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한 얼음요새님의 이글루입니다

[하로시]포켓몬스터:울트라 썬문 12화

By  | 2018년 2월 2일 | 
나는 어두침침한 방에 있다. 한 발짝씩 걸을 때마다 발밑에서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내 귀를 때릴 무렵, 방안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짙은 색깔의 목재로 만들어진 아늑한 방이다. 커다란 창문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며 바로 앞에 침대를 비춘다. 침대를 중심으로 깨끗한 옷을 입은 어른들이 서 있다. 한 여자가 물이 가득 찬 나무통을 침대 옆에 둔다. 나는 침대 위에 누군가 있음을 알아자리고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쉽사리 틈을 내어주지 않았고, 나는 겨우 침대 위에 누워있는 사람이 누군지 만을 알아볼 수 있었다. —나다. 아무것도 입지 않고 몸 위를 새하얀 천으로 덮은채 긴장 한 듯 굳어있는 표정으로 천장을 응시하고 있는 나다.

[하로시]포켓몬스터:썬문 1화

By  | 2017년 12월 7일 | 
눈 주위가 시큰하고 뜨겁다. 잠든 채로 울기라도 했다는 건가. 겨우 눈을 뜨니, 무늬 없는 밋밋한 천장이 보였다. 등에 느껴지는 푹신푹신한 감촉 덕분에 내가 침대 위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이동도 성공한 건가. 나는 마지막에 침대에서 누워있지 않았으니까. 혹시나 싶어 누워 있는 채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역시 그 세계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더 이상 머리가 회전하지 않자(너무 울어서 멍해진 것 같다.) 그냥 누워있을까 생각해 봤지만 그렇게 태평하게 있을 여유가 없었다. 지금 상황을 알아보는 것이 최우선이기에 나는 곧바로 상체를 세우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종이가 발바닥에 눌어붙자, 나는 그것들이 찢어지지 않게 조심히 떼어냈다. 등이 땀으로 축축해서 겉옷을 침대 위에 던져놓았

[하로시]포켓몬스터:썬문 3화(섬의 왕)

By  | 2017년 12월 7일 | 
나는 오른팔을 허무하게 하늘로 뻗었다. "안돼....." 하늘이 멀어져 갔다. 그러고 보니,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가? ―순간, 하늘이 번쩍거렸고, 어떤 것이 노란 빛을 흩뿌리며 빠르게 날아왔다. 그것이 나를 낚아채 땅에 착지할때까지 나는 숨을 쉴수가 없었다. 별구름은 아직 나의 품에 있었다. 너무 세게 안아서 터져버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그것을 직면했고, 그것도 나의 머리와 다리를 받치고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주황색의 커다란 볏, 검은 머리, 무엇에 비유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해괴하게 생겼다. 그것이 나를 내려 놓았고, 나는 제대로 설 수 없어 휘청거렸다. 날개―로 추정되는―를 펴고 탁하고 커다란 울음소리를 낸 그것때문에, 나는 겨우 정신을 차릴 수

[하로시]포켓몬스터:울트라 썬문 13화

By  | 2018년 2월 2일 | 
“차원이동… 이계… 아무래도 없는 것 같네.” 쿠쿠이 박사는 마우스 휠을 돌리다 말고,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무래도 그 아이 말고는 전례가 없는 것 같다고 판단하면서. 몇 시간째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까 로토무가 들어왔을 때는 많이 놀랐다. 이계에 대해 조사하기 전에 정말로 일을 했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거짓말도 못했을 것이다. 만약 들켰다면 눈치가 빠른 로토무가 그녀가 다른 세계에서 왔음을 알아챌지도 모른다. 쿠쿠이는 수월하게 섬 순례를 마치기 위해서라도 이 일은 아무도 모르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로토무의 트라우마를 건드린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외계인이라…” 며칠 전, 밤하늘에 별이 유난히 밝았을 때였다. 수많은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그는

[하로시]포켓몬스터:썬문 2화(릴리에)

By  | 2017년 12월 7일 | 
나는 쿠쿠이박사 덕분에 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꽤 모을 수 있었다. 그에게 받은 수첩에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정리했다. 이곳은 동물의 존재를 대신하는 포켓몬스터, 줄여서 포켓몬이라는 것이 인간들과 공존한다. 집에 있던 네 발 동물도 암멍이라는 포켓몬이다. 포켓몬은 기술을 사용하며 이것으로 자신을 보호하거나 인간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서로 싸우기도 한다. 쿠쿠이 박사는 포켓몬의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며, 이곳 '알로라 지방'으로 온 이유도 연구차라고 했다. 이 세계 사람들은 10살이 되면 포켓몬을 휴대할 수 있게 된다. 파트너 포켓몬을 데리고 부모로부터 독립해 8개의 체육관을 제패하고 포켓몬 리그의 챔피언이 되는 것. 그것이 '포켓몬 트레이너'의 최종적인 목표라고 한다. 쿠쿠이 박사는 나에게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