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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3월 18일 |
페루 쿠스코에서 '한 주 살기'의 6일째, 멀리 떨어진 '무지개 산' 비니쿤카(Vinicunca) 일일투어를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하루종일 아주 여유가 있는, 그야말로 '쿠스코 주민처럼 살기'를 비슷하게 한 날이었다.호텔 아침을 먹고 아무 계획 없이 아르마스 광장으로 나와서 택시를 타고 도착한 탐보마차이(Tambomachay)인데, 택시비가 10솔이었는지 15솔이었는지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 여하튼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던 시내에서 가까운 곳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벌써 잉카 전통복장을 입고 알파카와 어린 딸까지 데리고 나온 여성분으로, 물론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돈을 벌기 위해 나오신 것이다.입구에서 통합입장권에 구멍을 뚫고, 걸어서 올라가는 길 옆으로 심어진 이 나무들이 상당히 특이했던 기억이다.조금 올라가니 왼편으로 돌을 쌓은 곳에서 한줄기 물이 졸졸 흘러나오는 곳이 있었다. "약수터인가? 설마 이게 다는 아니겠지..."왼편으로 휘어진 길을 따라 좀 더 올라가니 넓어진 곳에 갑자기 관광객들과 또 이들을 상대로 장사 준비를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서 왼편으로 이 곳의 주인공 잉카유적이 나온다.이 탐보마차이 유적은 일년내내 저 물이 마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는데, 3층과 4층에 정교하게 돌을 끼워맞춘 수준을 보면 여기가 단순한 약수터나 목욕탕(?)은 아니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었다.두 줄기로 갈라져서 흐르는 물 앞에선 꼬마... 쿠스코에는 외국 관광객도 많지만, 페루의 다른 지역에서 온 내국인들도 많았다.건너편 언덕 위의 저 곳에 올라가면 4층의 유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것 같았는데... 아침부터 높은 곳에 힘들게 올라가기 싫다는 사모님의 의견에 따라, 그냥 왔던 길로 돌아나가는 것으로 여기 탐보마차이 구경은 끝~^^도로 건너편 조금 아래쪽에 성곽같은 또 다른 잉카유적이 있어서, 도로를 따라 걸어서 가보았다.이 곳의 이름은 푸카푸카라(Puka Pukara)... '붉은 요새(red fortress)'라는 뜻의 검문소 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붉은 돌로 만들어진 성벽의 성문을 막고있는 아내... "들어가려면 암호를 대라~" 암호를 말하고 저 멀리 꼭대기까지 올라갔다.마지막에는 나무계단을 이용해서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3일전에 성계투어의 마지막 코스로 피삭(Pisac)을 구경하고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저 멀리 보이는 고개를 넘어서 가로수들 뒤로 살짝 보이는 도로를 따라 쿠스코로 돌아왔었다.조금 전에 아내가 지키던 성문의 안쪽은 거의 무너져내린 이런 모습이다.^^ 자 이제 쿠스코쪽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한적한 도로에 빈 택시가 지나갈 것 같지도 않고, 또 택시비 10솔 정도 내면 4일전에 삭사이와만(Saqsaywaman) 간다고 쓴 택시비까지 합하면 (여행기는 클릭), 두 명이 인근 유적지 4곳을 둘러보는 반일투어하는 요금과 별 차이가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검표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쿠스코쪽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있다고 했다! 잠시 후 이렇게 현대자동차 로고가 반짝이는 버스가 도착해서, 1인당 1솔의 버스비를 내고 탑승을 했다.