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n' crunc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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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posts우붓에 다녀왔다
친구가 발리에서 결혼한다고 했을 때가 작년 가을이었다. 무작정 간다고 했다. 같이 갈 친구와 호기롭게 티켓을 알아보았고, 가격은 좀 비쌌지만 밤 비행 일정이 매력적인 싱가포르항공을 끊었다. 금요일 밤 출발, 수요일 아침 도착. 공교롭게도 내가 확실히 한가할 것 같은 시기는 아니어서 휴가를 길게 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 친구도 불확실하다고 하여 우리는 전일정을 동행하기로 하였다. 같이 해외여행을 가보기는 처음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 친구는 방물장수 수준의 큰 손이었다. 나도 덩달아 큰손 빙의하여 우붓에서 온갖 물품을 다 사들였다. 나름 신중했지만 뭔가에 꽂히면 하나씩 대량으로 사들이기를 몇번이나 했는지. 일본인이 만들었다는 밀크잼 12병을 쟁이는 친구 옆에서 10병을 사는 쾌거를 이룩한 게
팬텀싱어
TV 중독자로서 드라마 예능 재방송으로도 보느라 바쁘지만 요즘 최애 프로그램은 JTBC 팬텀싱어다. 또 경연 프로그램인가 했는데 최고의 4중창을 만드는 프로젝트라 참가자들 다수가 현역 활동중인 성악가들과 뮤지컬 배우들이니 가창력 레벨이 좀 다르다. 예선 통과한 사람들은 가요 쪽도 좀 있었는데, 결국 결선 3팀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을 보면 성악/뮤지컬계가 압도적으로 많다. 생각해보니 아닌 본선진출자는 진짜 잘 부르는 라커 한명(곽동현), 테너보컬을 독학한 연극배우 한명(이벼리). 끝. 이들은 굳이 4인 팀내 서열을 따지자면 메인이 아니라 양념같은 존재에 가깝다. 이처럼 다른 경연 프로그램에서 거의 다루지 않는 장르를 중점적으로 다루니 이 프로그램이 특별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자 진행, 심사에 관
미켈란젤로
피렌체에 가기 전, 다비드상은 단지 벌거벗은 남자 조각상에 불과했다. 양치기 소년 다윗이 이스라엘을 침략한 거인 골리앗을 돌팔매로 물리친 일화는 어린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다윗이 훗날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고 솔로몬을 낳았다는 것 정도만 기억한다. 미켈란젤로가 그 다윗을 조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아카데미아를 찾았다. 규모가 어마어마했던 우피치를 보고 난 뒤, 솔직히 좀 피곤했다. 숙소에서 점점 멀어지는 동선인데 굳이 가야하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마침 근처에 가고 싶었던 식당이 있기도 하고 나는 여행지에 가면 일단 동선이 효율적이었던 적이 없는 인간이라. 천천히 걸으려고 보니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급하게 걷기 시작했다. 사전지식이 없는 내게 비장의 무기가
인천, 두바이, 에미레이트항공
밤 비행기. red eye. 밤에 타고 가면 현지 아침에 도착하는 신비로운 존재이자, 휴가를 하루라도 아끼고 싶은 직장인에게는 몹시 매력적인 존재이다. 거기다가 명절 휴가기간을 끼고 가려는 이에게는 가격면에서도 후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 많은 피렌체 티켓을 버리고 나는 몸이 조금 더 고단하더라도 로마행 아랍에미레이트 왕복 티켓을 끊었다. 운동과 담 쌓고 사는 비실비실한 30대 중반이라는 현실을 잠시 망각한 채. 그나마 다행히도 후회는 여정의 끝자락에서 밀려오기 시작했다. 도착시간이 한 시간 지연된 피렌체행 frecciarossa에서 역방향으로 앉아 멀미하고 있던 그 오후. 건너편에 앉은 금발머리 남자는 대체 무슨 정신으로 이 흔들리는 열차에서 책을 읽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슬쩍 보니 아는
광복절 주간에 본 애니 3편
이제 4개월이 지나버린 광복절 주간에 실로 오래간만에 애니를 봤다. 연속 3편. 다들 13회로 깔끔하게 끝나는 스타일이라 크게 부담 느끼지 않고 쭉 봤더니 시간이 정말 빨리 흘러가버렸다. 없는 시간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 감상평을 올리기로 ㅎ # 나만이 없는 거리(2016) 후배와 친구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한 '나만이 없는 거리.' 실은 작년에 추천 받고 올해 다시 추천받은 거다. 몇년 드디어 보는 작품들이 제법 있는데, 좀 더 일찍 보았더라면 인생이 바뀌었을만한 건 없으니까 그걸로 괜찮은 것 같다. 이따끔씩 생각나서 꺼내볼 작품이 하나도 없다는 건 좀 슬픈 일일 것 같다. 난 너무 많이 쌓여있으니 행복한 셈으로...... 주인공은 어느 날부터인가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1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