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대륙횡단 이사기록의 마지막 편을 쓰려고 하니, 정말로 모두에게 특별했던 지난 3년간의 추억이 떠올라서 먼저 한 번 순서대로 정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 연말에, 대학생 지혜가 첫번째 겨울방학을 맞아 LA의 집으로 돌아왔고, 우리는 스타워즈 9탄 영화를 한인타운에서 관람하고 그로브몰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하며 연말을 보냈다. 이듬해 1월초에 겨울 요세미티로 2박3일 가족여행을 다녀온 후에, 지혜가 보스턴으로 돌아가며 자신이 속한 하버드 오케스트라의 6월 중국 원정공연이 기대된다고 했지만, 거기서 시작된 무슨 전염병이 미국에서도 환자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함께 들려왔다...
불과 두 달만인 2020년 3월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로 퍼졌고, 지혜도 봄방학과 함께 다시 집으로 완전히 돌아와 무기한의 '락다운'이 시작되었다. 첫번째 대확산의 정점이 조금 지난 후부터 그래도 우리는 등산과 캠핑도 조금씩 다니다가, 8월에는 자동차 캠핑여행 9박10일을 하면서 자이언 내로우(Narrows) '인생 하이킹'도 했었다.
화장실 휴지가 품절될까 걱정하며 2020년말을 보내고, 연초에 지혜는 마침내 보스턴의 기숙사로 돌아가서 2학년 봄학기를 보내기로 했다. 2021년 2월부터 아내를 시작으로 차례로 모두 코로나 백신을 맞았고,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북부 캘리포니아로 7박8일 자동차여행을 또 다녀왔다. 그리고 지혜는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름방학을 혼자 보내고, 8월말에 딸을 만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우리 부부는 동부로 이사를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2021년 10월에 직접 차를 몰고 두 번의 대륙횡단 이사를 했고, 연말을 백악관 앞에 만들어진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족이 함께 구경하면서 보냈다. 올해 2022년 초부터 미국은 거의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와서, 여름휴가로 사람 많은 플로리다 디즈니월드를 가는 바람에 우리 부부도 결국 코로나에 걸렸다가 낳았고, 3학년을 마친 지혜는 뉴욕 맨하탄에서 10주간 인턴생활을 했다. 그리고 벌써 대학교 4학년으로 내년 봄 졸업을 앞둔 지혜가 마지막 겨울방학을 맞아 다시 버지니아의 집으로 돌아와 있다.
이상과 같은 3년간의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집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미동부 버지니아로의 이사... 그 2차 대륙횡단의 마지막 날에, 1차에서는 구경을 마치고 나왔던 손톤갭(Thornton Gap) 출입구로 들어가서, 그 때 달리지 못한 쉐난도어 내셔널파크(Shenandoah National Park)의 북쪽 1/3을 마저 구경하기로 했다. (공원에 대한 소개와 지도는 여기를 클릭해서 1차 횡단기를 보시면 됨)
국립공원을 종단하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Skyline Drive)에 있는 약 70개의 전망대 중 한 곳에 차를 세웠더니, 안내판에 아래와 같은 글귀가 적혀있는게 이 마지막 포스팅과 뭔가 어울리는 듯 하다.
"No man ever steps in the same river twice, for it's not the same river and he's not the same man."
Heraclitus of Ephesus, Greek philosopher
약 보름 전의 1차 대륙횡단 때보다 훨씬 노랗고 빨개진 쉐난도어의 가을단풍을 감상하며 계속 북쪽으로 운전했다.
산맥의 서쪽이 내려다 보이는 다른 전망대에 차를 세웠는데, 남서쪽에 낮게 자리잡은 짧은 해가 긴 그림자를 만들고 있다.
