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TRAX
Posts
19 posts
지나간 컴필레이션 음반들을 접하며
2014년은 그간 여러 이유로 외면해왔던 다양한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들로 시작해본다. 상업적이고 기존 곡들을 재활용했단 까닭만으로 평가절하 해왔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곡들이 선택된 이유들과 숨겨진 의미, 대중적인 가치에 대해 다시금 곱씹게 되었다. 어렸을 때의 치기와 고집으로 인해 오리지널 스코어만 바라보던 편견에 대한 시정조치랄까, 나름의 개안이랄까.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들은 다양한 장르와 아티스트로 영화와 시대를 해석하고 진단한 지시약 같은 역할을 해냈다. 가장 빠르게 대중의 반응을 예측하고 흐름을 선도했으며, 시대의 조류를 반영했다. 상업적이란 그런 것이다. 이를 외면해왔던 건 그간 사운드트랙의 한 면에 눈을 감고 있었다는 셈이다. 골라본 앨범들 중 유독 90년대 중반부터 밀레니엄 직전까
![토머스 뉴먼 Thomas Newman의 [사이드 이펙트 Side Effects]](https://img.zoomtrend.com/2014/11/27/a0006534_547709f83ccfd.jpg)
토머스 뉴먼 Thomas Newman의 [사이드 이펙트 Side Effects]
토마스 뉴먼의 스코어에는 빈 공간이 많다. 동양적인 여백이랄까. 꽉꽉 눌러 담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음악들과 달리 결이 하나하나 살아있다. 기타던, 마림바던, 스트링이던, 신디까지도. 악기들의 울림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영롱하니 알알이 박히는 섬세한 큐들은 미묘한 변화와 조용한 흥분을 간직한다. 관객들에겐 그 울림이 고스란히 정서적 울림으로 연결된다. 떨림과 여운이 드라마의 잔향을 일으킨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영화음악가였던 아버지 알프레드 뉴먼과는 전혀 다른 작풍이다. 선 굵은 오케스트레이션과 우직한 멜로디로 드라마를 펼쳐내던 아버지와 달리, 토마스 뉴먼은 미시적이고 부드러운 스타일로 드라마를 조망하고 설계한다. 큰 획보다는 무수히 많은 잔 삐침으로 균열과 변곡점을 포착하고, 긴장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미

올해 마지막 일본 사운드트랙을 들으며
아마도 올해 마지막 일본 관련 사운드트랙들이 될 것 같다. 영화와 아니메, TV와 게임 등이 묘하게 뒤섞여 있다. 한 해 동안 정말 그렇게 가리지 않고, 많이 그리고 꾸준히 접한 것 같다. 지나온 시간들보다 지난 1년 동안 들은 게 더 많을 정도로 (의도적으로) 편중해 들었다. 그럼에도 아직 접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쉽게 끝나지 않을 경주 같다. 몇 바퀴를 돌았으나 아직 제자리다. 그들은 슬며시 내년 목록으로 밀어둔다. 큰 짐으로 남겠지만, 그 짐이 있어 행복하다. 모든 걸 한꺼번 얻는 건 의미도 재미도 없다. 무엇보다 감탄하고 설레였던 건 덩치 큰 박스셑들이었지만, 즐겁고 신났던 건 가다오다 틈틈이 손에 걸린 소소한 것들이었다. 잘 알려진 작품들보다는 소개되지 않은 미지의 제목들이 더 매력적이

사기스 시로 鷺巣詩郎의 에반게리온 S2 Works
에반게리온 음악의 결정체라는 궁극(?)의 박스, ‘S2 Works’를 들였다. 사기스 시로가 담당한 모든 에반게리온의 음악이 들어간 (심지어는 들어가지 않은 음악까지도) 담긴 10만장 한정판이라는데, 지금은 그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쉽게 그리고 싸게 구할 수 있다. 역시나 사골게리온의 위력! 아니 사실 잘 따지고보면 10만장이란 숫자에서부터 에라다. 국내 사운드트랙은 한정판이 아님에도 1000장을 찍을까 말까고, 인구수 대비 3배나 많은 미국에서도 3000장 정도가 한정판의 정석으로 풀리는 상황인데 10만장이라니… 물론 상태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만별이긴 한데, 보너스 CD의 존재와 음악 해설 부클릿, 특전 전화카드만 들어있으면 괜찮은 물건이라 봐도 좋을 듯 싶다. 총 6장에(보너스 CD 제외하고) 225곡
![히사이시 조 久石讓 의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あの夏, いちばん靜かな海]](https://img.zoomtrend.com/2014/11/27/a0006534_5476fb76d1eae.jpg)
히사이시 조 久石讓 의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あの夏, いちばん靜かな海]
기타노 다케시와 히사이시 조의 첫 만남엔 한없이 투명한 바다의 노래가 있었다. 일렁이는 물결처럼 그리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싱그럽게 펼쳐지는 미니멀한 신디의(피아노의) 멜로디는 이 말없는 영화에 또 다른 의미와 간접적인 대사를 부여했다. 투박하고 거칠지만 진심이 담긴 영상처럼 음악은 장식적인 색채를 모두 거둬버리고 간결하고 절제된 멜로디로 그들의 뜨거운 여름을 차갑게 그려내고 있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기타노 다케시와 히사이시 조가 앞으로 함께 할 여섯 편의 모든 원형을 담아낸 사운드트랙이다. 탁월한 멜로디와 반복적인 리듬, 서정적인 신디 사운드가 메인이 돼 급작스럽고 변칙적인 유머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파국 그리고 일말의 조용한 희망에 대해 연주한다. 히사이시 조를 대표하던 지브리 아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