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조끼를 입은 '버스 안내양'에게 버스비 2솔을 내고, 이렇게 시내버스를 타고 다음 유적을 찾아가던 이 순간이 '쿠스코 한 주 살기' 중에서 가장 주민들처럼 지낸 기억으로 남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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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3월 12일 |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서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에 도착해서, 먼저 높은 곳에서 그 전체 모습을 내려다 보았고(1편), 그 잃어버린 공중도시의 내부로 들어와 신전 등을 구경한 후(2편), 이제 반환점을 돌아 나가서 마추픽추와 작별을 하고 다시 버스와 기차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마추픽추 돌담길에 가만히 손을 대고, 이 곳을 만들고 여기에 살다가 홀연히 떠나버린 사람들을 생각해본다~"이렇게 잘 만들어 놓은 전망좋은 집들을 놔두고, 그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주택가 너머로 계단식 밭인 테라스가 보이고, 출구 밖의 비탈에 만들어진 지그재그 도로에는 또 버스가 올라오고 있었다.마추픽추 안의 건물 중에서 가장 큰 돌들로 만들어졌다는 '3개의 창문이 있는 신전(Temple of the Three Windows)'이 중앙 잔디밭 너머로 보이는데, 가장 큰 돌의 무게는 300톤이 넘을거라고 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창문이 모두 5개인데, 좌우 가장자리의 2개는 닫혀(?) 있음을 알 수 있다.^^계단을 따라 내려가는데, 정면에 잔디밭 중앙에 홀로 서있는 나무가 한 그루 보였다.반환점을 돌아서 나가는 길에 가장 유명한 장소라고 할 수 있는 '콘도르의 신전(Temple of the Condor)'인데, 저 기울어진 바위 위에까지 돌을 쌓아놓은 것이 참 특이했다.이제 저 사람들을 따라서 마지막 귀족들이 살았다는 건물 위쪽으로 테라스를 따라 걸어나가면 이 곳과 작별이다...그래서 여기서 참 사진들을 많이 찍었던 것 같다. 이렇게 우루밤바 강이 만든 안데스 산맥의 계곡을 내려다보며 찍고,또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건물들과 저 나무, 와이나픽추 봉우리를 배경으로도 사진을 남겼었다~테라스는 두 층만 사람들이 걸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아내 윗층에는 직원들이 보수작업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이 분들도 중장비 없이 사람의 힘으로만 저 큰 돌의 위치를 옮기려고 하시는 걸까? 저 돌만 옮기면 오늘은 퇴근각? 그렇다면 이 마추픽추의 수 많은 돌로 만든 건물과 테라스들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잉카 사람들이 동원되어서 만들어진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만 출구로 나와버렸당~왕복표를 다시 꺼내서 버스를 타고, 저 약 4백미터 아래로 내려가서 우루밤바 강을 거슬러 올라가 기차역이 있는 아구아스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마을로 돌아갔다.그렇게 다시 마을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12:13분경... 어떻게 정확히 아냐면, 우리가 점심을 먹은 식당인 마파초(Mapacho) 간판 아래에 시계가 있어서...^^이 곳은 수제맥주(craft beer)로 유명하다고 해서, 서버가 추천해준 두 종류의 생맥주를 시켜봤는데, 양조장이 여기 가게에 있는 것 같아보이지는 않았다. 여하튼 이 세상의 오지에서 완전히 미국식 분위기의 펍(pub)에서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다. 문제는 음식값도 거의 미국본토 수준...^^시간 여유가 있어 우루밤바 강가에서 라떼로 한 잔 마셨는데, 전날까지 많은 비가 내려서 아직도 급류로 흘러가는 강물을 보니, 오늘 저 굽이 돌아 마추픽추 정상에서 오전에 날씨가 좋았던 것이 천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기찻길로만 연결된 옆마을, 히드로일렉트리카(Hidroelectrica)로 향하는 페루레일(PeruRail)의 기차... 아마도 앞으로 파란색 기차만 보면 여기 아구아칼리엔테가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그 기차의 꽁무니에 매달려서 가던 벨몬드 하이럼빙엄(Belmond Hiram Bingham) 특급열차의 식당칸(?)인 것 같았다. 한 참을 기차역앞 '미로'를 헤메며 기념품 몇 개를 사고는 호텔로 돌아가서 맡겨놓았던 가방을 찾아서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쿠스코 한 주 살기' 가운데의 1박2일 마추픽추 여행을 끝내고, 이제 파란색 이 페루레일 기차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간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기차는 4시간 가까이 천천히 달려서 우리를 포로이(Poroy) 기차역에 내려주었고, 거기서 택시를 타고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의 호텔로 돌아갔다. 