 많이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일찍 왔지만, 아직 다른 기다리는 사람도 전혀 없고 해서 아래쪽까지 다 둘러보고 다시 오기로 했다.
오자크(Ozark)라는 지명은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시즌3까지 나온 범죄드라마의 제목으로 유명해졌지만, 위기주부는 옛날에 월마트의 저렴한 캠핑용품 브랜드의 이름으로 처음 알았다. 항상 그 어원이 궁금했었는데 오자크(Ozark) 온천을 보면서 이번에는 꼭 찾아보겠다고 다짐했었다... 의외로 인디언 부족의 이름이나 말이 아니라, 프랑스어 "aux Arcs"에서 나왔는데, Arcs는 인디언 부족 Arcansas의 줄임말이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원호(arc) 또는 아치(arch)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한다. 참, 1922년에 만들어져서 1977년까지 운영했던 이 온천은 지금은 무료인 미술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는데 역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진짜 미국 국립온천의 진수를 오리지널로 느끼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여기 벅스태프(Buckstaff)를 이용하시면 된다. 1912년에 문을 열었고 유일하게 지금까지 옛날 방식 그대로 중단없이 운영을 해오고 있는 유서깊은 곳으로, 수영복 없이 발가벗고 온천탕에 들어가야 하며 당연히 남탕과 여탕이 분리되어 있다고 한다. "사모님, 우리 거기 들어가는 것 아니에요~"
Bathhouse Row 제일 아래에 마지막으로 지어진 라마르(Lamar) 건물의 내부 로비의 모습으로, 지금은 핫스프링스 국립공원의 기념품가게로 운영이 되고 있다. 1923년에 문을 열어서 1985년까지 온천으로 운영을 했다고 하며, 건물의 이름은 국립공원청이 속한 내무부의 장관을 역임하고 나중에 대법관이 된 Lucius Quintus Cincinnatus Lamar의 성에서 따왔다고 한다.
국립공원 간판이 보이는 제일 남쪽까지 내려왔는데, 가운데 보이는 노란 2층 건물은 1936년에 국립공원 관리소로 지어진 것으로 온천은 아니다. 오른쪽 언덕 위에 거대하게 우뚝 서있는 건물은 1933년에 당시 전쟁부(War Department)에서 온천수를 이용한 부상병들의 치료와 휴양의 목적으로 건설한 육군/해군 종합병원(Army & Navy General Hospital)이었다. 지금은 아칸소 주정부 소유의 건물로 국립공원 밖이지만, 별도로 국가유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지정이 되어있다고 한다.
공원관리소였던 노란 건물 앞에는 이렇게 뜨거운 온천수가 나오는 분수가 만들어져 있다. 여기 핫스프링스 지역의 모든 온천수는 국립공원청에서 한 곳에 모아서 수질을 관리하고 온도를 낮춘 후에 앞서 소개한 온천장들로 공급을 했기 때문에, 온천의 수질은 어디를 가도 똑같다고 한다.
이렇게 시내 한가운데에 국립공원 간판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그래서 '접근성(accessible)'이 좋다고 공원안내에 되어 있지만 그것은 이 도시까지 왔을 때 이야기이고, 전체적으로 봐서는 미본토에서 가장 와보기 어려운 국립공원들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2018년까지는 미국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내셔널파크(National Park)의 기록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사모님, 이제 온천하러 가실까요?"
