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 U MISS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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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영화

DID U MISS ME ?|2022년 4월 30일

한결같다는 말. 참 좋은 말이다. 어감도 좋고 뜻도 좋고. 언제나 항상 같은 모양새나 태도를 성실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니. 다만 예술, 특히 영화에 있어서 한결같다는 말은 때때로 위험할 수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똑같은 일상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누군가의 창의성으로 촉발된 의외성을 경험하고 즐기는 것이 예술의 본질 중 하나 아니겠는가. 게다가 그 예술의 작가가 작품을 한 두 편도 아니고 수십편이나 내는 동안 내내 똑같기만 했다면 그건 문제가 될 수도. 맞다, 내가 보기엔 홍상수가 딱 그렇다. 홍상수의 자기복제적 스타일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소위 예술가랍시고 자신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고를 예의 없는 것과 혼동하여 타인에게 쏟아내는 식의 인물들 이야기. 물론, 그 자체로 충분히 값진데다 여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DID U MISS ME ?|2022년 4월 19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성공가도를 달리게된 이후, 디즈니 이외 여러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각자가 갖고 있던 IP들을 신중히 재검토 해보기 시작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MCU의 성공을 그냥 지켜만 볼 순 없었던 거지. 바로 그 때문에, 한동안의 할리우드에서는 시네마틱 유니버스 구축 대잔치가 열렸다. DCEU는 물론이고 다크 유니버스, 트랜스포머 유니버스 등등... 사실상 1편과 2편, 3편 등으로 이어지던 기존 시리즈 구성으로 가는 게 훨씬 더 합당 했을 프랜차이즈들도 죄다 시네마틱 유니버스 구축한답시고 뻘짓 했던 시기였지. 나 역시도 그런 흐름을 부정적으로 보던 1인이었는데, 그렇게 보수적이던 나조차도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잘 어울린다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프랜차이즈가 있었다. 그것이 바

아폴로 10 1/2 - 스페이스 에이지 어드벤처

DID U MISS ME ?|2022년 4월 19일

넷플릭스에서 로코스토핑 기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아니, 2022년에도 로코스토핑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이 있어?-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역시나 감독은 리차드 링클레이터다. 표면적으로는 아폴로 10 1/2 프로젝트에 참가해 달로 떠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독이 리차드 링클레이터인 영화 답게 결국 진정으로 다루는 것은 '그 시절'의 정서와 감흥이고 더불어 그 안에서 부대끼며 자라온 한 소년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 그 자체이다. 그리고 그 소년은 너무도 당연하게도 감독 본인. 실제로 리차드 링클레이터는 휴스턴에서 나고 자란 1960년생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실상 '우주로 간 소년'이란 컨셉 자체는 맥거핀인 것. 아무리 보아도 극중에서 그 프로젝트 자

야차

DID U MISS ME ?|2022년 4월 14일

오프닝을 보고 솔직히 좀 감탄했다. 홍콩에서의 액션이 멋져서? 아니. 촬영과 조명의 톤 앤 매너가 죽여줘서? 뭐, 그런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니. 그럼 대체 뭘 보고? 그건 바로 설경구가 연기한 주인공의 캐릭터성 때문이었다. 어쨌거나 한국에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급 대중영화의 주인공인데, 모두가 보이게 마냥 옳은 선택만 하는 주인공이 아니잖나. 그는 시작부터 기습을 하고, 별다른 설명없이 사람들을 마구 죽인 다음, 자동차로 길거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둔 뒤에, 자신을 배신한 옛 동료를 추격해 반쯤 쥐어팬다. 그리고 어김없이 겨누어지는 총. 그래, 나는 솔직히 여기서 주인공이 못 쏠 줄 알았어. 명색이 대중영화 주인공인데 어느정도는 착하게 굴어야 할테니까. 결국 그 옛 동료를 죽이게 되더라도, 분명 그가 야

하늘은 어디에나 있어

DID U MISS ME ?|2022년 4월 14일

읽어보진 않았지만 꽤 유명한 소설이 있는데 그게 원작이라 한다. 한마디로 21세기형 문예 영화. 영화 스스로도 그를 대놓고 드러내는 순간들이 곳곳에 산재해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문학적인 건 또 아니고, 분명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순간들에 대해서도 영화는 신경 쓰고 있음. 영화적이면서도 문학적인 영화. 그 그릇 자체는 좋았지만...... 스포는 어디에나 있어! 사춘기 소녀 레니는 그 누구보다 절친했던 언니 베일리를 갑작스레 잃는다. 급하게 찾아온 절망. 그 이후로 그녀는 줄리아드 진학을 반쯤 포기하고, 학교 밴드 클라리넷 수석 연주자의 자리에서 도망치며, 친구와의 관계는 소원해진다. 하지만 스스로가 제일 원망스러운 건, 죽은 언니의 생전 남자친구였던 토비와 포옹을 넘어 키스를 나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