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한 건 8시 30분경이었다. 그 까다롭다는 입국 심사를 마치고 호스텔 체크인을 하니 이미 시간은 저녁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내 잠을 자긴 했지만 긴 비행 시간으로 이미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였다. 침대로 가서 스탠드 불을 켜고, 아이폰을 충전하고, 캐리어를 열고 짐을 정리했다. 뜨끈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니 한결 개운했고 금새 노곤노곤 잠이 몰려왔다. 엄마에게 런던에 잘 도착했다고 카카오톡을 보내곤 바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입국 심사 얘기를 잠깐 하자면, 최근 여행을 하면서 질문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기에 사실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을 보고 '이거 시간 꽤나 걸리겠네. 10시 전엔 호스텔에 도착하면 좋으련만'이라며 그 중에 짧은 줄을 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