'쿼포탕'으로 돌아와서 줄을 서러 가보니 다른 노부부가 우리보다 먼저 입구 의자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문을 여는 오전 10시까지 1시간 가까이 남았었는데 말이다... 우리도 그냥 기다리기로 했는데, 계속 사람들이 몰려서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이 30명 정도 되니까, 직원이 조금 일찍 문을 열고 선착순 입장을 받아줘서 첫번째 팀으로 온천을 이용할 수 있었다. 연방정부 국립공원 내에 있는 '국립온천'이라서 혹시 코로나로 문을 닫았거나 또는 이 온천이 쉬는 날인 화요일과 겹치면 어떡하나 대륙횡단 계획을 세우며 걱정을 했었는데, 모든게 잘 맞아 떨어져서 지금 생각해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미리 이삿짐에서 빼서 따로 챙겨놓고 준비해 간 수영복과 샌달을 신고 시원한 물 한 잔 들고 있는 아내의 모습이다. 탈의실에서 잠깐 핸폰을 들고 나와서 이렇게 내부 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했고, 직원이 물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찍어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온천탕에 한 번에 입장하는 이용객 수를 제한을 했기 때문에, 일단 들어가서는 아주 널널한 환경에서 원하는 만큼 온천을 즐길 수가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온천수 이야기를 하자면, 온천을 아주 좋아하는 아내의 말로는 유황 냄새도 전혀 안 나면서 온천수의 효능은 지금까지 들어가본 온천들 중에서 최고였다고 하면서, 정말로 괜히 미국의 '국립온천'으로 지정된 것이 아니라고 감탄을 하셨다! 30분 이상 모든 풀을 들락날락거리면서 충분히 릴렉스를 한 후에 쿼포탕을 나왔고, 그 후에 비지터센터 건물의 박물관을 구경한 것과 첫번째 사진에 살짝 보이는 전망탑을 올라간 이야기는 핫스프링스 국립공원 여행기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진다.
P.S. 블로그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 건강하고 즐거운 연말연시 보내시고, 2022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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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말 기준으로 미국에는 '국립공원'인 내셔널파크(National Park)가 63곳이 있는데, 위기주부는 지금까지 그 중 42곳을 방문했다. (이번에 두 차례의 대륙횡단을 하면서 7곳을 새로 방문했음) 그 63곳 중에서 대다수가 서부에 모여있어서 LA에 살면서 많이 가볼 수 있었지만, 이사 온 동부에는 추가로 가볼 수 있는 국립공원은 별로 남지 않았다... 하지만, 범주를 '넓은 의미의 국립공원'인 National Park System에 속하는 423곳의 Official Units/Parks로 확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서부에는 많이 없는 국가기념물(National Monument), 역사공원(Historical Park), 전쟁터(Battlefield) 등등이 동부, 특히 그것도 집 주변의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에 집중적으로 모여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423곳의 오피셜유닛 리스트에는 없는 동네 공원도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 NPS)에서 직접 관리를 한다는 사실은 여기 이사와서 처음 알았다! 이 곳은 집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그레이트폴스 공원(Great Falls Park)의 입구로 NPS 로고가 전광판 위로 보인다. 별도의 비싼 입장료가 있다고 알고 갔지만, NPS가 관리하는 곳이라서 국립공원 연간회원권(Annual Pass)으로도 무료입장이 가능해서 아주 기뻤다~^^
추수감사절 연휴 토요일에 가족이 워싱턴DC 구경을 잠깐 하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처음으로 들러봤다. 뒤로 보이는 비지터센터는 똑같은 2층 건물을 점대칭으로 두 개 만들어서 구름다리로 연결을 해놓았는데, 내부도 과연 똑같은 지는 닫혀있어서 확인을 할 수 없었다. (구글맵으로 공원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넓은 산책로에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 분리수거 쓰레기통과 피크닉 테이블 등을 보면 영락없는 '동네공원'의 모습이지만, 앞서 링크한 국립공원청 홈페이지에 별도 사이트도 있고 까만줄의 브로셔도 입구에서 제공을 하는 연방정부에서 관리하는 공원이 맞다. "그럼, 국립동네공원으로 불러야 하나?"
홈페이지의 공원지도로 포토맥 강(Potomac River)에 있는 폭포의 서쪽 강변이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쪽 메릴랜드(Maryland) 주의 강변은 별도의 국립역사공원으로 또 지정되어 있는데, 기회가 되면 따로 방문한 후에 자세히 소개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3개의 전망대가 차례로 나오는데, 가장 넓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2번 전망대로 제일 먼저 갔다.
잘 만들어진 안내판을 따라서 넓은 산책로를 따라 가니까,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널직한 전망대가 나왔다.
