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하는 이야기를 다시 하는 건 쉬운 일이다. 이 작품에서 응당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역사의식, 죄의식은 없다. 불편하지 않기 위해선 그 모든 기억을 내려놓고 봐야 하는 영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영화를 어떻게 감상, 혹은 비판할지는 보는 이들에게 달렸다. 논란을 뒤로 하고, 주인공의 꿈과 로맨스에 눈물 흘릴 수 있었다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하늘을 나는 꿈은 아름답고, 그 꿈길에 펼쳐지는 사랑 역시 예쁘게 화면을 수놓는다. 우리 눈에는 물론 성에 찰 리 없지만, 또 그들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일본인들 특유의 소시민적인 반전의식 역시 근근히 드러난다. 실존인물을 다룬만큼 재현에 조금 더 조심스러워야 했겠지만, 그 점 역시 잠깐 접어두자. 모르고 보는 편이 오히려 집중하기에는 낫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