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도시는 각자마다 고유의 이미지가 있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의 파리는 낭만의 도시이고, <만추>에서의 시애틀은 외로운 도시이며, <무간도>에서의 홍콩은 비정한 도시다. 그렇다면 경주는? 푸릇푸릇한 능들을 통해 한여름의 풋풋함과, 청춘을 상징하는 녹색들의 향연을 통해 젊음의 기쁨을 노래하는 도시일까? 오히려 장률은 영화 <경주>를 통해, 경주를 어디서나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도시로 묘사한다. 스포는 조금. 어디서나 죽임이 도사리고 있는 도시-라고만 이야기하면 뭔가 범죄의 도시인가, 싶겠지만 딱히 그런 건 아니다. 그저 도시 이곳 저곳에 널려있는 능들을 통해 죽음의 이미지를 가만히 전시하고 있을 뿐. 하긴, 생각해보면 능들은 진짜 무덤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