손가락으로 V자를 하고 있는 것이, 여기 우리 동네 유일의 내셔널파크를 벌써 두번째 방문했다는 뜻일까? 아니면 오늘 두번째 대륙횡단도 마친다는 뜻일까? (사실 당시 저 운전자는 피곤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고, 필자가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 뿐임^^)
기억하시겠지만 올해 2022년에 같은 도로를 반대방향으로 달리며 구경한 쉐난도어의 가을단풍을 이미 소개해드렸었다. 그러나 위에 인용했던 그리스 철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누구도 같은 단풍을 두 번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
이 동네에서는 드물게 새빨갛게 단풍이 들어서 기억이 나는 이 나무가 서있는 곳은,
공원의 가장 북쪽에 있는 안내소인 디키리지 비지터센터(Dickey Ridge Visitor Center)의 주차장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있는 저 언덕의 잔디밭쪽으로 걸어가보니...
파란 하늘 아래로 붉은 노을을 만들며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어둡기 전에 산을 내려가야겠당~"
석양을 받고 있는 저 비지터센터 내부의 모습은 여기를 클릭해서 앞서 언급한 올해 단풍구경 포스팅을 보시면 된다.
이 때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하나 깨달은게 있는데, 이제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동부에서는 해가 바다로 떨어지는 일몰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날이 2021년 11월 1일이었으니까, 거의 정확히 14년전에 위기주부가 찍은 옛날 사진을 아래에 하나 보여드리면,
미국 LA로 이사온 후 처음, 2007년 11월 3일에 야자수가 서있는 태평양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사진에 담았던 모습이다. (사진이나 여기를 클릭하면 당시 위기주부의 첫번째 게티센터/산타모니카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두 번의 대륙횡단을 하면서 1백 장은 찍은 것 같은 커플셀카도 마지막으로 한 장 찍고는, 국립공원 북쪽 프론트로열(Front Royal) 출입구로 나가서 66번 고속도로를 한 시간 정도 달려서 대륙횡단의 종착지를 찾아갔다.
그 곳은 버지니아 최대의 한인타운인 센터빌(Centreville)의 쇼핑몰로, 1차에서는 여기 파리바게트 빵집이 목적지였고, 지금 2차는 오른편 끝에 보이는 고깃집에 들어가 저녁을 먹었다. 이로써 LA에서 워싱턴DC까지 12박13일 동안에 약 3,500마일(5,635 km)을 달린 2차 대륙횡단 이사도 무사히 끝났었고, 그 여정을 기록한 28편의 여행기도 다행히 해를 넘기지 않고 이제 탈고를 한다. (1차 20편과 함께, 도합 48편의 대륙횡단기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해서 모두 차례로 보실 수 있음) 처음 요약한 것처럼 그렇게 지난 3년은 모두 흘러갔고, 곧 시작될 새로운 2023년에는 당장은 연초에 잡혀있는 중요한 일이 아무 문제없이 잘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미국대륙을 자동차로 누가 빨리 횡단하는 지를 겨루는 '캐논볼런(Cannonball Run)'이라는 불법적이고 비공식적인 기록도전이 있다. 뉴욕 맨하탄 Red Ball Garage에서 LA 레돈도비치 Portofino Hotel까지 2,906마일(4,677 km)을 특별 개조한 차량에 보통 3명이 탑승해서 달리는데, 작년 10월에 새로 수립된 최단기록이 25시간 39분으로 전구간을 무려 110 mph, 시속 180 km라는 믿기지 않는 평균속도로 계속 달린 것이다! 위기주부가 이 도전에 참가할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걱정은 접어두시고, 자동차 대륙횡단이라고 하면 보통 LA와 뉴욕 사이를 달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려드리려 했다. 같은 작년 10월에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서 출발했던 위기주부의 첫번째 자동차 대륙횡단은 비록 뉴욕(New York)까지 가지는 않고 워싱턴DC 부근에서 끝났는데, 이제 정확히 20번째 횡단여행기인 이 마지막 글로 대미를 장식할 차례이다.