택시에 타니까 또 비가 내렸었는데, 기사가 잉카 고유의 언어인 케추아어로 비(rain)를 '빠라(para)'라고 부른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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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19년 12월 19일 |
페루 쿠스코 한주살기의 3일째, 전날밤 급하게 예약한 일일투어를 하는 날이다. 아침 7시 약속시간이 좀 지나서 우리 호텔로 도착한 여행사 직원을 따라서, 이미 다른 관광객들로 거의 만석인 밴에 올라서 출발을 했다.'잉카의 성스러운 계곡(Sacred Valley of the Incas)'은 파란색 우루밤바(Urubamba) 강을 따라서 마추픽추를 포함한 여러 잉카유적들이 모여있는 계곡을 말한다. 이 날 우리의 성스러운 계곡 투어, 줄여서 '성계투어'의 코스는 위의 지도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루트를 쿠스코에서 시작해서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다. (보라색 경로도 포함) 참고로 아랫줄 오른쪽에 소개된 두 곳, 티폰(Tipon)과 피키약타(Pikillaqta)는 유적지 통합입장권에는 들어있지만, 대중교통이나 별도의 투어로 가야하는 곳이라서 이번 쿠스코 여행에서는 가보지를 못했다.첫번째 투어 목적지인 친체로(Chinchero) 마을에 도착해서 처음 정차한 곳은 Peru Arte라는 딱 봐도 가게... "이 투어는 시작부터 쇼핑인가?" 실망을 하면서 따라 들어갔는데, 우리는 가게를 관통해서 뒷마당으로 안내 되었다.오호~ 우리 미니버스의 사람들이 빙 둘러앉은 가운데에서 안데스 원주민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분이 잉카의 천연염색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신다. 물론 스페인어라서 우리 부부는 못 알아들음...^^아기를 포대기로 업은 다른 여성분이 따뜻한 차도 한 잔씩 건네주시고~여러 재료로 화려한 색깔을 내는 법을 직접 보여주기도 하는데 (벌써 왼쪽 손바닥에 빨간 물이 들었음), 쿠스코 여행기 첫편에서 소개해드렸던 잉카문명 고유의 위팔라 문양의 무지개색이 시작된 곳이 여기 친체로 마을이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가게에서 뒷마당으로 내려오는 계단 옆에서 쉬고 있는 귀여운 얼굴의 알파카들... 잠시 후면 투어 손님들과 사진촬영을 하신다고 무척 바쁘시게 된다~또 하나 뒷마당에서 위기주부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 아궁이인데, 정말 어릴 때 시골 할머니집에서 봤던 것과 비슷했다. 쇼핑을 하시는 분들 기다렸다가 차에 올라타니까 언덕을 조금 올라가서는 우리를 다시 내려줬다.유적지 입구로 올라가는 길 옆으로도 화려하게 염색한 각종 제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데, 친체로는 안데스 전통의 직물(textile) 중심지로 직접 천을 짜는 것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통합입장권에 구멍을 받고 유적지 안으로 들어왔는데... 이제는 아주 땅에 펴놓고 장사들을 하신다~^^ 지도에도 Plaza de Chinchero라고 되어있는 이 곳은 우리에게는 관광지였지만, 여기 주민들에게는 마을광장인 셈이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클릭)그 광장을 내려다보며 잉카의 유적을 허물고 세워진 어도비 양식의 교회는 1607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출구쪽에는 직접 연주를 하며 전통악기를 팔고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직물 제품들 보다는 인기가 좋아 보였다.한 때는 잉카 왕국의 여름궁전이 있던 자리에 위치한 십자가...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친체로 마을의 고도는 쿠스코보다도 더 높은 3762m이고, 뒤로 보이는 Hatun Luychu 산의 높이는 해발 4400m나 된다."너희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라~ 나는 셀카를 찍겠다!"