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吾惡者是吾師, 道吾善者亦是吾師

<가족의 나라>- 국가의 부조리

By  | 2013년 3월 17일 | 
1950년대 말부터 1970년대에 걸쳐 일본에 살고 있던 십만여 명의 재일 코리언이 북한으로 건너갔다. 인도주의를 표방한 적십자가 주도한 일이었고, 재일 코리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던 자민당정부는 이 "귀국사업"을 적극 지원했고, 조총련은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선전했다. 70년대까지 북한이 남한보다 잘 살았다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패전 직후의 일본도 못 살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고도경제성장의 그림자 속에서도 재일 코리언들은 소외된 채, 빈곤과 차별 속에서 허덕였다. 그런 그들이 "고국"(북송된 재일 코리언의 대부분은 실제로는 한반도의 남쪽 출신이었다)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한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시로서는 합리적인 결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으로 건너간 재일 코리언들

드디어 밝혀진 티아라 왕따설의 진상

By  | 2013년 5월 7일 | 
작년 떠들썩했던 티아라 왕따설에 대해서 드디어 티아라 멤버들이 입을 열었다. 티아라, '왕따사건' 눈물 고백 내가 작년에 예상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티아라 왕따설은 어디까지 사실인가? -진실과 사실 사이의 촘촘한 경계) 실제로 있었던 것은 화영과 다른 멤버들의 사소한 불화였고 왕따는 없었다. 은정의 떡 영상은 일본 예능에서 있었던 연출 과잉이었고, 다른 "증거"들도 인터넷 자경단의 상상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그런데도 여전히 인터넷 자경단은 티아라를 용서할 수 없다고 악플만 달아대니 환장할 노릇이다. 역시 이런 류의 인터넷 자경단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 여부보다 자신들의 분노와 증오를 퍼부을 수 있는 대상뿐인 것 같다. 참 안타까운 노릇이다. 티아라 화이팅.

<착한 남자>- 한재희의 고백이 있기까지

By  | 2012년 11월 18일 | 
<착한 남자> -임수정 없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한계 <착한 남자>가 처음에 시작했을 때, 우려했던 이 글과는 달리 드라마는 마지막회 18%라는 고시청률로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 대신 도중에 이 드라마의 성격은 꽤 달라진 것 같다. 강마루(송중기 분)와 서은기(문채원 분)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 설득력이 없었고, 초반에 강마루를 둘러싸고 있던 절박한 상황들은 어느 샌가 재벌 후계자 싸움과 기억상실증이라는 추상적인 차원의 갈등으로 변했다. 원래 강마루의 행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했던 난치병 때문에 언제 쓰러질지 몰랐던 강초코(이유비 분)는 마치 병이 말끔히 나았다는 듯이 박재길(이광수 분)과의 웃기지도 않는 콩트에 열중하는 역할로 바뀌었고, 제비 짓을 해서 간간히 살

<지슬>

By  | 2013년 4월 14일 | 
요즈음 한국에서는 힐링이 대세라고 한다. 굳이 그러한 힐링현상에 딴지를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힐링 좋지. 하지만 예를 들어 <7번방의 선물> 같은 영화를 본 사람들이 힐링받는 것만으로 끝나도 될까? 세상엔 치유될 수 없는 아픔이 훨씬 더 많은데 말이다. 제주 4.3사건과 같은 상처들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지슬>은 영 땡기는 영화가 아니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흥행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없었다면 안 봤을 영화다. 이 바쁜 세상에 힐링은 못 받을 지언정, 굳이 돈과 시간을 투자해 그런 불편한 영화를 보러 갈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보고 나서 든 감상도 무섭고 끔찍한 영화라는 것이었다. 여주인공이 예쁜 것도 아니고, 통쾌하거나 유쾌한 장면도 없다. 이

영화 <화차>

By  | 2013년 9월 17일 | 
일본에서 방학을 맞아 집에 올 때면 서점에 들리곤 했다. 일본에서 유학한 8년 동안 한국 서점에서 눈에 띄는 가장 큰 변화는 일본 소설의 유행이다. 하루키, 바나나, 가오리는 물론이고,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일본 작가의 소설들까지도 번역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한류 드라마의 소설 판이 아니고서야 일본 서점에서 한국 소설은 찾아보기 힘든 현실을 알고 있기에, 이러한 일본 소설의 한국 점령은 반가운 한편으로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그러한 가운데,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변영주 감독의 『화차』(2012)가 개봉하여, 화제가 되었다. 한국 드라마, 영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이다.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원작을 어떻게 영화라는 또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는지 기대되