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이나 다름없는 드라마 제작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수법은 이미 <그들이 사는 세상>(이하 그사세)에서 익히 보아온 것이다. 쪽대본에 따라 급하게 찍은 테이프는 퀵서비스로 이송된다. 차이가 있다면 사고로 인해 퀵서비스에 이어 테이프를 받아 가는 사람이 조연출에서 제작자인 앤서니킴(김명민 役)으로 바뀐 것뿐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시작된 이 ‘드라마에 대한 드라마’가 겨냥하고 있는 건 무엇일까? 두 드라마간의 보다 섬세한 대조는 이 질문에 조금이나마 답을 내놓을 수 있게 한다.<그사세>가 연출자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였다면 <드라마의 제왕>은 제작자, 혹은 제작 자체에 무게를 둔 모습을 보여줬다. 초점화된 대상이 다르기에 이야기를 추동하는 요소도 다르다. <그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