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지 모르니 사전정보를 원치 않는 분은 유의해 주십시오) 미국 코믹스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골든 에이지나 실버 에이지 등으로 가리키는 시기가 있다. 그 정확한 기준에 대해선 굉장히 애매하게 이해하고 있는 터라 섣불리 이 표현을 쓰기가 좀 무엇하긴 한데, 만약 히어로 영화의 '금시대'라는 것이 있다면 80년대 언저리, 그러니까 슈퍼맨 하면 크리스토퍼 리브를 떠올리고 원더우먼 하면 린다 카터를 연상시키던 시기라고 생각한다. (매우 자의적인 표현이나 편의상 이 글에선 계속 이 단어를 쓴다) 내가 생각하는 금시대의 마지막 잔향은 리처드 도너의 유산을 노골적으로 계승했던 <슈퍼맨 리턴즈>에서, 지구를 내려다본 채로 온 세상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