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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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익숙한 이들과 낯선 장소에서
사이공에서 지내는 동안 한국으로부터 세 번의 손님을 맞이했다. 첫 번째는 5월 초 사이공을 경유해 여행하던 학과 선배. 홀로 라오스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의 경유지에서 나를 만나기로 했다. 두 번째는 5월 중순에 찾아온 동갑내기 친구. 학기 중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와준 고마운 그 친구는 4일을 머물며 사이공에서의 나의 생활을 공유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지난 6월 말, 세 번째 손님 접대를 했다. 작년 여름, 5주간의 유럽여행을 함께한 두 명의 언니들은 베트남에서도 여전히 즐거웠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익숙한 사람들과 함께 만든 낯선 추억에 대한 것이다. 유리창 너머의 비내리는 사이공 그들에게 내가 사이공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여주고, 금요일이면 모든

#14. 미얀마, 순수함의 가운데에서
여행 속의 여행, 좋아하는 일이다. 아무리 낯선 장소이더라도, 기간이 길어지면 일상이 되고 또 지루해지고 결국은 많은 것을 놓치기 마련이지 않은가. 이따금씩 있던 곳에서 멀어지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곳에 온 이후 달은 다섯 번을 차오르길 반복했고, 나는 다섯 군데 정도의 좋아하는 공간을 찾았으며 또 다섯 곡 정도의 음악에 푹 빠졌다. 가장 최근에 빠진 음악은 'Somebody that I used to know' 라는 다소 유명한 노래. 역시나 가사가 공감되었기 때문인데, 넌 이제 그냥 내가 알던 사람일 뿐이니까- 라고 부르짖는 외로움이 사랑스러웠다면 이상할까. 이야기가 산으로 갔지만, 어쨌든 길다면 긴 시간을 나는 사이공에 있었지만, 운이 좋게도 간헐적으로 짧게나마 여행을 다녀

#13. 더 좋은 하루를 만드는 방법
1. 정확히 만으로 네 달이 되었는데도, 이 곳의 커피가 너무 맛있다는 말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 베트남식 커피를 처음 마셔보는 사람은 너무 진하다고 느끼기 마련이지만, 익숙해지면 그 진한 원두 맛에서 나오는 고소한 맛을 즐기게 된다. 얼음이 든 커피를 살살 녹이면서 천천히 마시는 재미가 쏠쏠한데, 카페에서 그러기 위해서는 (1)앞 자리에 누군가가ㅡ기왕이면 이성이 좋겠다ㅡ앉아있거나, (2)홀로 앉아 책을 읽거나 하는 식으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물론 나는 후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 홀로 책을 읽기에 적합한 카페를 발견해 주말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앉아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주문을 받는 종업원의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좋았다. 책을 펼친 나를 보고 조명 밝기를 조용히 올려

#12. 주말의 잡념
오랜만에 엽서를 보내고 왔다. 밀린 엽서를 부치고선 한동안 마냥 걸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해가 구름 뒤로 숨었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그런 날이었다. 사이공을 혼자 걷는 일이 오랜만인지라 또 괜히 들떠있었다. 새로 산 샌들이 조금 커 몇 번 발을 접지른 것 빼고는 안전한 산책이었고, 눈여겨두었던 카페도 한 번에 찾아 갈 정도로 사이공의 길도 눈에 익었다. 들어간 카페는 L'USINE 이라는 베트남스럽지 않은 편집샾 겸 카페.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책을 읽는 도중 떠오른 생각을 책 앞장에 메모했다. 오늘의 마음이니, 그대로 옮겨보기로 한다. 2014.5.24 4:45 PMIn Cafe L'USINE, SAIGON, VIETNAM 홀로 카페에 앉아 책을

#11. 일상을 벗어나 무이네로
나의 두 번째 베트남 바다는 판티엣 지방의 무이네(Mui Ne) 해변. 사이공에서 차를 타고 5~6시간을 달려야 나오는 이 곳은 다소 조그마한 해안 마을이다. 젊은 청춘 넷이 자동차에 몸을 구겨넣어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눈을 뜬 길 한복판에서 가장 먼저 바다를 발견한 사람은 나였다. 아침이면 어시장이 서고 저녁이면 여행객들로 북적거리는 이 도시에서 사이공에서는 맡을 수 없는 냄새가 났다. 그러니까 한 껏 들뜬 사람들만이 풍기는 냄새 말이다. 아침 일찍 출발해 11시 즈음 도착한 숙소는 무이네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씨링크 비치 리조트'. 골프 리조트여서 부지가 넓고 깨끗하다. 특히 수영장 크기가 어마무시한데, 나와 일행은 당일 오후와 다음날 오전을 내리 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