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언제하니?" 평상시에도 듣는 소리지만, 추석이 되니 그 빈도가 매우 잦아졌다. 결혼을 한다는 것, 새로운 가족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요구를 무심코 흘려버릴 수 있었던 것은, 지금까지 결혼에 대해 피상적인 것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집이 있어야 하지, 직장이 번듯해야 하지, 돈을 모아놔야 하지. 생각해보면 온통 물질적인 계산 뿐이다. 결혼이란 그런 것인가, 가족이란 그런 것인가. 한 가족이 있다. 건설일용직으로 일하며 동네 마트에서 도둑질을 하며 사는 남자. 세탁공장에서 일하며 무심한 여자. 겨우 살아갈 정도의 연금을 받으며 노년을 맞이한 여자. 가슴 흔드는 일을 하는 여자. 도둑질을 하며 사춘기에 접어들 소년. 그들은 가정폭력을 당하는 소녀를 만난다. 모두 남남이지만, 동시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