여기도 3층으로 쌓아놓은 석벽의 난이도가 전 날에 갔던 삭사이와만에 못지 않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삭사이와만 검은색 돌로 만들었는데, 여기는 갈색의 돌이라는 것이다. 그나저나 홀로 저 위에 계신 분은 관광객인가?그런데, 여기서 보이는 3층의 석벽이 다가 아니다! 이 석벽을 따라서 왼편으로는...이렇게 골짜기 아래쪽으로도 계속 사람 키높이 보다도 큰 계단(?)이 만들어져 있다. 바로 이 날의 성계투어에서 놀랍도록 다양한 모습을 지겹도록 보게되는 잉카의 '테라스(terrace)'들이다.저 멀리 외로이 서있는 정자(?)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단체투어의 특성상 가이드가 다시 모이라는 시간까지 돌아가야 하는 관계로...^^광장의 잔디밭에서 가이드를 기다리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출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미니버스는 우리를 태우고는 도로를 좀 달리다가 비포장도로로 접어들어서 성계투어의 두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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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19년 12월 7일 |
근대까지의 세계사가, 특히 미국을 포함한 신대륙의 역사는 전쟁과 정복, 약탈과 학살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많이 무덤덤해졌지만, 그래도 이번 남아메리카 페루 쿠스코 여행에서도 이러한 아픈 과거사를 가장 잘 떠오르게 하는 곳이 여기이다.쿠스코 역사지구(Centro Historico de Cusco) 골목길의 흔한 풍경... 안데스 인디오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들이 알파카를 끌고 나와서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오른쪽의 여인은 새끼 알파카를 혹시 관광객에게 팔려고 하는걸까? ^^이제 아르마스 광장을 지나서 왼쪽으로 나오는 '태양의 길(Av el Sol)'을 따라 조금 걸어내려가서,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잉카제국의 태양의 신전을 찾아간다. 황금색으로 붙여놓은 코리칸차(QORIKANCHA) 글씨 아래에 산토도밍고 수도원(Convento de Santo Domingo)이라고도 적혀있는 이 곳은 통합입장권에 포함되지 않아서, 여기서 별도의 티켓을 구입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좁은 입구로 들어가서 만나는 첫번째 이 모습은 2년전 스페인 여행에서 자주 봤던(여행기 리스트는 여기 클릭), 성당과 수도원이나 궁전의 중앙정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잠시 회랑의 의자에 앉아서 쉬면서 스페인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모님~ 이 곳이 쿠스코 방문의 필수코스인 이유는, 저 벽에 황금색 액자(?)로 걸어놓은 카톨릭 성화가 아니라 중정 좌우의 아치들 뒤에 가려져 있는...잉카문명이 만든 이 석실들을 구경하기 위해서이다. 돌과 돌 사이에 어떠한 접착재료도 없이 안 보이는 안쪽에 홈을 파서 끼워맞추는 식으로 조립이 되었다는 설명을 가이드가 아마 하고 있지 않았을까...?회랑을 따라 반대편까지 걸어오니, 입구쪽에 서있는 산토도밍고 교회의 종탑이 보인다... 16세기에 이 곳을 정복한 스페인 사람들이,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에서도 가장 중심의 신성한 건물이었던 태양의 신전을 기단부와 몇 개의 석실만 남기고 파괴한 후에, 그 위에 교회와 수도원 건물을 지은 것이다.태양의 신전은 쿠스코 중심의 작은 언덕 위에 만들어졌는데, 저 아래 정원에는 황금으로 만든 동상들이 서있었다고 한다. 코리칸차(Qorikancha)는 잉카인들의 고유언어인 케추아(Quechua)어로 '황금의 정원(Golden Courtyard)'이라는 뜻이란다.잉카제국 시대에 이 신전의 석실들은 모든 벽이 황금으로 덮혀있었다고 스페인 사람들의 기록에 남아있는데, 어떤 모습인지 상상이 잘 안되시는 분들을 위해 위키피디아에 소개된 아래의 합성사진을 가져와 보여드린다.금판에는 잉카의 신들과 또 태양과 별자리 등 천문학에 관한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잉카문명은 문자가 없었음) 스페인 정복자가 잉카의 왕을 살려주는 댓가로 왕궁의 방을 황금으로 가득 채우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황금이 여기 코리칸차 신전에서 떼서 가져간 것이라고 한다.