특별 개조는 고사하고, 뒷자리와 트렁크도 모자라서 지붕 위까지 이삿짐을 가득 싣고 대륙횡단에 나섰던 우리집 차가 가운데 보인다. 대륙횡단 8일째 오후에 2시간 정도 거리에 최종목적지를 남겨두고서, 또 하이킹을 하기 위해 주차를 한 이 곳은 버지니아 주의 쉐난도어 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의 스카이랜드 리조트(Skyland Resort) 입구이다.
스토니맨(Stony Man)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의 안내판 옆에서 아내가 손을 흔들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오솔길 건너편 큰 나무에 흰색과 파란색의 페인트가 세로로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칠해져 있는 것이 보이는데, 바로 이 길이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423개의 Official Units에 독립적으로 포함되는 애팔래치안 국립경관로(Appalachian National Scenic Trail)임을 알려주고 있다.
애팔래치안 트레일(Appalachian Trail, AT)은 지도와 같이 남쪽 조지아(Georgia) 주의 Springer Mountain에서 출발해, 미동부의 14개 주를 거쳐서 북쪽 메인(Maine) 주의 Mount Katahdin에서 끝나는 총길이 약 2,180마일(3,500 km)의 등산로로 1937년에 완성되었다. 흔히 미서부를 남북으로 종주하는 PCT(Pacific Crest Trail), 대륙경계를 따라가는 CDT(Continental Divide Trail)와 함께 묶어서 '하이킹의 3관왕(Triple Crown of Hiking)'으로 불린다.
예전에 PCT를 소재로 한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 주연의 2014년도 영화 <Wild>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와 닉 놀테(Nick Nolte)가 출연한 2015년 영화 <A Walk in the Woods>는 애팔래치안 트레일이 무대다. 영화는 두 분 나이와 비슷해지면 보기로 하고, 그 전에 그들이 서있는 장소로 AT 전구간에서 가장 유명한 버지니아에 있는 바위산인 맥아피놉(McAfee Knob) 등산은 빨리 해보고 싶다.
노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정취가 느껴지시나요? (왼팔로 나뭇가지를 힘껏 흔드는 중...^^)
애팔래치안 트레일의 가을 단풍을 배경으로 커플셀카도 많이 찍었다.
다른 하이커들도 많이 없고 나무줄기가 검어서 약간 으스스한 느낌도 들었지만, 공기는 상쾌했던 듯... 기억이 가물가물~
그렇게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따라서 0.4마일 정도만 걸은 후에 갈림길에서 스토니맨(Stony Man) 정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옛말에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그러면 절반을 더해서 AT 전구간의 50.02%를 걸은 셈인가? ㅎㅎ
등산로를 따라 걸어가면 정상 조금 아래에 있는 여기 스토니맨 룩아웃(Stony Man Lookout)이 나온다. 등산로에서는 별로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전망좋은 바위에 많이 모여있어서 약간 놀랐던 기억이 난다.
서쪽 아래로 보이는 골짜기는 동굴로 유명한 루레이(Luray) 마을이 있는 페이지 밸리(Page Valley)이고, 그 너머를 가로막고 있는 산맥은 마사누텐 마운틴(Massanutten Mountain)으로 모두 북동쪽으로 나란히 뻗어있다.
전망대 바위에서 한바퀴 돌면서 찍은 360도의 풍경을 클릭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다.
우리가 지나왔던 블루리지 산맥(Blue Ridge Mountains)의 쉐난도어 국립공원의 언덕들을 배경으로도 한 장~
기억하시는 분은 없겠지만 대륙횡단 여행계획 포스팅에서 목표로 했던 6개의 내셔널파크에 여기 셰넌도어는 포함되지 않았었다. 앞으로 살 집에서 2시간 거리라서 이사 후에 홀가분하게 다녀오려고 했던 것인데, 이렇게 마지막 날에 두 곳의 하이킹까지 하면서 끝내 둘러보게 되다니... V자 하고 계신 분도 참 대단하십니다!
