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까먹을려고 하는 블로그

세친구, 20년

By  | 2015년 7월 17일 | 
세친구, 20년
하나. '질문하는 영화'와 '대답하는 영화'가 있다. 전자는 열린 세계이며, 후자는 닫힌 세계이다. 마찬가지로 '질문하는 기사'와 '대답하는 기사'가 있다. 어떤 이는 하나의 기사가 문제의 제기부터 해결 그리고 대안까지 완결된 해답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안다. 우리의 불완전성, 편견, 짧은 능력에 비추어 그건 허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둘. 나는 요즈음 사람들을 (혼자 재미로) 두 유형으로 분류하곤 하는데, 그것인즉슨 '회의형 인간'과 '확신형 인간'이다. 마찬가지로 '회의형 기사'와 '확신형 기사'가 있다. 나는 점점 더 '회의형 인간'이 되어간다, '회의형 기자'가 되어간다. 자신이 없다. 확신에 차 말하는 게 두렵다. 점점 더 많은 주장들이 소음처럼 들린다. 기자 생활을 15

1st day of Bristol

By  | 2013년 7월 29일 | 
도시의 인상은 첫인상이 좌우한다. 기숙사에 짐을 내린 뒤 방 정리를 하고 오후 늦게 시내로 내려왔다. 드넓은 벌판을 가로지르고 언덕에서 직선으로 내려와도 시내에 닿질 않는다. 오는 도중 중국인 유학생들을 몇번 대면했는데, 이들 또한 오늘 기숙사에 들어와 살림 장만을 하려 내려왔다 올라오는 길 같다. 아까는 방에 있는데, 어떤 여자가 갑자기 창을 딱딱 두드렸다.(내 방은 일층이다) 창문을 여니까, 중국말로 뭐라고 뭐라고 그런다. 아이캐낫스픽차이니즈... 여자는 자기 친구가 이 건물에 있다며, 현관문을 열어달라고 한다. 방문을 열고 나와서, 한참 몸짓을 해야만 켜지는 자동조명을 켜고, 로비로 나가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여자는 내가 모르는 방 호수를 묻고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기숙사는 20대 초반 중

2nd day of Bristol

By  | 2013년 7월 30일 | 
2nd day of Bristol
어떤 냄새를 맡으면 특정한 기억이 연상되듯이, 어떤 이미지들은 하나의 기억으로 연결되어진다. 각기 다른 풍경이지만 그 속에 있었던 나의 풍경은 비슷했 경우. 풍경의 안과 밖이 씨줄과 날줄로 연결된 풍경(들)의 느낌. 저녁 8시쯤, 맥주를 텀블러에 담아다가 더담다운 Durdham Down 벤치에 나가 앉아 있었다. 새로움과 격정에 정신이 없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누군가에게 언젠가 주저앉은 일상에 근육을 붙이라, 일상을 복원하라고 충고했는데, 내가 그렇게 해야 할 차례다. 내일 저녁부터 더담다운 한 바퀴를 뛰어서 돌아야겠다. 참 크다.

계룡산 도덕봉_양쪽은 절벽이고 난 오를 수밖에 없었다

By  | 2021년 10월 14일 | 
오후 12시가 넘어 수통골에서 도덕봉으로 출발했다. 생각해 둔 코스는 수통골 분소 - 도덕봉 - 능선길 - 금수봉 삼거리 - 수통골 삼거리 -수통골 분소. 우측 두 번째 코스, 총 7.8킬로미터. 4시30분 정도 걸린다 했는데, 점심 및 휴식 시간 포함 4시간 걸렸다. 도덕봉 올라가는 길은 급경사였다. 그리고 암벽을 타고 계단이 이어졌다. 대전 쪽으로 조망이 좋았는데, 갑자기 배에서 신호가... 쉬엄쉬엄 오르면, 스릴도 있고 좋은 길이었을... 능선에 올랐는데, 왼쪽도 절벽, 오른쪽도 절벽. 후다닥 해치울 곳이 보이지 않으니, 전진, 전진할 수밖에. 도덕봉 정상에서 신호를 해결하고 고봉민김밥을 먹었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아무것도 넣지 않은 야채김밥이 고봉민김밥의 야채 풍성 맛을 살린다. *도덕

베트남항공 타고 런던 가기

By  | 2013년 7월 27일 | 
베트남항공 타고 런던 가기
일년 동안의 유학을 위해 영국에 왔다. 회삿일을 끝까지 하느라 프리세셔널코스 전 주에 항공권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맨처음에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화요일 편을 끊었다. 기숙사 문은 일요일 열어주는데 나흘 이상을 유스호스텔에서 묵어야 했다. 어쩔 수 없었다. 때는 7월 성수기. 왕복 뱅기값이 200만원을 넘었다. 그러다가 베트남항공 편도 티켓을 구했다. 편도 80만원의 가격. 왕복에 비해 싸게 나와서, 아시아나항공편을 취소하고 베트ㄲ남항공으로 돌렸다. 그리고 '앞으로는 베트남항공을 자주 이용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비행기에서 내려서 옥스포드로 가는 공항버스 안이다. 내가 이용한 비행편인 인천 출발/하노이 경유/런던 게트윅 도착이다. 첫째, 베트남항공의 수하물 허용량이 자그마치 30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