페루의 광장 등 넓은 곳에는 저렇게 큰 동그라미 안에 'S'자를 써놓은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여기 수도원 중앙의 바닥에도 네 귀퉁이에 일부러 그려놓았다. 광장에서는 '주차금지' 정도로 예상했는데, 여기는 차가 들어오는 곳도 아닌데...?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아시면 알려주시면 미리 감사^^)조금 전에 1층에서 들어가봤던 석실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인데, 정말로 완전히 레고를 끼워맞춰서 조립을 한 것 같다.수도원 입구쪽의 2층은 교회와 연결되어 있어서, 산토도밍고 교회의 본당을 내려다 보고 또 작은 전시실들이 있어서 구경을 하면서 한바퀴 돌았다. 이 모습을 페루의 한 교회로만 본다면 참 멋진 건축물인데... 좌우의 아치들 뒤쪽에 잔해로 남아있는 잉카의 석실들을 생각하면 마냥 아름답게 보이지만은 않았다~정원과 연결된 쪽으로 나와서 천천히 저 멀리 가운데 보이는 계단 아래까지 걸어서 내려갔다.왼편으로 가운데 검은 돌로 쌓은 부분과 그 아래쪽이 잉카인들이 만들었던 신전의 남아있는 외벽과 기단부이다. 좀 더 가까이서 찬찬히 보고싶었지만, 이 때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급히 다시 수도원쪽으로 올라갔다.수도원 회랑의 의자에 앉아서 비를 피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교회인가? 신전인가? 아니면, 교회도 신전인가?"비가 그치고 쿠리칸차를 나와서 아래쪽 도로변에서 올려다 본 모습이다. 페루에 큰 지진이 나면 위쪽의 산토도밍고 교회 건물은 피해를 입어서 보수를 해야 했지만, 교회를 짓기 위해서 허물고 남은 옛날 잉카의 까만 석벽과 그 아래 기단부는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잔디밭 아래에 Museo de Sitio Qorikancha 라는 신전 부근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모아놓은 작은 박물관이 있는데, 여기는 가지고 있는 통합입장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 따로 사진은 안 올리겠지만 잉카인들이 뇌수술을 했다는 증거라는 머리에 동그란 구멍이 뚫려있는 미이라의 실물도 있었다! 짧은 관람을 마치고 이제 왔던 길을 돌아서 시장구경을 하러 간다.여기는 시장으로 가는 Calle Santa Clara 길에서, 잉카 전통복장을 입은 남자가 열심히 관광객들을 들여보내던, 안쪽에 기념품 가게들만 잔쯕 모여있는 곳이다. 여기서 아내가 장고 끝에 알파카 털로 만들었다는 스카프를 하나 구입했는데, 결과는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았다나...또 한바탕 소나기가 내린 다음에 도착한 샌페드로 중앙시장(Mercado Central de San Pedro)으로 쿠스코 관광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여기 오면 누구나 먹게 되는 생과일 쥬스! 우리도 1잔을 사서 2잔으로 받아서 리필까지 해가면서 배불리 먹었다.^^이 시장에서 제일 유명한 음식은 닭국수라고 한 것 같은데, 우리는 국물이 별로 땡기지 않아서 제일 안쪽에서 팔던 이 접시 하나를 주문해서 둘이서 나눠 먹었는데... 문제는 사진으로만 남은 이 음식의 이름은 물론, 우리가 어떤 동물의 어느 부위를 먹은 것인지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다.^^샌페드로 시장 안의 기념품 가게들에는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탐색전으로 하루 관광을 모두 마치고, 어슬렁 두리번 거리면서 숙소가 있는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간다.왕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잉카제국의 신하들이 방을 금으로 가득 채웠던 왕궁이 서있던 자리에, 역시 그 왕궁을 허물고 세워진 쿠스코 대성당이 흐린 저녁 하늘 아래 노란 가로등 불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고,태양의 신은 사라지고, 우리가 오전에 올라갔던 삭사이와만(Saqsaywaman) 유적지 옆에 세워진 예수상이 조명을 받아서 대신 밝게 빛나고 있던 쿠스코의 여행의 둘쨋날 밤이었다. 참, 그 잉카의 마지막 왕은 끝내 죽임을 당했고, 방에 가득 채워진 코리칸차 신전의 황금들은 모두 녹여 금괴로 만들어져서 유럽땅 스페인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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