오호~ 예상보다 훨씬 멋진 풍경에 가족 3명이 모두 감탄을 했다. 동부에서는 약간의 낙차가 있는 급류도 모두 '폭포(falls)'라고 부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폭포 아래쪽에는 카약을 타고있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저 위쪽에서부터 카약이 있는 곳까지의 전체 낙차는 47피트(14 m)나 되고, 좌우의 폭도 350피트(110 m)나 되므로 '그레이트폴스(Great Falls)'라고 부를만 하다는 생각이다.
전망대에 서있는 모녀의 사진이다. 참, 이 멋진 곳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버지니아에 사시는 루나님의 블로그를 통해서였는데,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3번 전망대 입구에는 나무기둥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1936년의 대홍수 때는 제일 위의 표식까지 강물이 불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1996년에 마지막으로 기둥 제일 아래까지 물이 찼던 이후로는 상류쪽에 둑과 댐들이 보강되어서 더 이상의 홍수는 지금까지 없다고 하니... "사모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 3번 전망대에서는 조금 멀기는 하지만 폭포의 전체 모습을 정면으로 감상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가족사진 셀카도 한 장 찍고,
난간에 앉아서 다정한 부녀사진도 찍었다. 지혜는 염색을 해서 머리가 하얗고, 나는 염색을 안해서 머리가 하얗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모습과 소리를 들려드리기 위해서, 망원렌즈로 찍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마지막에 사람들이 보이는 강가의 절벽이 앞서 들렀던 2번 전망대이다.
비디오 앞에도 잠깐 나왔는데 강가까지 내려간 사람들이 있었다. 지도에 Fishermans Eddy라는 표시는 있지만 트레일 표시는 없었는데, 몰래 저 아래까지 내려가는 길이 있는 모양이다.
그 사람들을 보다가 중요한 장면을 놓쳤는데, 상류에서부터 카약을 타고 오른편의 하얀 급류를 따라서 래프팅을 하면서 또 두 사람이 내려온 것이었다. 11월말이라 물도 엄청 차가울텐데 참으로 진정한 스포츠맨들이다~
나머지 급류 구간을 헤치고 내려가는 모습을 아내가 연속해서 찍은 것으로 움짤을 만들어 봤다.
전망대 입구에 국립공원청의 홍보용 트럭이 세워져 있었는데, 위기주부에게는 비슷한 트럭을 봤던 LA 산타모니카 산맥에서의 마지막 하이킹 추억이 떠올랐다. 이 트럭 뒷면에 그려진 지도는 전편에서 소개했던 조지워싱턴 기념도로(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way)로 제일 위의 녹색 표시가 여기 그레이트폴스 공원이다. 그래서 다시 확인을 해보니 이 곳까지 기념도로가 연결은 되어있지 않지만, 공식적으로는 그 공원도로의 일부로 국립공원청에서 여기를 관리하는 것이었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1번 전망대에 잠시 후다닥 들렀다. 폭포에서 제일 가까워 왼편의 급류는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지만, 전체의 모습은 바위에 가려서 잘 보이지가 않았다.
무엇보다 전망대가 난간은 있지만 울퉁불퉁한 바위라서 조심해서 올라와야 했다. 왼쪽 강건너편에 멀리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메릴랜드 주의 역사공원에 포함된 Olmsted Island Overlook이라고 한다. 이렇게 땡스기빙 연휴의 가족 나들이를 마무리한 후에 집 근처에 있는 스시 뷔페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일요일 이른 아침에 보스턴으로 돌아가는 지혜를 배웅해주기 위해서 집에서 15분 걸리는 덜레스 국제공항(Dulles International Airport)에 왔다. 1962년에 오픈한 공항의 저 멋진 터미널 건물의 설계는 핀란드계 미국인 건축가인 에로 사리넨(Eero Saarinen)이 했는데, 이번 대륙횡단에서 아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라고 한 세인트루이스의 게이트웨이아치(Gateway Arch) 국립공원의 반짝이는 스테인레스 아치를 설계한 사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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