우리 동네에 왔으니 이 하이킹도 가이아GPS로 기록을 했다. A와 T를 세로로 합친 모양의 애팔래치안 트레일 로고와 함께, 우리가 걸었던 구간을 따라서 Appalachian Trail이라고 씌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LA에서 DC까지 7박8일 1차 대륙횡단 이야기의 마지막 포스팅이다 보니, 자꾸 출발전 계획을 세울 때가 떠오른다. 맨아래 대륙횡단 배너를 클릭하시면 그 때 계획과 함께 20편의 여행기를 모두 차례로 보실 수 있는데, 그 글의 제일 마지막에 노란 단풍이 든 숲속 두 갈래 길의 사진이 있다... 그 중에서 선택한 이 하나의 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돌아가서, 1차 대륙횡단의 마지막 도착지 주소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했다.
그곳은 바로 북부 버지니아에서 한국분들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곳인 센터빌(Centreville) 쇼핑몰의 파리바게트 빵집이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비록 주문은 영어로 했지만, 직원과 손님들 대부분이 한국사람이라서 마치 웜홀을 통해서 순식간에 LA 코리아타운의 마당몰로 돌아간 것으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최초의 자동차 대륙횡단은 1915년에 Erwin George "Cannon Ball" Baker가 11일 7시간이 걸렸다는데, 우리 부부의 2021년 1차 대륙횡단 '캐논볼런'은 만으로 7일 6시간이 걸렸고, 주행거리는 LA에서 뉴욕까지보다 더 긴 3,045마일인 정확히 4,900 km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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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0년이 훨씬 넘게 블로그를 써왔지만, 장보기와 저녁밥상 같은 평범한 일상의 사진이나 이야기는 LA 생활의 초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올리지 않았다. 여행지들만 블로그에 올리는 것도 바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디서 장을 보고 어떤 가게를 다녀갔는지 하는 것은 사적인 영역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사는 곳이 완전히 바뀌었다 보니까... 한 번 쯤은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서, 여기 북부 버지니아의 한인타운을 소개한다는 핑계로 12월 어느날의 모습을 짧게 보여 드린다.
일을 보러 한인타운으로 내려가기 전에, 집 근처에 있는 은행에 먼저 잠깐 들렀다. LA에서는 체이스(CHASE) 은행이 거의 동네마다 가장 좋은 터에 커다랗게 있었는데, 여기서는 상대적으로 지점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우리집 근처에 하나 있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버지니아 28번 도로인 Sully Rd를 타고 남쪽으로 20분 정도, 덜레스 공항을 옆으로 지나서 내려가면 커다란 한인타운이 나온다.
센터빌 한인타운의 가장 큰 쇼핑몰인 센터빌스퀘어(Centreville Square)의 간판 모습을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가져왔다. (지도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북부 버지니아에서 원래 한인타운은 애난데일(Annandale)에 있지만, 1990년대부터 여기가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많은 한국분들이 이주해서 새로 한인타운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참고로 센터빌의 스펠링은 Centerville이 아니라 영국식으로 Centreville(센트레빌?)로 쓰는데, 이런 사소한 차이가 동부로 이사온 것을 팍팍 느끼게 해준다~
첫번째로 스모그 검사(smog inspection)를 위해서 카센터로 왔다. 이사와서 버지니아 주에 자동차 두 대를 등록했는데, 연식이 아주 오래되신 이 차는 2개월만 유효한 스티커를 주면서, 그 안에 스모그 검사를 해야만 새로 1년 등록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 때 주차를 왜 저렇게 했을까? ㅎㅎ
그런데 사장님께서 버지니아 주는 안전검사(safety inspection) 스티커도 반드시 붙여야 한다고 하셨다. 앞에 세워놓은 차를 직원이 건물 뒤의 정비소로 가지고 가서 검사나 수리를 하는 럭셔리한 카센터에는 정말 오래간만에 와본 것 같다...^^
다행히 스모그 검사도 한 번에 통과했고 (매연을 실제로 측정한 것은 아니었음), 앞유리창에 안전검사도 통과했다는 스티커가 붙은 차를 바로 찾았다. 버지니아 주는 연식에 상관없이 모든 차량이 매년 안전검사를 받아야 되는데, 그 검사 비용이 $20이라서 천만대 이상의 차량이 검사받는 비용만 매년 2억불이 넘는다고 한다. 검사를 하면 5대중 1대 정도가 핸들이나 브레이크 등의 문제로 간단한 수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이 의무적인 안전검사가 실제 버지니아 도로의 사고율을 낮추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다음 행선지도 같은 쇼핑몰 안에 있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아서, 잠깐 어떤 다른 가게들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이 지역에서 가장 지점이 많은 대형 식료품 매장으로 생각되는 자이언트(Giant) 마켓으로, 우리 동네 근처에도 하나가 있는데 별로 자주 가게될 것 같지는 않다.
