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노 이 이그라
Posts
52 posts
<라쇼몽>: 논평 과잉의 사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골을 울리는 멋진 이야기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정보를 제한적으로만 제공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 완결된 것 같았던 이야기에 어떤 의문이 생긴다. 그리고 그 의문은 그간 제공되지 않았던 어떤 정보의 등장으로 인해 풀리게 된다. 더 좋은 방법은 이야기 사이에 약간의 공백을 만드는 것이다. 공백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하지만 그 공백이 너무 크면 전체 이야기의 완성도를 저해하고, 공백이 너무 작으면 반전이라고 할 수가 없다. 또 다른 방법은 아예 상충되는 정보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야기의 긴장도 커지지만, 그만큼 그것을 수습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커진다. 사람들은 '사실'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과 절대 진리 은 세 번째 양식

뒤늦은 <배트맨: 아캄 시티> 플레이 후기
작중 원더 타워에서 본 고담시의 전경.실제 플레이 가능한 지역은 아니지만, 이 광경이 너무 인상 깊어서 다음 시리즈도 꼭 플레이하리라 마음먹었다. 지난 여름 스팀 세일 기간에 벼르고 있던 아컴버스 배트맨 시리즈를 한꺼번에 구입했었다. 배트맨 만화와 영화의 팬이기도 했고, 주변에서 극찬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행하는 온라인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걸 빼면 게이머로서 나의 플레이는 이 거의 마지막이었던 터라 사놓고도 한참을 플레이하지 않았었다. 게임에 시간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는 않았다. 일단 시작하면 아래처럼 끝장을 봐야 하는 성격 탓도 있었고... 100% 클리어를 달성한 모습.지금은 도전 과제 100% 달성을 향

<데어데블>: 성공적인 지역구 다크 히어로 비긴즈
본문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마블 히어로였던 거 같은데, 어느새 문화의 주류 중 주류로 자리잡은 듯하다. 를 좋은 자리에서 보기 위해 몇날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걸 보면 말이다. 디즈니 합병 이후 마블의 영화·드라마 시리즈는 가히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나 같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떡밥물도 꽤 있었지만, 예전 나 를 생각하면 그 정도도 감지덕리라.(물론 이 작품들은 마블이 직접 제작한 건 아니다.) 오늘 이야기할 도 마찬가지로 10여 년 전 영화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남긴 히어로일 테다. 당

<설국열차>: 열차는 자본주의인가?
백여 년 전 영화가 발명된 이래 문학과 영화의 관계에 대해서는 많은 논쟁이 있어왔다. 누구는 영화로 인해 문학이 고사되어 간다며 영화의 시대를 문학의 위기로 규정했고, 다른 누군가는 영화를 문학을 향유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봤다. 어느 입장을 택하더라도 연극에서부터 뮤직비디오에 이르기까지 '이야기하기'를 가진 모든 매체는 '문학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개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비유'이다. 문학에 비해 이미지를 바로 전달하는 영화에서는 비유의 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많은 경우 그 비유를 해석하지 않더라도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작품을 즐기는 데 전혀 문제가 없도록 구성된다. 일단 인식된 이미지를 다시 해석하는 것은 어쩌면 귀찮고도 불필요한 작업처

<퍼시픽 림>: 훌륭한 클리셰의 특촬물
본문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로봇과 기타 등등. 충분히 매력적인 기타 등등의 비중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한 줄 평가: 일본식 특수촬영물을 추억한다면 반드시 관람! 그렇지 않다면... 작품을 채우고 있는 모든 것들이 진부하고 전형적이다. 아픈 과거를 가진 주인공들, 그런 주인공을 보듬고 때로는 다그치는 엄한 상급자,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어쨌든 실력은 있는 라이벌, 대립하지만 또 협력하는 조연들, 그리고 마침내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주인공... 분명히 어디서 본 듯한 요소가 떼거리로 등장한다. 극을 관통하는 모든 내러티브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굿즈] 웹툰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 트럼프 카드 : 아는 장면이라도 플레잉 카드로 수집하는 이 맛](https://img.zoomtrend.com/2026/06/05/1780650880-SE-1c22cf84-12af-4fb2-95c5-c6354bd47dfd.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