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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 함께놀자, 친구랑

By  | 2012년 9월 15일 | 
[미란다] 함께놀자, 친구랑
Miranda 함께놀자, 친구랑 1. 함께하자, 산책너무 더워서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나머지 침대에 누웠더니, 누워만 있어도 또 너무 더워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야 했던 긴긴여름이 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왔다. 그동안 무더위를 핑계로 생활이 되버린 게으르니즘은 잠시 한켠으로 미뤄두고 사브작사브작 몸을 움직이며 두 팔 벌려 반갑게 가을을 맞아보는 건 어떨까? 실내도 나쁘지 않지만 날씨도 좋으니 산보를 하기에 꽤 괜찮은 조건이 갖춰진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에 친구, 동물 친구들이 더해진다면? 이보다 더 건전한 취미 활동은 없을 것만 같다. 그러니 함께하자, 산책! 미란다와 스티비처럼. 이 놀이의 장점은 꼬맹이라고 불리는 스티비처럼 듬직한 대형견, 그레이트 덴과 함께 하며 든든

[멜랑꼴리아] 멜랑꼴리아와 지구 종말의 무게

By  | 2012년 9월 2일 | 
[멜랑꼴리아] 멜랑꼴리아와 지구 종말의 무게
Melancholia 멜랑꼴리아와 지구 종말의 무게 Part One : Justine, Melancholia큰일이다. 결혼식 시간은 점점 임박해오는데 새하얀 리무진 웨딩카가 좁다란 산 길에서 커브를 제대로 돌지 못해 계속 같은 자리에서 시간을 잡아먹고 있다. 결국 주인공인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은 두 시간이나 늦게 예식장에 도착했지만 누구보다 화려하고, 성대한, 그리고 행복할 것만 같은 그녀의 결혼식이 이제 막 시작되려한다. 무려 18홀의 골프장이 있는 대저택에서 말이다! 흔히 결혼식장은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이벤트가 일어나는 장소라고 생각되며 일생 동안 희미하게 혹은 단단한 끈으로 이어진 이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뜻 깊은 자리이기도 하다. 꽤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인 신부는 오늘 역시나 많은 이들에

[Roma] 떼르미니 역과 집시

By  | 2012년 8월 25일 | 
[Roma] 떼르미니 역과 집시
09 줘, 없어, 줘, 없어. 마지막 날 까지 파워 기상은 계속 되었다. 이렇게 부지런히, 아침이 오길 기다리며,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는, 사실이 조금 설레여 평소 보다 이른 시간에 알람을 맞추고 그 소리에 용케도 잘 일어나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준비하고 밖으로 나가는 건 (여행을 제외하면) 일 년에 몇 번이나 될까? 아쉽긴 하지만 이 날도 그렇게 하루를 준비하고 낯선 이들과 마주앉아 아침밥을 먹으며 부지런히 여행책을 뒤적였고 어설픈 일정을 다시금 확인한 뒤 민박집을 나섰다. 굳이 가죽 부츠를 챙겨갔었다. 보통 여행을 갈 때는 늘 운동화 1~2켤레와 숙소에서 사용할 쪼리 1켤레만 챙겨갔다. 언제나 심플했고 그것이면 충분했다. 여행지에서 평소처럼 하이힐을 신고 예쁘게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도 굴

[화양연화] 그들은 결코 결백하지 않다

By  | 2012년 9월 26일 | 
[화양연화] 그들은 결코 결백하지 않다
花樣年華 그들은 결코 결백하지 않다 花樣年華:In The Mood For Love, 王家卫, 2000 1962년 홍콩, [Yumeji's Theme]가 울리퍼지는 순간 두 사람은 스치듯 지나간다. 하지만 그 짧은 찰나의 시간 동안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그들의 시계는 되려 천천히 움직인다. 그리고 모든 신경이 그 사람에게 쏠려 몇 초의 시간이 천천히 느껴지듯 그렇게 화면도 슬로우 모션으로 느리게, 느리게, 느리게 지나간다. 그렇다, 첸 부인은 그날 따라 괜히 참깨죽이 생각나서 만든게 아니었고 그날 따라 열이 나고 입맛이 없어 그것을 먹고 싶어한다는 챠우를 위해 만든 것이었다. 절대 우연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둘이 같이 한 건물로 들어가면 이상할 것 같다고, 그렇다고 당신의 우산을 내가 들고가면 더

[BIFF] 36, 편리해진 기록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

By  | 2012년 10월 8일 | 
[BIFF] 36, 편리해진 기록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
36 편리해진 기록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 [36], Nawapol THAMRONGRATTANARIT, Thailand, 2012 기록과 기억에 관한, 편리해진 기록과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기억에 관한 영화다. 나중에 사진을 보며 추억을 기억한다는 여자 주인공 사이와 사진을 찍기 보단 그 실제를 보며 기억하는 남자 주인공 움. 왜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냐는 그의 질문에 그녀는 편리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새가 날아가는 장면을 보며 실제의 풍경을 보기보단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하는 사이와 그것을 그저 편안히 바라보는 움은 참 다르다. 그리고 컴퓨터 고장으로 그동안의 사진이 날아가버리자 "못 고치면 다시는 못 보는거야"라고 말하는 그녀. 하드 디스크에 있던 일부의 사진은 회색선과 함께 복원되었지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