1차 대륙횡단 이사의 마지막 목적지로 네비게이션에 입력되었던 주소가 바로 여기 센터빌의 저 파리바게트(Paris Baguette)였는데, 저기서 첫번째 대륙횡단을 무사히 마친 것을 축하했던게 벌써 두 달이나 지났다... 시간 참 빨리 간다~
두번째 목적지는 이 미용실... 두 달만에 아주 짧게 이발을 했더니 몸무게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아주 마음에 들게 잘 잘라주셔서, 앞으로 매달 정기적으로 여기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원래 장을 볼 계획은 없었지만, 살게 생각이 나서 건너편 다른 쇼핑몰에 있는 H마트에 잠깐 들렀다. 센터빌스퀘어에도 롯데플라자(Lotte Plaza)가 있기는 한데, 앞서 방문했던 애쉬번(Ashburn)과 헌돈(Herndon)의 롯데플라자는 한국마켓이라기 보다는 인도마켓이던데, 센터빌의 롯데플라자는 좀 다를 것 같기는 했지만 다음에 확인해보기로 하고 이리로 왔다.
버지니아 한국마트의 가격이 전체적으로 LA보다 비싼 것은 이해를 하는데, 특히 많이 비싼 것은 이 한국 소주의 가격... 하지만 가격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18도 이하의 밍밍한 소주만 마트에서는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에 소개하는 장소를 한 곳 더 들러야 했다.
세번째 일인 한국에 물건을 보내기를 위해서 한미우체국 택배회사 본사가 있는 센터빌 북쪽의 챈틀리(Chantilly)로 갔다. 아마도 챈틀리라는 지명은 프랑스에 있는 성과 정원, 경마장으로 유명한 관광도시라는 Chantilly(샹티이)에서 유래한 것으로 생각된다.
코로나 때문에 손님은 한 번에 한 명만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추운 날씨에 20분 정도를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택배 비용도 당연히 LA보다는 제법 비쌌다... 하지만 화장품과 약을 한국으로 보냈는데, 정말 광고처럼 딱 5일만에 한국의 지방까지 잘 도착한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에 건물 유리에 붙어있던 이 학원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어머님,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던 여기 페어팩스 출신의 김주영 선생님이 떠올라서...^^
마지막으로 우리 동네 스털링(Sterling)에 돌아와서 들린 곳은 버지니아ABC로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주류판매소인데, 알콜도수 18도를 초과하는 술은 이 가게에서만 살 수 있다! 이사온 곳이 옛날 살던 LA와는 정말 다른 세상임을 팍팍 느끼게 해주는 현실인데, 왜 하필이면 'ABC마트'라고 부르는지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드린다~ 더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것은 집으로 돌아와서 이 날 쓴 신용카드 내역을 확인해보니까, 이 가게에서 술을 산 금액은 Groceries 또는 Shopping 항목이 아니라, 술값이 Bills & utillities 항목으로 분류가 되어있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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